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오늘습관, ‘사과분말 발견했다’에 ‘포도분말 넣지 않았다’ 답변한 꼴”

전문가 “오늘습관, ‘사과분말 발견했다’에 ‘포도분말 넣지 않았다’ 답변한 꼴”

2018.10.17. 오후 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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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오늘습관, ‘사과분말 발견했다’에 ‘포도분말 넣지 않았다’ 답변한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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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오늘습관, ‘사과분말 발견했다’에 ‘포도분말 넣지 않았다’ 답변한 꼴”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8년 10월 17일 (수요일)
■ 대담 : 이덕환 서강대 과학커뮤니케이션 교수

◇ 이동형 앵커(이하 이동형)> 친환경 유기농 생리대를 내세운 브랜드 ‘오늘습관’ 제품에서 기준치 이상의 발암물질인 라돈이 검출됐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업체 측은 법적 대응하겠다, 예고한 상황인데요. 라돈이 어떤 물질이고, 왜 생리대에서 라돈이 검출됐는지 전문가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덕환 서강대 과학커뮤니케이션 교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이덕환 서강대 과학커뮤니케이션 교수(이하 이덕환)> 네, 안녕하세요.

◇ 이동형> 생리대에서 라돈 물질이 나왔다는 보도, 교수님도 보셨을 텐데요. 어떻게 보셨습니까?

◆ 이덕환> 아직은 확정이 된 것은 아니고요. 의혹이 제기되었는데, 이게 5개월 전에 라돈 침대 사건이 있죠? 그때하고 상황이 상당히 비슷합니다. 그러니까 소비자가 생리대를 우연히 쓰다가 여기서 라돈이 나온다는 것을 발견해서 언론 기관에 제보해서 논란이 시작된 거죠. 이게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는데, 그럴 가능성이 그렇게 커 보이지는 않습니다.

◇ 이동형> 일단 라돈이라는 게 우리가 알고 있기로는 무색무취의 물질이고, 이게 많이 접촉하게 되면 폐암을 불러일으키고, 이런 거잖습니까? 라돈이 뭔지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해주십시오.

◆ 이덕환> 라돈은 화학적으로는 비활성 기체라고 합니다. 이게 화학적으로는 반응성이 거의 없어요. 다른 것과 반응을 거의 안 한다는 뜻이죠. 라돈이 위험한 것은 화학적으로 위험한 것이 아니라 라돈의 원자핵이 불안정합니다. 그래서 소위 방사성 붕괴라고 해서 방사선을 내면서 이게 부서져요. 그 과정에서 나오는 방사선이 우리 몸에 피해를 입히는 거죠. 특히 이게 기체 상태로 돌아다니기 때문에 실내 공기 중에 이 라돈이 많은 경우에는 거기에 체류하는 사람들이 호흡으로, 숨을 쉬면서 들여마셔서 폐 속에 들어가면, 거기서 방사성 붕괴를 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폐 조직이 피폭을 당하는 거죠. 암을 발생시킨다고 알려져 있고요. 세계보건기구에서 이것을 1군 발암물질, 인체 발암성이 확인된 물질, 이렇게 되어 있는데요. 발암성의 정도는, 폐암에 가장 중요한 요인은 흡연입니다. 흡연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라돈이 아주 많이 떨어지는 2위입니다. 사람의 폐에 암을 일으키는 것은 확인이 되어 있지만, 흡연만큼 걱정할 필요는 없다. 지금 흡연하시는 분들이 폐암 등의 경고를 엄청나게 함에도 불구하고 흡연하시는 분들이 많잖아요. 그것보다도 정도가 떨어지는 것이다. 1군 발암물질이라고 정말 큰일이 난 것처럼, 재앙이 난 것처럼 그렇게 호들갑을 떨 필요는 없지만, 상쾌하지는 않죠.

◇ 이동형> 제가 어디서 듣기로는 겨울철에는 추워서 환기를 잘 안 하니까 조금 더 위험하다, 이런 얘기도 있던데요. 맞습니까?

◆ 이덕환> 네, 주로 라돈이 많이 나오는 곳이 시멘트하고, 모래.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모래에 우라늄 성분들이 꽤 많이 들어있습니다. 우라늄이 자연 방사성 붕괴를 하는 과정에서 라돈이 만들어지고요. 우라늄은 고체로 돌 속에 들어있는 게 이게 부서져서 라돈이 되면, 이게 스멀스멀 새어 나와요. 그래서 실내 공기를 오염시키게 되는데, 이게 실내 공기 중에 며칠을 머물게 됩니다. 그러니까 환기를 많이 안 하게 되면, 특히 지하실이나 또는 콘크리트로 지은 아파트, 이런 곳은 우리가 겨울철에 난방 때문에 환기를 잘 하지 않잖아요.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조금 걱정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겨울철에 환기에 신경을 많이 써줄 필요가 있습니다.

