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조 신화 모뉴엘, 수출 부풀리기 의혹

매출 1조 신화 모뉴엘, 수출 부풀리기 의혹

2014.10.24. 오전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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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빌 게이츠가 주목한 기업', '설립 10년 만에 매출 1조',

강소 가전기업으로 주목받은 모뉴엘이 돌연 법정관리를 신청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수출 실적을 부풀려 금융권 대출을 받고, 원리금을 탕감받기 위해 전략적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이승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가전업체 모뉴엘은 설립 9년 만인 지난해 매출 1조 원을 돌파했습니다.

각종 국제 가전 전시회에 부스를 차리고 수출 강소기업으로 주목 받았습니다.

그런데 모뉴엘은 최근 은행에 갚아야 할 수출환어음을 결제하지 못했다며 법정관리를 신청했습니다.

[인터뷰:모뉴엘 경비 직원]
"공식적으로 말씀해 주실 분이 없어요. 지금."

지난해 영업이익 천50억 원인 회사가 갑자기 법정관리를 신청하자 납품업체들은 경영권을 유지하며 원리금을 탕감받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며 분노합니다.

[인터뷰:모뉴엘 납품업체]
"어느 시기부터 결제를 안해주는 거예요. 전체를 다. 법인카드로 결제를 해줄 때가 있어요. 그런데 법인카드 한도를 줄여놨더라고요."

재무 상황을 보면 이상한 점이 많습니다.

지난 6년간 모뉴엘의 누적 영업이익은 2천8백억 원대, 그런데 영업활동으로 실제 들어온 돈은 4백억 원에 불과합니다.

은행에서 빌린 돈은 6천7백억 원에 이르고, 지난해 1조 원 넘는 외상 매출채권을 은행에 주고 돈을 받았다고 공시돼 있습니다.

관세청은 수출 실적이 조작됐다고 보고 조사에 나섰고, 금융당국도 회계 조작이 아닌지 확인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인터뷰:전직 모유엘 직원]
"미국이나 홍콩에다 지사를 두고 그 쪽을 통해서 서류상의 매출만 일으켰던 것도 사실이고요."

모뉴엘이 지난 2011년 인수한 코스닥 상장사 잘만테크 주가는 연일 폭락해 일반 투자자 피해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외형만 보고 무역보험공사는 3천억 원대 보증을 서줬고 수출입은행은 중견 수출기업 지원 사업인 '히든 챔피언'으로 선정해 저리 대출과 컨설팅을 해줬습니다.

YTN 이승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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