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에 탄소배출권까지...귀한 돼지똥

전기에 탄소배출권까지...귀한 돼지똥

2015.03.07. 오전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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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내에서 사육하는 돼지 마릿수는 천만 두가 넘는데, 악취는 물론 그 분뇨를 처리하는 비용이 엄청납니다.

친환경 기술이 발달한 유럽에는 돼지 분뇨를 활용해 퇴비와 전기, 그리고 난방열까지 생산하는 업체가 많은데, 국내에서도 농업회사법인 한 곳이 성공적으로 이 기술을 도입했습니다.

최근에는 국제기구로부터 '탄소배출권'까지 인정받았다고 합니다.

어떤 내용인지 송태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대형 탱크로리가 인근 돼지농장에서 수거해온 분뇨를 저장조에 담습니다.

음식 쓰레기 저장조도 별도로 설치돼 있습니다.

일주일 정도 걸리는 전처리 과정에서 잘게 부숴진 원료는 혼합조에서 산소 공급이 차단된 채로 약 한 달간 혐기성 발효를 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생산된 메탄가스는 발전기를 돌리는데 사용됩니다.

[인터뷰:이성민, 가축분뇨 자원화 업체 대표]
"저희가 생산하는 8천500 킬로와트의 전기는요. 일반 아파트 가구에서는 600 가구가 쓸수 있는 전기고요. 이 과정에서 폐열 같은 경우는 한 천 가구가 쓸 수 있는 폐열이 발생이 됩니다."

이렇게 처리되는 돼지 똥이 하루에 70톤, 만 3천여 마리 분량이고, 음식 쓰레기는 30톤, 정읍시 전체의 배출량과 맞먹습니다.

가축분뇨가 들어올 때부터 냄새를 철저히 차단하고 나갈 때는 이미 퇴비화가 완전히 진행돼 있기 때문에 이 일대에서는 악취를 거의 느낄 수 없습니다.

농식품부의 가축분뇨 에너지 시범사업 1호로 70억 원이 투자된 이 업체의 지난해 매출액은 21억 원입니다.

음식물 쓰레기와 가축분뇨 처리 수수료, 발전 수입의 비중이 가장 크지만 최근 새로운 수입원이 생겼습니다.

이 업체의 시스템이 국제기구인 유엔기후변화협약에서 청정개발체제 인증을 받아 앞으로 10년 동안 1억 2천만 원 어치의 탄소배출권을 받게 된 겁니다.

[인터뷰:주혜진, 농어촌공사 연구원]
"의무감축 기업들이 500개 정도 되는데요. 그 500개 기업들 중에서 배출량 감축을 다 하기 힘든 기업들은 이 배출권을 사게 되는 것이죠."

생산량이 넘치는 메탄가스를 정읍시 주택에 도시가스로 제공하고 폐열로 단지형 비닐하우스나 다목적 건조시설을 운영하면 수익은 더 늘어납니다.

가축분뇨 자원화 선진국인 독일에 이런 시설이 8천여 개나 들어서 있는 이유입니다.

혐오 대상이던 돼지똥이 귀한 자원으로 대접받을 날이 멀지 않았습니다.

YTN 송태엽[tayso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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