◇ 이동형> 아까 시멘트, 모래 말씀하셨는데요. 건축 자재에 거의 다 들어가는 거니까요. 이게 그랬네요. 아파트 같은 곳에서 신경 써야겠습니다.

◆ 이덕환> 그런데 여기 있으면 당장 내일 암에 걸린다, 이런 것은 아닙니다. 암이라는 것은 아주 만성질환입니다. 그러니까 경계는 해야 하지만, 금방 목숨이 달려있는, 그런 위중한 것은 아니고요. 우리가 경계를 하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봐야겠습니다.

◇ 이동형> 쉽게 볼 일은 아니다, 이렇게 보면 될 것 같고요. 지금 ‘오늘습관’ 측에서 해명 자료를 냈거든요. 국가기관 인증을 다 받은 제품이다, 라고 하면서 2개의 시험결과를 홈페이지에 개제했습니다. 한국 기초과학연구원이 인증한 것이고, 방사능 측정 전문기관에서 측정했는데, 방사능 안전기준 수치보다 현저히 낮은 수치로 나왔다, 그러면서 해당 내용에 대한 언론중재위를 통해 정정 보도를 요청할 것이며 손해배상도 하겠다고 했는데요. 교수님도 이 시험 결과서를 보셨을 것 아닙니까?

◆ 이덕환> 봤습니다.

◇ 이동형>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이덕환> 우선 이 시험을 한 기관은 기초과학연구원이 아니고, 기초과학 지원연구원입니다. 전혀 다른 기관인데, 정부출연 연구기관입니다. 그런데 조금 안타깝습니다. 문제가 되는 제품을 생산한 기업은 아주 작은 중소기업이고, 기술력이 그렇게 충분하지 않은 기업인데, 이런 겁니다. 지금 언론에서 이 제품이 라돈을 방출한다는 의혹을 제기했는데, 이 기업에서 공개한 검사보고서에는 라돈에 대한 이야기는 일체 없습니다. 6종의 핵종을 검사했는데, 간단히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어떤 제품에 내가 사과분말이 들어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는데, 그것을 생산한 기업에서는 나는 포도분말은 거기다가 넣지 않았는데? 이런 대답을 한 꼴입니다. 비유가 적절한지는 모르겠는데요. 라돈을 검출했다고 문제제기를 했는데, 라돈은 제쳐두고 세슘, 요오드, 칼륨, 납, 아키늄, 이런 6종의 원소가 굉장히 적게 검출됐다. 이렇게 답변한 겁니다. 그 의혹에 대해서 동문서답을 했죠.

◇ 이동형> 네, 그렇게 보시는 거고, 지금 한국 기초과학 지원연구원에서도 재반박한 것 같아요.

◆ 이덕환> 기초과학 지원연구원도 공연히 논란에 휘말려 들어갔다, 이렇게 느끼고 있을 겁니다. 이 기업이 공개한 보고서가 전부인지도 알 수 없고, 내용을 자세하게 읽을 수도 없어요. 일부만 하이라이트를 해서 읽을 수 있도록 묘한 형태로 공개했거든요? 지금 기업이 공개한 자료만을 보면, 기초과학 지원연구원이 왜 이런 검사를 해줬을까, 하고 궁금하게 생각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검사 보고서예요. 그러니까 잘못하면 기초과학 지원연구원으로 불똥이 튈 수도 있죠. 그래서 확실한 것은 언론이 제기한 의혹에 대한 답변은 없는 거죠.

◇ 이동형> 그래서 기초과학 지원연구원에서도 따로 입장을 내겠다고 한 것 같으니까 조금 더 지켜보기로 하고요. 생리대 같은 경우에는 여자분 몸에 직접 닿는 제품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여기서 라돈이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됐다고 하면, 장기간 사용했을 때요. 불임이나 난임, 혹은 특정 암, 영향이 있을까요?

◆ 이덕환> 그런 의혹이 또 한꺼번에 제기되어서 문제가 더 복잡해진 것 같습니다. 우선 과학적으로 확인된 사실은 라돈을 흡입했을 경우에 폐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은 확인이 됐습니다.

◇ 이동형> 그래서 라돈 침대가 위험하다는 거였죠?

