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징계 엄포만 석 달째...고민 깊은 KB금융

중징계 엄포만 석 달째...고민 깊은 KB금융

2014.08.21. 오전 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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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회장과 은행장이 모두 금융당국의 중징계를 앞두고 있는 국내 최대 금융그룹 KB금융의 고민이 갈수록 깊어가고 있습니다.

중징계를 내리겠다며 큰소리 쳤던 금융감독원이 석 달 가까이 결정을 주저하면서 사실상 경영 공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애꿎은 고객들까지 피해를 입을 까 걱정입니다.

김선중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서울 여의도 KB 국민은행 본점 로비에 천막이 등장했습니다.

국민은행 노조가 보름 가까이 임영록 KB지주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의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는 겁니다.

노조는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통보받은 임 회장과 이 행장이 자진사퇴해야한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성낙조, 금융산업노조 KB지부위원장]
"KB금융그룹과 우리나라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서 두 사람이 자진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금융감독원은 이미 지난 6월에 KB 금융 수뇌부에게 중징계를 통보했습니다.

전산시스템을 바꾸면서 집안 싸움을 벌인데다 국민은행 도쿄 지점의 부당 대출, 또 국민카드의 개인정보 유출에도 책임이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금융감독원은 당장 중징계를 내리겠다며 다섯 차례나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었지만 어찌된 일인 지 석달이 되가도록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는 사이 금융권 안팎에서는 누가 누구를 밀고 있다는 뜬소문만 무성한 상태입니다.

수뇌부가 금융당국에 불려다니면서 국내 최대 금융그룹인 KB금융의 경영 공백도 심각합니다.

임기가 끝난 계열사 대표들의 후임 선정도 못하고 있는데다 임직원 인사도 미뤄놓은 상태입니다.

[인터뷰: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
"금융당국의 영이 제대로 서지 않는 것이고 관치나 외압에 취약한 금융 감독 구조를 가지고 있는 걸 드러낸 거죠."

금융감독원은 오늘 KB 금융 수뇌부에 대한 추가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기로 했습니다.

과연 금융감독원이 이번에는 결론을 내릴 수 있을 지 금융권 안팎의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YTN 김선중[kimsj@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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