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 CEO 연봉순위 이건희·이재용 왜 빠졌을까?

[생생경제] CEO 연봉순위 이건희·이재용 왜 빠졌을까?

2015.04.01. 오후 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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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경제] CEO 연봉순위 이건희·이재용 왜 빠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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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야기] CEO 연봉 순위 킹오브킹, 현대 정몽구회장! 이건희, 이재용 삼성家 왜 빠졌을까?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7:00)
■ 진행 : 김윤경 기자
■ 대답 : 곽정수 한겨레 선임기자

- 1위 정몽구 회장, 2위 김승현 회장, 3위 신성제 사장
- 퇴직금 제외한 연봉 1위 삼성전자 신정균 사장
- 연봉 상위 4명 중 2명이 삼성전자 CEO
- 재벌총수 상당수 미등기 임원이라 연봉 공개 안해
- 경영 전권 휘두르는 총수 일가, 법적 책임없는 미등기임원
- 조현아 전 부사장, 땅콩회황에도 불구 보수 60% 증가
- 등기이사 보수 산정 기준 및 지급방법 제대로 설명안돼


◇김윤경> 곽정수 기자의 기업 이야기고요. 한겨레 신문 경제부의 곽정수 선임기자 연결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곽정수 한겨레신문 경제부 선임기자(이하 곽정수)> 예, 안녕하세요.

◇김윤경> 네, 그제와 어제. 거의 어제에 몰렸는데, 상장사 등기임원 중에 5억원 이상을 받는 사람들. 5억원 이상의 고액연봉자들의 명단이 공개가 됐죠? 누가 1위였어요?

◆곽정수> 예. 그게 기준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는데요. 보수의 구성을 보면, 급여, 그리고 상여금, 퇴직금, 이렇게 세 가지로 크게 나뉘어요. 그래서 이제 세 가지를 모두 포함하게 되면 30대 그룹 기준으로, 정몽구 회장이 215억으로 1위고요, 김승현 한화 회장이 178억, 그리고 신성제 현대 하이스코 사장이 91억으로 1, 2, 3위인데. 이 퇴직금을 제외하면 삼성전자의 신정균 사장이 145억으로 1위예요. 그리고 정몽구 회장은 퇴직금을 제외하면 125억으로 2위고요. 그 다음에 3위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93억, 또 4위는 김승현 한화 회장이 91억인데. 이 퇴직금을 제외한 상위 4명 중에 2명이 삼성전자 CEO인 게 눈길을 끌죠.

◇김윤경> 그렇네요. 삼성전자 3명 아닌가요?

◆곽정수> 네, 그 밑에 또 있죠.

◇김윤경> 아 밑에 또 링크가 되어 있군요. 뭘로 봐야 하나요? 총보수로 보는 게 맞나요? 아니면 퇴직금 뺀...

◆곽정수> 꼭 어느 게 옳다기보다, 저는 통상적으로 퇴직금을 넣은 순위, 뺀 순위 이렇게 되면 복잡해지잖아요? 그래서 넣은 순위를 간단하게 봅니다.

◇김윤경> 그러면 신정균 대표이사네요. 145억.

◆곽정수> 신정균 대표가 그러면 1위가 아니죠. 정몽구 회장이죠.

◇김윤경> 그렇게 되네요. 그런데 정몽구 회장은 언급이 많이 됐는데, 정작 이건희 회장이나 이런 분들은 명단이 없나봐요?

◆곽정수> 그게 보수 공개 대상을 등기 임원으로 국한한 현행 공개 제도의 맹점인데요. 현행 제도 하에서 미등기 임원은 공개 대상이 아니예요. 그래서 아시다시피 상당수 재벌총수 일가들이 고액의 보수를 받지만, 미등기 임원이라는 이유로 공개되지 않고 있고요. 이건희 회장의 경우는 아예 본인이 보수를 받지 않는다고 하니까 예외라고 하더라도. 이건희 회장의 아들이죠? 후계자로 거론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같은 경우가 미등기 임원이라고 해서 보수가 공개되지 않는 대표적인 사례고요.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은 이 보수 공개 제도 도입 직전에 미리 등기 임원직을 사임했어요. 그래서 공개되지 않는 거죠.

◇김윤경> 그러면 이재용 부회장의 형제들이라고 얘기를 해야 하나, 남매들은 어떻게 됐나요?

◆곽정수> 3남매잖아요? 이재용 부회장의 바로 밑에 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공개를 하고요, 등기 임원이에요. 그리고 그 밑에 이서현 사장이 있는데, 그 쪽은 미등기 임원이라 또 공개를 안 합니다.

◇김윤경> 그렇군요. 이렇게 누구는 빠지고 누구는 들어오고, 이렇게 되면 원래 의도는 황제 경영을 좀 감시하자, 이런 데서 비롯된 걸로 알고 있는데. 의도가 좀 무색해지는 것 아닌가요?