◆ 이덕환> 그렇죠. 그런데 생리대에 들어있는 라돈이 피부, 조금 민감한 부위라고 하더라도, 피부에 접촉했을 때 어떤 부작용이 생길 것인가, 어떤 문제가 생길 것인가에 대해서는 과학적으로 확인된 사실은 없습니다. 그런데 정서상 굉장히 불편하게 느껴지는 거죠. 이 라돈이라는 원소 자체는 화학적으로 문제는 없지만, 피부 근방에서 방사성 붕괴를 하게 되면, 방사선이 방출되거든요. 그 방사선이 피부에 어떤 문제를 일으킬 것인가, 하는 것이 우려가 되는 상황인데, 아직 과학적으로 확인된 사실은 없다. 그러니까 경계를 해야 하는 상황이지, 극도의 공포를 느낄 필요는 없는 상황이다, 이렇게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 이동형> 그러면 라돈이라는 물질은 결국은 치명적인 게 호흡이네요?

◆ 이덕환> 호흡이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확인이 되어 있습니다. 다른 문제는 아직까지는 확인이 된 적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피부에 접촉한다는 것도 빈도, 정도가 굉장히 낮습니다. 호흡으로 폐에 들어가면 거기에 그대로 남아서 계속 방사선 붕괴를 일으키는데, 피부에 접촉하는 경우에는 시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없다는 게 아니라 확인된 부작용이 없다. 그런데 경계할 필요는 있다. 안심할 이유는 없다는 얘기죠.

◇ 이동형> 그렇겠죠. 정서 문제도 분명히 작용할 테니까요.

◆ 이덕환> 네.

◇ 이동형> 이번 사건을 겪으면서 생소한 단어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제올라이트, 모나자이트, 라돈아이, 이런 단어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일단 제올라이트는 뭡니까?

◆ 이덕환> 제올라이트는 화학 용어인데요. 물질의 이름입니다. 백색 진흙 가루, 그러니까 흰색 도자기를 만드는 진흙 분말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규소하고 알루미늄하고 산소로 만들어진 다공성 물질의 이름입니다. 대부분이 다 백색 광물질이고요. 모나자이트는 히토류 광석이라고도 알려져 있지만, 토륨의 광석입니다. 토륨은 차세대 원전의 핵연료로 쓸 가능성이 높은 물질인데, 우라늄처럼 방사성 붕괴를 하는 물질입니다. 그런데 토륨이 들어있는 광석이다, 이렇게 이해해주시면 될 것 될 것 같은데, 이 이름들이 왜 나오냐 하면, 이 제품을 처음에 홍보할 때 생리대에 제올라이트를 넣어서 이 생리대가 살균 작용도 하고, 여성의 생리 관련 질환도 고쳐주는 특별한 효능이 있다고 해서 특허를 받았다고 주장을 해요. 그런데 그 특허가 뭔지는 확인은 못 해봤는데요.

◇ 이동형> 일단은 이 제올라이트가 그런 효과는 있다고 입증이 됐습니까?

◆ 이덕환> 아니죠. 상식적으로는 그런 효과를 기대하기가 힘들고요. 살균 효과가 있다, 우리가 가습기 살균제를 경험하지 않았습니까? 살균이라는 말은 사실은 함부로 써서는 안 되는 말입니다. 상식적으로는 제올라이트가 그런 효능을 발휘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요.

◇ 이동형> 어쨌든 그것으로 광고하고, 홍보했다는 거죠?

◆ 이덕환> 홍보했는데, 지금 문제를 제기한 언론사가 현미경으로 조사한 사실을 보면, 이 생리대 안에 작은 입자들이 들어가 있어요. 분말이 들어가 있는데, 그 분말의 알갱이들을 현미경으로 확대해보면, 진한 갈색 계열의 분말이에요. 그러면 상식적으로 제올라이트 가루라고 보기는 힘들고, 이 생리대가 한동안 음이온, 원적외선, 이런 것을 같이 홍보했던 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라돈 침대하고 똑같이 모나자이트라고 하는 토륨 광석을 썼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금 문제가 제기되는 거죠.

◇ 이동형> 효과는 모르겠으나, 제올라이트를 썼다고 광고하고, 홍보했는데, 들여다보니까 제올라이트가 아니고, 모나자이트일 확률이 높다?

◆ 이덕환> 가능성이 있다고 지금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거죠.

◇ 이동형> 그러면 이 모나자이트는 안전한 건가요?

◆ 이덕환> 모나자이트는 방사성 광물이고요. 라돈 침대에다가 도포를 했던 가루가 바로 모나자이트 가루였습니다.

