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요양보호사, '피부 전염' 옴에 무방비 노출

단독 요양보호사, '피부 전염' 옴에 무방비 노출

2018.10.18. 오전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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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장기 요양시설에서 노인들을 돌보는 요양보호사 가운데 해마다 수천 명이 피부 전염병인 옴 증상으로 진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관계 당국은 정확한 감염경로는 물론,확진 판정을 받은 보호사가 얼마나 되고, 제대로 치료는 받았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철희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진드기가 피부에 달라붙어 생기는 옴은 극심한 가려움이 특징입니다.

전염성도 무척 강합니다.

면역력이 떨어진 노인들이 특히 취약합니다.

이러다 보니 시설에서 노인들과 함께 지내는 요양보호사들도 종종 옴 증세를 호소합니다.

[신정원 / 분당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 : 중풍 같은 중증 질환을 앓으시는 분들은 긁을 수도 없잖아요, 가렵다고 표현도 못 해서 옴인지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도 꽤 될 것 같고요. 그런 경우에 요양보호사에게 옮길 수 있는 거잖아요. 그 요양보호사가 다른 노인 환자에게 옮길 수도 있고요.]

실제 시설에서 일하는 요양보호사 가운데 매년 3천여 명이 옴 증상으로 진료를 받았습니다.

지난 2015년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올해 상반기에만 벌써 천 이백여 명이 병원을 찾았습니다.

옴 증세로 의사를 만나는 국민은 백 명당 0.08명에 불과한데 요양 보호사는 백 명당 네 명이나 됩니다.

상황이 이렇게 된 건 관계 당국의 허술한 관리와 무관심 때문이란 지적이 높습니다.

보건당국은 옴 증세로 진료를 받는 요양보호사들 가운데 확진자가 얼마나 되고, 어디서 누구를 통해 감염되는지조차 모르고 있습니다.

여기에 요양시설에 있는 노인들은 옴에 걸리면 보건소에 즉시 알려야 하지만, 요양보호사는 아무 규정이 없습니다.

정부는 뒤늦게 규정 마련에 착수했지만, 뒷북 대응이란 지적이 나옵니다.

[김순례 / 자유한국당 의원 : 현재 정부의 대책은 감염병 환자에게만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감염병의 특성상 환자와 종사자 모두에 대한 대책이 시급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옴뿐만 아니라 건강한 몸으로 노인들을 돌보고 살펴야 하는 요양보호사들이 다른 질병에 노출될 가능성은 더 없는 것인지, 보건당국의 촘촘한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YTN 우철희[woo7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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