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장 풀린 재건축...기대·우려 교차

빗장 풀린 재건축...기대·우려 교차

2014.09.02. 오후 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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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재건축 규제 완화를 핵심으로 한 9·1 부동산 대책은, 주택 공급 정책이 신도시 개발에서 도심 재정비로 방향을 돌렸다는 데 의미가 큽니다.

재건축이 활성화 될 것으로 보이는 일부 지역에서는 벌써부터 기대감이 나타나고 있는 반면, 서민 주거 안정과는 거리가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고한석 기자!

어제 나온 부동산 대책, 핵심은 재건축을 쉽고 빠르게 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었다는 거죠?

[기자]

9·1 부동산 대책의 핵심은 재건축 규제 완화입니다.

재건축이 가능한 연한을 10년 단축했고, 안전에 문제가 없어도 낡아서 살기 불편하면 재건축이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반면, 지난 30여 년 동안 우리나라의 주요 주택 공급 정책이었던 신도시 개발은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일산이나 분당 같은 도시를 더 이상 만들지 않겠다는 겁니다.

인구는 줄고, 노령화도 심해져서 더 이상 대규모 주택 수요가 없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주택 공급 정책의 패러다임이 신도시 개발에서 도심 재정비로 전환된 셈입니다.

아파트 분양 받는 청약제도도 대폭 바뀌었습니다.

청약제도는 집 없는 서민들이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무주택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만들어졌는데, 이것을 손질해서 무주택자 혜택은 줄이고 집 있는 유주택자들이 받았던 불이익을 없앴습니다.

아파트 분양 시장에 돈 있는 유주택자들을 끌어들여서 부동산 경기를 띄우겠다는 계산입니다.

[앵커]

부동산 시장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당장 부동산 시장에 반응이 나타나는 건 아닙니다.

다만, 서울 목동과 상계동, 강남 등 재건축 연한이 단축된 지역에서는 기대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입지와 학군이 좋아서 아파트 헐고 건물을 새로 올리면 수익이 클 것으로 기대되는 지역입니다.

규제를 푼다해도, 재건축 여부를 결정하는 건 결국 사업성이기 때문에, 강남 같은 이른바 노른자 지역들이 혜택을 입을 수 밖에 없습니다.

청약제도 변화의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당장, 당첨 확율이 높은 1순위 청약자가 수도권에서만 220만 명 늘어납니다.

그만큼 아파트 분양 경쟁이 치열해 질 수 밖에 없습니다.

[앵커]

부동산 경기가 살아날까요?

전문가들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정부는 재건축 규제 완화로 강남에서 부동산이 달아 오르면 그 열기가 다른 지역으로도 퍼질 거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강남발 낙수효과, 물결 효과를 기대하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사업성 높은 강남 같은 지역에서 집값이 오르고 거래가 늘어날 거라는데는 대부분 동의합니다.

그러나, 정부 의도대로 그 여파가 다른 지역으로 퍼질지는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부동산 활황기 때나 가능한 일이지, 가구 수보다 집이 더 많아진 지금은 강남만 뜨는 양극화만 부추길 거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아파트 분양 시장은 활기를 띌 것으로 보입니다.

전셋값이 집값에 맞먹어서 차라리 집 사자는 수요가 분양 시장에 몰리고 있는데다, 금리가 싸서 대출 부담도 적습니다.

여기에다 그동안 유주택자들이 받았던 불이익도 없어졌기 때문에, 집 교체 수요나 투자 수요가 몰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서울 강남만 혜택을 입고 서민 주거 안정은 더 멀어질 거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고요?

[기자]

우선 사업성 높은 지역에서 재건축이 남발 될 거라는 우려가 큽니다.

재건축이 활성화되면 단기적으로는 집값을 띄울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부동산 시장을 교란하는 요인이 될 거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투기와 지역별 양극화만 부추겨서 서민 주거 안정과는 더 멀어진다는 겁니다.

특히, 우리나라 주택 시장은 대부분 빚 내서 집을 사는 구조이기 때문에 집값이 오르면 가계 부채도 늘어나게 됩니다.

부동산을 띄우면 당장은 내수 경기가 살아나는 것 같지만 가계 빚은 늘고 실질 소득은 그만큼 줄어서 우리 경제의 속병이 더 깊어질거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경제부에서 YTN 고한석[hsgo@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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