'계좌이동제' 임박...은행권 지각변동?

'계좌이동제' 임박...은행권 지각변동?

2015.05.23. 오전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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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거래 은행을 바꿀 때 계좌에 연결된 자동이체 때문에 일일이 전화를 걸었던 경험, 많이 하셨을 텐데요.

이런 불편함을 해소하는 계좌이동제가 오는 9월부터 단계적으로 도입됩니다.

그만큼 고객들의 이동이 자유로워짐에 따라 은행들은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유투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주거래 은행을 바꾸고 싶어도 쉽게 바꾸지 못하는 이유를 물었습니다.

[직장인]
"하나하나 다 전화를 해서 이체를 바꾼다면 여러모로 번거롭고 짜증도 나고 귀찮을 것 같아요."

[직장인]
"ARS로 해도, 어쨌든 다 방문을 하거나 전화로 해야 되는데, 시간은 시간대로 가니까..."

하지만 오는 9월부터 단계적으로 이런 불편이 사라집니다.

주거래 은행을 바꿀 경우, 한 번만 신청하면 기존 계좌에 딸려있는 자동이체 항목까지 한꺼번에 넘어가는 계좌이동제도가 도입되기 때문입니다.

거래 은행을 옮기는 게 편리해진 만큼, 고객들의 이동이 잦아질 가능성도 커졌습니다.

실제로, 앞서 계좌이동제가 도입된 영국에서는 의미있는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1년 반 사이 175만 건의 이동이 발생한 가운데 소극적으로 대응한 대형 은행들이 고전한 반면, 일부 중소형 은행들은 급성장세를 보였습니다.

[송치훈,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
"가장 번호이동을 활발하게 하는 나라라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실제로 계좌이동제가 국내에 도입됐을 때, 영국이나 호주보다 결코 적게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고객들의 이동을 예상하기 어려운 가운데 은행들은 일단 기존 주거래 고객을 지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단순히 거래 규모가 아닌 거래 횟수나 유지 기간을 고려해 적극적으로 주거래 고객 제도를 손질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예금과 대출 금리, 수수료 혜택을 얹은 맞춤형 상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습니다.

[은행권 관계자]
"큰 은행은 큰 은행대로, 고객이 이탈하는 변화의 계기가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부분이 있고요, 아무래도 작은 은행들은 빼앗길 여지가 적으니까..."

자동 이체가 걸려 있는 은행의 결제성 예금은 200조 원대.

그동안은 경쟁의 무풍지대였지만, 자동이체의 칸막이가 허물어지면서 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YTN 유투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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