◆곽정수> 사실 이 등기이사라는 게 뭐냐면, 이사회의 정식 멤버거든요. 회사에 대해서 법적으로 책임을 지는 자리예요. 이사회는 아시다시피 회사의 최고의사결정기구잖습니까? 그런데 현실적으로 보면 총수 일가가 사실상 전권을 쥐고 있는 최고 경영자인데, 법적인 책임을 지는 이사회,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의 멤버가 아니라는 셈이죠. 미등기 임원이라는 게.

◇김윤경> 그거 이상하네요.

◆곽정수> 이런 불일치가 우리 한국 현실에서 기업의 이사회가 제 역할을 못 하고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논란의 핵심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할 수 있고요. 이 회사의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 미등기 임원인 총수 일가가 실제로는 경영의 전권을 휘두르는 이런 경영 체제. 이게 한국 재벌의 어두운 면이죠. 선진국의 예를 보면, 이 보수 공개 제도의 실효성 제고를 위해서 우리하고는 좀 차이가 나요. 미국 같은 경우에 등기 임원 여부, 등기 임원이냐 미등기 임원이냐 구분에 상관 없이 가장 많이 받는, 고액 순위로 해서 5명을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하고 있어요.

◇김윤경> 합리적으로 보이는데요?

◆곽정수> 그러나 당사자인 기업은 반대하죠. 그런데 사실 우리나라같이 보수 책정의 투명성이나 객관성이 떨어지는 나라는 미국 예를 참고할 만 한 것 같아요.

◇김윤경> 네, 그렇군요. 전문 경영인들은 어쩔 수 없이 다 공개를 하는 거고. 지분 갖고 있고 계속해서 경영권 승계도 하는 분들은 공개 안 하는 분들도 많고.

◆곽정수> 그런 현실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김윤경> 예. 그런데 올해가 두 번째잖아요? 작년에 이어서요. 연봉이 공개가 됐는데. 이게 또 반기업 정서를 키운다라고 기업 재계에서는 많이들 얘기하거든요. 마녀사냥 식이다. 제가 말하는 것처럼 얘기를 하면 반대를 하는데, 어떻게 보시나요, 곽기자님은?

◆곽정수> 총수 일가 보수 공개를 꺼리는 것은 어떻게 보면 이해가 되는 부분이죠. 이를테면 개인도 자기 보수를 공개하라, 그러면 부담이 되는 거죠. 그런데 문제는 그게 일반 자영인이 아니라. 이 보수 공개의 취지는 회사에서 가장 많은 보수를 받는 사람들은 회사의 의사 결정자들이잖아요? 그 의사 결정자들의 수입. 이 사람들이 무엇을 목적으로 의사 결정을 하느냐는 것을 보자는 거예요. 쉽게 얘기하면. 예를 들어서, 회사 전체, 혹은 주주 전체를 위해서 의사 결정을 하는지. 아니면 회사의 실질적인 권한을 갖고 있는 소수의 총수 일가의 이익을 위해서 의사 결정을 하는지. 왜냐하면 회사의 보수 결정을 총수가 하다 보니까, 총수 일가 입장에서는 자기 말 잘 듣는 사람에게 높은 보수를 주려고 하지 않겠어요? 그런데 일반인들은 그보다는 회사 전체, 혹은 주주 전체의 이익을 위해서 의사 결정을 잘 하고 성과를 낸 사람에게 높은 보수를 주기 바라는 거죠. 그러니까 이게 보수가 많고 적음이 중요한 게 아니라, 보수를 어떤 기준에 의해서, 어떤 방법을 주느냐, 이게 훨씬 중요하다는 거예요. 그래서 그런 것들을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보이기 위해서 이 제도를 도입한 건데. 지난 해 SK 최태원 회장이 301억원의 보수를 받았다고 공개해서 논란이 됐잖아요.

◇김윤경> 감옥에 있는데. 그만큼 나와서.

◆곽정수> 2013년도 보수분이었는데, 그 당시 감옥에 있었기 때문에 정상적인 경영이 안 됐었죠. 그런데 300억이 넘는 고액의 보수를 받다보니까 사회적으로 큰 비판의 대상이 됐잖아요. 그런데 이 제도가 없었더라면 그 사실 자체를 몰랐겠죠. 그래서 이 제도가 거기에 특징이 있는 거예요. 그런 논란을 통해서 재벌 총수일가의 보수 책정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가 됐는데. 이런 비판에 대해서 부담이 된다고 제도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 옳은지, 아니면 잘못된 것을 바로 잡는 것이 옳은 것인지, 그것 한 번 우리가 생각해볼 부분이고요. 제가 하나의 예를 들고 싶은데, 이번에 어저께가 공시하는 마감일이었는데, 가장 늦게 공시한 회사 중 하나가 대한항공이었어요. 아시다시피 대한항공은 땅콩 회황 사건으로 청취자분들도 많이 아시잖아요. 그런데 당사자인 조현아 전 부사장, 지금은 그만 뒀으니까. 지난해 보수가 14억 7천이었어요. 이 중 퇴직금이 6억 7천이었는데, 그러면 순수한 보수가 8억이었다는 얘기잖아요? 그런데 2013년에는 조현아 전 부사장이 연봉이 5억이 안 된다고 해서 공개되지 않았어요. 그러면 그 때 당시에도 부사장이었으니까 하는 일은 똑같았거든요?

