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0억 모뉴엘 사기대출을 막은 사나이"

"850억 모뉴엘 사기대출을 막은 사나이"

2015.01.27. 오후 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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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모뉴엘이라는 기업이 있습니다. 기억하실 겁니다. 로봇청소기로 급성장했고 빌게이츠가 주목하는 회사다라고 해서 신데렐라가 됐고 무려 대출을 3조원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이 신기술은 실체가 없는 것이었다라는 사실이 밝혀졌고 거액의 로비에다가 뇌물로 사기대출 받은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그러면서 경영진이 구속됐습니다. 은행 10개가 모뉴엘에서 떼었습니다. 총액이 3조원이니까 손실이 얼마나 크겠습니까?

그런데 유독 주거래 은행이었던 우리은행만은 850억원 빌려줬었던 것을 2년에 걸쳐서 빌려줬었는데 사전에 모두 회수를 했습니다. 한 1년 전쯤의 일입니다.

알고 보니까 이 모뉴엘 잘나가던 기업인데 의심을 품고 해외 인터넷 쇼핑몰까지 들어가서 모뉴엘 제품을 확인하면서 구매까지 시도해 보면서 철저하게 검증을 했었던 사람이 있었는데 계약직 직원이었습니다. 그 공로를 뒤늦게 인정받아서 이번에 정규직으로 전환된다고 합니다.

강윤흠 차장인데요. 저희가 전화로 연결했습니다. 차장님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십니까.

[앵커]
목소리가 아주 부드러우시네요. 산업분석팀 소속이라고 제가 들었는데요. 업종별로 산업전망 트렌드 분석 해서 기업에 돈 빌려준 곳에 가능성을 평가하는 곳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모뉴엘이라는 데가 워낙 잘나가던 기업이지 않습니까? 매출도 늘고 있다고 하고 이자도 꼬박꼬박 잘 냈다고 하는데 왜 그런데 의심을 품으시게 된 건가요?

[인터뷰]
일단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의 경우에는 어딘가 뭔가 흔적이 남게 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상도 많이 받고 빌게이츠가 칭찬도 하고 언론에 기사가 많이 나왔지만 일단 제 근처에서 모뉴엘 제품을 샀다, 모뉴엘 제품이 좋다고 얘기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소비자 입장에서 살 수 있는 가전제품이라면 당연히 저도 한 번 사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이제 미국에서 주로 판매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미국에 관련된 홈쇼핑 사이트라든지 인터넷 이런 것들을 찾아 보니까 모뉴엘의 제품을 찾기가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앵커]
홈시어터PC라는 그 상품이 원래 히트상품이라고 했었던 거죠?

[인터뷰]
그렇습니다.

[앵커]
그런데 그걸 찾아보니까 없었군요?

[인터뷰]
홈시어터PC는 일반 PH보다 더 고급의 미디어를 오디오를 대체할 수 있는 좋은 PC를 얘기하는 건데요. 시장이 최근에 많이 성장하고 있다고는 했지만 매출을 무려 2000억이나 올렸다고 알려진 모뉴엘이었거든요. 그렇다고 하면 2000억씩이나 파는 제품을 소비자가 살 수 없다고 본다면 사실 의심이 드는 게 정상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앵커]
카탈로그조차 없었다면서요, 아무리 찾아봐도요?

[인터뷰]
네, 그렇습니다.

[앵커]
그런데 차장님, 그렇게 어떤 기업에 대해서 그걸 알아볼 때 직접 구글, 이베이 이런 데까지 뒤져서 상품도 찾아보고 그러는 게 일반적인 것입니까? 차장님이 좀 유별나셔서 그런 섭니까?

[인터뷰]
모뉴엘의 경우에는 팔고 있는 제품 자체가 일반인들한테 좀 생소한 제품이었습니다. 홈시어터PC나 로봇 청소기도 특이한 형태였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당연히 어떤 제품인지 궁금했고요.

