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고려화약, 13년 동안 '시장 나눠먹기'

한화·고려화약, 13년 동안 '시장 나눠먹기'

2015.01.29. 오후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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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내 산업용 화약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한화와 고려노벨화약이 13년 동안 담합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시장 점유율부터 가격까지 서로 짰고, 경쟁사가 나타나면 영업을 방해해 내쫓았습니다.

고한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거대한 냉동창고가 순식간에 무너집니다.

발파해체에는 산업용 화약 41kg이 사용됐습니다.

이처럼 발파해체와 터널공사, 광산채굴 등 산업 전반에 쓰이는 화약의 국내 시장 규모는 한해 2천 3백억 원에 이릅니다.

1952년 설립된 한화가 40년 동안 독점해 오다, 1993년부터는 한화와 고려노벨화약이 양분하고 있습니다.

이들 두 회사가 작성한 문건입니다.

품질과 가격 경쟁에 따라 수시로 변해야 하는 시장 점유율을 한화 72%, 고려 28%로 한다고 못 박았습니다.

이후 물량을 조절하면서 지금까지도 같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또, 담합이 시작된 1999년 이후 13년 동안 산업용 화약값이 네 번 올랐는데, 이것도 모두 두 회사가 미리 짠겁니다.

[인터뷰:신영호,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장]
"한화, 고려노벨화약은 서로 간의 가격경쟁을 회피하고,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가격인상과 점유율을 합의하고 신규 사업자의 시장진입을 막기로 하였습니다."

지난 2002년에는 세홍화약이 산업용 화약시장에 진출하자 저가 공세를 펴고 대리점에도 압력을 넣어 영업을 방해했고, 결국 세홍화약은 5년 뒤 시장에서 물러났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눈을 피하기 위해 담합 실무자들이 만날때는 다른 사람의 휴대전화를 사용했고, 관련 자료도 없앴습니다.

공정위는 한화에 516억 9천만 원, 고려노벨화약에 126억 9천만 원 과징금을 부과하고, 이들 두 회사를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YTN 고한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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