◇ 이동형> 그러면 라돈 검출되는 원인 중의 하나가 모나자이트라고 하면 되나요?

◆ 이덕환> 모나자이트를 뿌렸으면 반드시 라돈이 나올 수밖에 없는 거죠. 그러니까 언론에서 확인한 것은 적갈색, 진한 색의 분말이 안에 들어있고, 라돈이 검출됐다. 그 두 개를 한꺼번에 설명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설명이 무엇이겠느냐, 하면 모나자이트. 라돈 침대에서 문제가 됐던 모나자이트가 등장하게 되는 거고요. 이 라돈아이라는 것은 라돈을 측정하는 간이 계측기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개발했고, 이것의 성능에 대해서 아주 심하게 반박을 하고 있어요.

◇ 이동형> 못 믿겠다, 이겁니까?

◆ 이덕환> 못 믿겠다고 하는데, 사실은 라돈 침대에도 이 라돈아이라는 간이 계측기 때문에 문제가 드러나게 된 겁니다. 라돈아이라는 계측기는 정밀 계측기는 아닙니다. 값이 한 30여만 원에 불과하고, 정밀 계측기는 수천만 원을 합니다. 그것보다는 훨씬 값이 싸고, 쉽게 쓸 수 있는 건데요. 이런 겁니다. 라돈이 방출되느냐, 안 되느냐 정도를 가려줄 수 있고, 굉장히 많이 방출되느냐, 조금 적게 방출되느냐 정도를 가려줄 수 있는, 그런 목적으로는 충분히 효과가 입증된 계측기고요. 숫자를, 지금 여기가 1,600Bq 정도가 검출됐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그 1,600이라는 숫자가 정말 믿을 만한 거냐? 그것은 아니라고 말씀드릴 수가 있습니다. 정확한 양은 알 수 없지만, 적지 않은 양의 라돈이 검출되고 있다는 것을 라돈아이를 통해서 충분히 확인할 수 있는 정도의 계측기입니다.

◇ 이동형> 이 제품이 다른 제품보다는 가격이 조금 비싸다고 해요. 친환경이라고요.

◆ 이덕환> 많이 비싼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10개 한 팩에 10만 원이 넘는다고 해요. 그러니까 보통 생리대하고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비싸게 팔리고, 일반 상점에서 이렇게 진열을 해놓고 파는 물건이 아니고, 주로 SNS를 통해서 홍보하고, 온라인으로 판매를 했다고 해요.

◇ 이동형> 그러니까 이렇게 비싸게 홍보하고, 또 판매했는데, 그러면 정부가 이것을 미리 차단할 방법은 없을까요? 소비자가 일일이 확인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니겠어요?

◆ 이덕환> 참 안타까운 현실이죠. 지금 언론에 공개된 것을 보면, 이 제품의 표면에는 순면 제품이라고 쓰여 있어요. 순수한 면을 사용한 제품이다. 그런데 여성들이 연세가 드신 여성분들은 다 면 생리대를 사용해본 경험이 있으시거든요.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에서 우리 여성들이 사용하고 있는 일회용 생리대하고는 품질에서 엄청나게 차이가 납니다. 흡수성, 그러니까 수분을 흡수하는 능력 면에서 순면하고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폴리아크릴레이트라고 하는 계열의 흡수체하고는 누가 봐도 확연하게 구분할 수 있을 정도의 성능의 차이가 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제품은 순면 제품일 수가 없을 겁니다. 그런데 순면 제품이라고 광고를 하고 있어요. 제가 보기에는 참 안타까운데, 소비자들이 이 물건을 보고, 과연 이게 그렇게 비싼 값에 사야 할 정도로 좋은 제품일까 하는 것은 제 생각에 충분히 가릴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물론 정부가 이것을 다 관리해주면 좋겠지만, 정부가 모든 것을 관리해 줄 수는 없죠. 한계가 있는 건데, 이 일회용 생리대에서 방사선이 방출될 거다, 라돈이 방출될 거다, 라는 것을 추정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아무도 없었을 겁니다. 생리대라는 건 구조가 굉장히 간단합니다. 안에 면으로 된 내피가 있고, 흡수체가 있고, 바깥쪽에 비닐 방수막이 있는 간단한 구조거든요. 거기에서 방사선을 방출하고, 라돈이 방출된다고 의심할 사람은 아마 세상에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겁니다.

◇ 이동형> 그러면 혹시 다른 생리대는 어떨지요?

◆ 이덕환> 다른 생리대, 아마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지금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모나자이트라는 광물 가루는 누가 보더라도 쉽게 구분할 수 있는 진한 적갈색, 회갈색의 분말이에요.