◇김윤경> 그러면 한 해 사이에 연봉이 엄청나게 오른 거군요?

◆곽정수> 그런 거예요. 지금 말씀드린 것처럼 최소한 5억이라고 보더라도, 비교하고 보면 60%가 늘어난 거예요.

◇김윤경> 9억이나 늘어난 거죠.

◆곽정수> 그렇죠. 그런데 아시다시피 작년에 특히 그 사건으로 기업이 상당히 이미지 실추도 했고, 아마 마지막 연말에는 제대로 일도 못하지 않았겠습니까? 그런데 보수가 대폭 뛴 거예요. 이 부분을 어떻게 설명할 거냐는 거죠.

◇김윤경> 그렇군요. 감옥에서 300억을 받았던 SK 최태원 회장만큼이나 문제가 있는 건데요.

◆곽정수> 그래서 최태원 회장 같은 경우에는 작년에, 300원 받은 것을 전부 사회에 기부했잖아요.

◇김윤경> 그렇죠. 그리고 등기 이사에서 물러났죠.

◆곽정수> 물러나고 또 2014년도에는 본인이 감옥에 있기도 하지만, 보수를 전혀 받지 않겠다고 선언을 했어요. 그리고 실제로도 받지를 않았어요. 이게 이 제도의 효과인 거예요. 그리고 제가 하나 기업 비밀 침해다, 흥미로운 것은 공개 대상이 아닌데도 자발적으로 공개하는 중소기업들이 있어요.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데, 대표적인 회사가 홈 네트워크 시스템 제조업체인 코콤이라는 곳이 있어요. 이 회사는 흔히들 말하는 중소기업인데. 찾아보시면 아시겠지만 거기 고성욱 대표가 1억 4천만원을 받았다고 어저께 공시를 했어요.

◇김윤경> 5억원 이상만 의무잖아요?

◆곽정수> 그런데 아니어도 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물어봤어요. 왜 공개를 했냐고 굳이. 남들은 기업 비밀이다, 반기업 정서다, 마녀사냥이다 반발을 하는데. 그랬더니 그 회사에서 얘기를 하는 게 회사의 경영 투명성을 제대로 평가받기 위한 목적이라는 거예요. 우리는 이렇게 자랑스럽게 한다는 거죠. 투자자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김윤경> 코콤 말고도 그렇게 하는 곳이 몇 군데 있나요?

◆곽정수> 몇 군데 있다고 하는데, 실제로 전화를 걸어서, 제가 또 한 군데 전화를 걸었는데 그 회사는 답변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더라구요. 그러니까 이게 왜냐하면 다른 쪽으로부터 역공격을 받을 수 있잖아요. 그래 너희들은 잘났다. 그런 부담이 있는 거예요.

◇김윤경> 괜히 다들 하기 싫은 일을 누군가가 해서, 어쩔 수 없이 내가 하게 만들면 눈총을 사게 만드는 일인거죠. 그런데 참 연봉 보면서, 어제 신정균 사장이랑 올라오는 것을 보면서, 이렇게 받으면서 일을 얼마나 하시길래 받는걸까. 물론 굉장한 일을 하시겠지만요. 참 많다라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곽정수> 신정균 사장의 경우에는 영업 이익이 20조, 30조씩 나는 회사니까 최고경영자들에 대해서 그런 성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했다면 주는 것 자체는 문제 없다고 봐요. 그런데 문제는 올해도 우리 감독 당국이, 보수의 금액보다 중요한 것이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보수 산정 기준 및 지급 방법이라고 했잖아요? 그동안 이 부분이 제대로 설명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이제 제도를 바꿔서 올해부터는 그 부분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하도록 개선이 됐는데, 이번에 공개된 것을 보니 역시 그 부분이 미흡한 거예요. 앞으로 그 부분은 계속. 어떤 사람들을 공개로 할 것이냐는 부분, 또 이런 지급 기준이나 방법을 어떻게 상세히 공개할 것이냐는 부분. 이 부분들이 제도의 과제인 것 같습니다.

◇김윤경> 보완이 된다면 어쨌든 최태원 회장의 경우로 보더라도, 분명히 순기능이 있는 거고요. 지금 곽기자님이 제시하신 조현아 부사장에 대한 문제도 제도 보완을 통해서 분명히 또 밝혀질 수 있는 부분이니까, 그렇게 된다면 저는 긍정적인 부분이 많지 않나 싶네요.

◆곽정수> 그렇게 봐도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김윤경> 그 정도 받으시면 공개돼도 뭐...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재밌게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곽정수> 네, 감사합니다.

◇김윤경> 한겨레 신문 경제부의 곽정수 선임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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