어떤 제품을 팔아서 많은 이익을 내고 있다고 했는데, 과연 소비자 입장에서도 그 가격이 이해가 되는 가격인지, 예를 들어서 100만원이 넘는 PC을 사는 게 이해가 되는 지를 알아보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경우는 워낙 회사가 빨리 성장하고 1년에 2배씩 성장을 한다고 보고가 된 회사였기 때문에 사실 그 제품이 물론 언론기사는 많이 났지만 실제로 주위에서 볼 수 있었어야 된다고 생각이 들었거든요.

[앵커]
그런데 차장님, 그게 참 부담이 되셨을 것 같은데요. 저희 기자들도 기사를 쓸 때 기사를 쓰는 대상이 사회적인 평판도 워낙 좋고 그럴 경우에는 아주 치밀하게 증거도 수집하고 그래야지 기사를 쓸 수가 있지. 그렇지 않으면 사실 부담이 되거든요. 그런데 이 경우는 워낙 사회적으로 유명한 기업이고 잘나가는 기업이고, 그리고 영업부서에서는 무슨 소리냐라면서 펄쩍 뛰었었다면서요, 실제로?

[인터뷰]
모뉴엘의 판매 구조를 보면 제3국을 통한 판매 구조였거든요. 예를 들어서 홍콩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해 놓고 페이퍼컴퍼니를 통해서 수출하는 형태였기 때문에 모뉴엘이 가지고 있는 수출신용대금은 모두 홍콩에서 받은 것이었습니다.

최종 소비자나 최종 고객한테 판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걸 가지고서 판단하기에는 굉장히 어려웠거든요. 그런데 기존 구조에서는 그런 신용만으로도 거래가 되었었기 때문에 제가 보기에는 이것만으로는 좀 부족하고 최종 고객한테 근거자료를 받아야 된다고 저는 생각을 했는데 회사측에 요청을 드렸을 때 근거자료를 제출하지 못했던 게 아마 가장 컸던 것 같습니다.

[앵커]
그래서 어쨌건 850억원을 전부 다 회수를 하셨는데, 어려운 결정이었을 텐데. 그 뒤로 모뉴엘에 문제가 불거지기까지 1년 정도가 걸렸지 않습니까?

[인터뷰]
그렇습니다.

[앵커]
그 1년 동안 가시방석이었겠는데요?

[인터뷰]
네, CS라고 미국에서 가장 큰 인터넷 IT 회사들의 박람회가 있는데요. 대상도 받고 상도 모뉴엘이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 이거 혹시 잘못된 게 아닌가. 내가 잘못 판단한 게 아닌가라고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 후에 이걸 대출을 회수해야 된다고 생각했을 때는 나름의 확신이 있었지만 그렇지만 이 회사가 계속 성장을 한다고 생각을 했기 때문에 마음한편으로 불안한 마음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앵커]
차장님, 지금 나이가 42살이라고 들었고요. 그래서 이번에 공로를 인정받아서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회사가 약속을 했다고 하는데, 우리은행이요. 가족들은 뭐라고 하십니까?

[인터뷰]
사실 1년마다 계약하는 계약직이었기 때문에 항상 계약 때되면 좀 불안해하고 아무래도 제가 하는 일은 아무래도 소신이 제일 중요하거든요. 소신껏 일하고 양심에 맞춰서 일하고 이런 자존심이 굉장히 중요한데. 일단 단기적으로 평가를 받게 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성과에 쫓길 수도 있거든요.

그러다 보면 좀 초조해질 수 있는 부분도 있는데 지금 전문성을 살려서 좀더 긴 호흡으로 소신껏 일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서 기쁩니다.

[앵커]
가족들도 좋아하시고요?

[인터뷰]
네.

[앵커]
행장님이 850억원 벌어줬는데 손이라도 잡아주시던가요?

[인터뷰]
행장님께 오늘도 인사드렸고요. 제 처우도 개선시켜주시고 포상금도 받았어요.

[앵커]
알겠습니다. 강윤흠 차장님, 전화연결 감사합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앵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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