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공식 초청장 오면 방북 가능"...사실상 수락

프란치스코 교황 "공식 초청장 오면 방북 가능"...사실상 수락

2018.10.18. 오후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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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정병진 앵커, 차현주 앵커
■ 출연 : 임성호 기자

[앵커]
프란치스코 교황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북 초청에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앵커]
교황청을 공식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공식 초청장이 오면 갈 수 있다" 말했다고 하는데요. 교황의 방북이 성사될 경우한반도 비핵화 국면에서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청와대 취재를 담당하는 임성호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누어 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앵커]
어서 오세요.

프란치스코 교황이 일단 북한에 가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힌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 시각으로 오늘 저녁 7시쯤에 바티칸 현지에서 문 대통령과 프란치스코 교황의 만남이 있었습니다. 저녁 7시쯤부터 약 38분 동안 단독 면담을 통해서 이 같은 얘기가 나온 건데요. 먼저 문 대통령과 프란치스코 교황이 처음 만났던 장면부터 같이 보시겠습니다.

[기자]
이 대화 뒤에 비공개 면담이 이어졌는데 비공개 면담에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평양을 방문했을 때 김 위원장에게 교황을 직접 뵙는 것이 어떻겠느냐라고 제안을 했고 이 자리에서 교황이 한반도 평화와 번영에 관심이 많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이 이 자리에서 교황님이 평양을 방문하면 열렬히 환영하겠다 이렇게 답을 했다고 교황에게 전달했고요.

또 김 위원장이 그동안 교황이 평창올림픽과 또 남북정상회담 또 북미정상회담 때마다 남북의 평화를 축원해준 데 대해서 깊이 감사하고 있다라는 이야기를 교황에게 전달했습니다. 그러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히려 자신이 더 깊이 감사하다고 이야기했다고 하고요. 이어 프란치스코 교황이 문 대통령이 대신 전한 이 초청 의사만으로도 충분하지만 그래도 북한에서 공식 초청장을 보내주면 좋겠다, 또 북한에서 공식 초청장이 오면 자신이 무조건 응답을 할 것이고 북한에 갈 수 있다라고 확실하게 얘기를 했습니다.

또한 교황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추진 중인 한국 정부의 노력을 강력히 지지하니 멈추지 말고 두려워하지 말고 나아가라고도 얘기했다고 합니다. 이밖에도 문 대통령은 지난 2014년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을 했었는데 이때 세월호 유가족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또 꽃동네 주민 등 우리 사회의 약자들에게 희망과 위로를 줬던 것에 대해서 감사를 표했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당시에 미사를 직접 집전할 때 앞자리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앉아 있었던 게 기억이 난다라고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앵커]
교황이 전 세계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상당하지 않습니까? 교황의 사실상 이번 방북 수락이 어떤 영향력을 미칠지, 어떤 파급력을 가질지 궁금한데요.

[기자]
말씀하신 대로 교황이 사실 세속 국가, 어떤 대통령이나 이런 사람들처럼 정치적 권력이 확실하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전 세계에 걸쳐서 신도들이 13억 명이 전 세계 6개 대륙에 다 널리 분포가 되어 있지 않습니까? 말씀하신 대로 교황의 방북이 실제로 또 사상 처음으로 이뤄진다면 현재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추진하고 있는 정상국가화로써의 어떤 움직임에 더욱 강한 힘이 실릴 거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방북을 통해서 북미 사이에서 오가고 있는 비핵화협상은 사실 실무적이고도 복잡하기 때문에 여기에 대해서 교황청이 실제적인 중재를 하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어떠한 비핵화 협상이 자체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동력이라든지 또 한반도에 방북함으로써 전 세계 신도들 또 전 세계 여론의 지지층의 어떤 관심을 한반도로 끌어모을 수 있다는 점에서 비핵화협상이라든지 앞으로 추구하고 있는 한반도 평화 구축 과정에 굉장한 힘이 될 거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북한의 교황 초청은 사실 이전에도 있었는데요. 시도가 있었습니다. 김일성 주석 때도 방북 초청을 한 번 하려고 했지만 무산됐다고...

[앵커]
김대중 전 대통령 때였죠?

[기자]
그렇습니다. 방북을 한번 초청하려고 했었지만 무산된 적이 있었다고 알려져 있고 이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실 분쟁 지역의 대화를 중재하고 또 화해를 주선하는 데 그동안 꾸준히 역할을 해왔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꼽자면 2015년에 북한과 미국의 국교 정상화를 물밑에서 중재했던 것을 예로 들 수 있는데요. 쿠바와 미국입니다. 2015년까지 54년 동안 단교되어 있었습니다. 미국과 소련, 쿠바 미사일 위기부터 CIA의 쿠바 침공 등에 이르기까지 굉장히 사이가 좋지 않은 일들이 많았었는데 여기에 대해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취임하면서 쿠바와 미국의 관계를 정상화해라. 그리고 상호 수감하고 있는 수감자들을 석방해라 하면서 관계 개선을 촉구했습니다. 그러면서 물밑에서 대화를 중재한 끝에 국교 정상화를 이루어냈고 이것이 바로 화해의 모범이다라고 강조를 하면서 미국과 쿠바를 차례로 순방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 같은 경험이 또 이번 앞으로 가시화될 교황의 방북을 통해서 또 남북미 사이의 대화나 아니면 비핵화 협상을 중재로 이어지게 될지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교황이라는 종교적인 상징성이 또 북한이라는 곳에 들어갔을 때에 주민들한테 미칠 파급력이 있기 때문에 상당히 주목되는 지점이고 일단 교황과 북한 사이에 다리를 놓아줬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이후의 일정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문 대통령은 아까 교황과의 예방이 끝난 다음에 바로 교황청의 국무총리격이라고 할 수 있는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과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사실상의 정상회담인데 이 회담이 교황의 예방이 끝난 다음에 또 교황이 사실상 방북을 수락한 이후에 열린 회담이라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회담 시간이 그렇게 길지 않았지만 정상회담격이라는 이 회담의 성격상 앞으로 교황의 방북이 실제로 성사가 되려면 어떠한 실무적 준비가 필요할지에 대해서 간단하게라도 의견을 나누었을 것으로 보이고요.

이것으로 오늘 이탈리아와 바티칸 방문 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시각으로 오늘 밤에 출국해서 내일 새벽에 벨기에 브뤼셀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내일 오후에 아시아유럽정상회의, 아셈회의가 열리게 되는데요. 거기에 참석할 예정이고 여기에서 앞서 프랑스와 이탈리아 정상과의 회담에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지지 또 비핵화 촉진을 위해서는 대북 제재 완화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던 것처럼 이번에는 유럽 정상들 또 아시아 정상들이 두루 모인 이 회의에서 다시 한 번 이 같은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청와대 담당하는 임성호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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