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고인데 보험료 50% 인상...외면받는 택시 운전자

무사고인데 보험료 50% 인상...외면받는 택시 운전자

2012.12.10. 오전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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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한 건이라도 계약을 더 유치하려는 게 보험사의 생리인데요, 택시 자동차 보험만은 거꾸로입니다.

1위 보험사는 고객을 줄이려고 보험료를 대폭 인상했고, 다른 보험사들도 신규 가입자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어찌된 일인지 신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개인택시 영업 5년째인 김도영 씨는 내년 보험료가 53% 뛰었습니다.

사고 난 적도 없는데 올해 90만 원이던 보험료가 내년에는 140만 원으로 올랐습니다.

내려갈 줄 알았던 보험료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올라서 다른 보험사를 알아봤지만 계약을 거절당했습니다.

[녹취:김도영, 개인택시 운전자]
"안 받아줘요 저는. 가입 자체가 안된답니다. 삼성, LIG 주변에서 가입한 사람들한테 듣고 (보험사에) 얘기하니까 안 받아준다고."

점유율 47%로 개인택시 보험업계 1위인 현대해상은 올해 보험료를 평균 34.7%나 올렸습니다.

개인택시 보험 손해율이 적정 수준보다 20% 포인트 이상 높아서 가입자가 많을수록 손해가 커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보험료를 크게 올려 시장 점유율을 한꺼번에 줄이는 것이 경영에 유리하다고 판단한 겁니다.

[녹취:노무열, 현대해상 상품기획팀장]
"손해율이 높기 때문에 적정 보험료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에서 손해율을 관리하기 위한 측면에서 보험료를 인상한 것이고요."

다른 보험사들의 생각도 비슷했습니다.

재작년까지 택시 보험 1위였던 삼성화재는 점유율을 46%에서 29%로 줄여서 손해율을 크게 개선했습니다.

[녹취:보험대리점 설계사]
"보험회사에서 개인택시를 잘 안 받으려고 해요. 자기 회사에 계속 들었던 사람은 인수를 해주는데 다른 회사에 갔다가 들어오는 것은 안 받아줘요."

그렇지만 자동차 검사를 받지 않았거나 운행이 금지됐거나 차량 운행에 중요한 위험요인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보험 가입을 거부하는 것은 법률 위반입니다.

[녹취:양진태, 금융감독원 보험감독국 수석조사역]
"자동차보험 가운데 의무보험은 법률에서 인정하는 인수 거절 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면 보험사들이 인수해야 할 의무가 있고요."

민간 보험에 가입한 개인택시 운전자는 만 8천 명이 넘습니다.

이익만 쫓는 보험사들의 영업 전략 때문에 사고를 낸 적 없는 성실한 택시 운전자마저도 보험 시장에서 철저히 외면받고 있습니다.

YTN 신호[sino@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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