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과 한화 김승연의 승부수 통할까?

삼성 이재용과 한화 김승연의 승부수 통할까?

2014.11.26. 오후 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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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삼성과 한화, 갑자기 무슨일이지 의아해하시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어떤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삼성과 한화가 빅딜을 한 것일까요?

누가 주도한 것일까요?

먼저 삼성 입장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6개월 넘게 장기 입원해 있는 가운데 이재용 부회장이 그룹의 미래구조 개편을 위해 뚜렷한 역할을 했다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최고경영자의 결심 없이는 불가능하겠죠.

방위사업과 화학 모두 1위가 아니면 버틸수 없다고 판단, 과감히 정리한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지분을 인수한 것이 주목됩니다.

삼성의 주축인 삼성 전자와 함께 금융산업을 놓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이번 빅딜 매각대금으로 전자와 금융, 정보기술 IT에 집중할 가능성이 큽니다.

핵심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겁니다.

한화 입장에서 보겠습니다.

삼성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삼성테크윈 매각건은 한화 그룹이 먼저 제안하면서 협상이 시작됐다는 겁니다.

빅딜은 지난 8월 시작됐다는 후문입니다.

방위산업체인 한화와 삼성테크윈간 인수협상으로 시작된 게 석달만에 삼성종합화학까지 인수하기로 확대됐습니다.

금융 중심의 순익 구조에서 경쟁력있는 석유화학업종을 미래수익 창출원으로 삼겠다는 겁니다.

이번 빅딜의 주역은 김승연회장이라는 설이 많습니다.

지난 2002년 대한생명과 신동아화재를 인수, 금융그룹으로 탈바꿈한 한화 김승연회장이 다시한번 제3의 승부수를 띄웠다는 겁니다.

삼성테크윈 인수로 방위사업 매출도 1조에서 2조 6천억원 규모로 증가해 업계 1위로 올라섭니다.

대기업 빅딜은 김대중 정부시절, 정부 주도의 빅딜 이후 17년 만입니다. 먼저 반도체 빅딜입니다.

당시 화면부터 보겠습니다.

이번 빅딜이 깜짝 빅딜이라면 당시 빅딜은 정부주도의 강제 빅딜에 가까웠습니다.

기업의 운명도 크게 엇갈렸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재벌총수들을 청와대로 불러 빅딜을 독려했으나 기업들의 저항은 거셌습니다.

하지만 정부차원의 구조조정 압박에 결국 기업들은 손을 들고 맙니다.

먼저 현대그룹과 LG 그룹이 전격적으로 반도체 빅딜에 합의합니다.현대 전자가 LG 반도체 주식을 2조 5천 6백 억원에 인수하는데 합의한겁니다.

[정찬배 반도체 빅딜 최종타결. 1999년 4월 22일]

[인터뷰:김영환, 현대전자 사장 (1999년)]
"1조 5천 6백억원은 양자가 합의하는 미래 시점에 지급하며 나머지 1조원은 2000년 6월부터 매 반기별로 5회에 걸쳐 분할 지급하게 되었습니다."

[인터뷰:강유식, LG 구조조정본부장 (1999년)]
"주력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위해서 재무구조를 개선하는데도 상당한 부분에 투입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LG전자는 이후 반도체를 현대전자에 넘긴 이후 휴대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에 밀리기 시작했고 반도체가 들어가는 TV와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그 격차는 더 크게 벌어졌습니다.

2003년 LG전자의 시가총액은 8조원에서 올해 11조원으로 10년 동안 3조원 증가에 그쳤지만 삼성전자는 68조원에서 200조원으로 세배 넘게 증가했습니다.

삼성자동차와 대우전자의 빅딜도 명암이 엇갈렸습니다.

결국 두회사의 빅딜은 무산됐지만, 그룹의 운명이 바뀌었습니다.

삼성은 이건희 회장의 숙원사업, 삼성자동차를 포기했고, 대우전자는 대우그룹 부도로 법정관리를 거쳐, 무너진 대우그룹과 운명을 함께했습니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회장은 최근 자서전을 통해 그룹해체 15년 만에 대우자동차가 GM의 투자를 받아 유동성문제를 해결하려 했지만 당시 정부 관료들 때문에 투자유치협상이 깨졌고, 대우전자를 삼성으로 넘기는 빅딜도 관료들이 막았다는 주장을 펴기도했습니다.

1998년 빅딜이후 17년 만에 다시 시작된 대기업간 빅딜, 이번에는 기업간 자율적인 구조조정인 만큼 그 성과가 주목되는데요.

삼성 이재용 부회장과 한화 김승연 회장의 승부수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그리고 10년 뒤 과연 누구의 승부수가 더 옳았는지, 그 성적표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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