◇ 이동형> 육안으로도 볼 수 있습니까?

◆ 이덕환> 그럼요. 고운 모래가루 같습니다. 생리대는 대부분이 순백색입니다. 거기다가 그것을 뿌리면 거뭇거뭇하게 보이죠. 그것을 아무 거부감 없이 쓰는 여성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겁니다. 제품을 조금만 신경 써서 보셨다면, 이게 정상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실제로 처음에 이 문제를 제보한 소비자는 그런 의심을 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 라돈아이라는 것을 가지고 집에서 측정을 해보니까 라돈이 많이 나와서 언론사에 제보를 했던 것으로 제가 들었습니다.

◇ 이동형> 라돈아이라는 기계가 비싸지는 않은 모양이죠?

◆ 이덕환> 30여만 원 정도 합니다. 지금 라돈아이가 개발된 이유는 이런 라돈 침대나 라돈 생리대 때문에 개발한 게 아니고, 지금 라돈에 의한 환경문제, 실내 환경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잘 못 사는 나라, 파키스탄이나 인도나 아프리카나 이런 지역에 있는 건물 실내에서 라돈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어요. 그래서 그런 나라에 수천만 원짜리 계측기를 가지고 다닐 수는 없으니까 이런 소형 간이 계측기를 많이 개발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도 어느 벤처 업체가 개발했고, 제가 알기로는 미국을 비롯해서 세계 여러 나라에서 상당히 싼 가격에 신뢰가 꽤 높은 간이 계측기로 인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꽤 많이 보급이 되고 있고, 특히 라돈 침대 덕분에 아마 우리나라에서는 한동안 특수를 누렸던 것 같아요.

◇ 이동형> 아까 저희가 환기 이야기도 하지 않았습니까? 지금 팟빵 앱으로, 한 청취자께서 질문을 보내주셨는데, “미세먼지 때문에 환기도 잘 못 하는데, 혹시 공기청정기가 라돈에 효과 있습니까?”

◆ 이덕환> 공기청정기가 라돈을 걸러줄 가능성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미세먼지가 참 괴롭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당한 시간 간격으로 환기를 꼭 해주셔야 합니다. 특히 지금 아파트처럼 밀폐가 아주 완벽하게 되는 환경은 그 안에 거주하는 분들한테 별로 좋지 않습니다. 특히 주방이 같이 있는 구조 아닙니까? 거기서 음식을 하게 되면, 음식에서 나오는 유해물질이라든가, 또는 가스를 연소하면서 나오는 유해물질이라든가, 그다음에 우리가 내뿜는 이산화탄소라든가, 이런 것들이 실내에 가득 쌓이게 되면, 미세먼지보다도 훨씬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아파트의 경우에는 난방비를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주기적으로 환기를 시키는 것을 일상화하시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라돈 때문에라도 환기를 정기적으로 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 이동형> 주기적으로 말씀하셨는데, 하루에 몇 번 정도 창문을 열어놓으면 좋을까요?

◆ 이덕환> 가정마다 아마 사정이 다를 겁니다. 낮에는 비워져 있는 상태고, 아마 4인 가족이라고 하고, 적당한 크기의 아파트면 제 생각에는 3, 4시간마다 한 번은, 특히 식사를 하고 난 후, 주방에서 조리를 하고 난 직후 같은 때는 환풍기를 돌리거나 환기를 반드시 해주시는 노력이 필요하겠습니다.

◇ 이동형> 생각보다 자주 해야 하네요? 3, 4시간이면요.

◆ 이덕환> 그렇습니다. 우리가 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우리 스스로 발생시키는 미세먼지의 양도 많고요. 옛날에 한옥 같은 경우에는 사실은 밀폐가 안 되어 있었죠. 그래서 크게 문제가 안 됐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우리 주택구조는 밀폐가 정말 완벽한 수준으로 됩니다. 안에서 만들어지는 미세먼지라든가, 오염물질들을 정기적으로, 의도적으로 빼내 주지 않으면 안의 환경이 상당히 나빠진다고 인식을 해주실 필요가 있습니다.

◇ 이동형> 또 하나, 요즘은 생리대 말고, 생리컵도 사용하는 여성들이 많다고 하는데요. 생리컵은 화학물질이나, 이런 것, 걱정 안 해도 됩니까?

◆ 이덕환> 생리컵은 보통 실리콘 고무라고 하는 물질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실리콘 고무는 화학적으로 반응성이 굉장히 낮아서 독성은 그렇게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저도 얼마 전에 우리 사회에서 생리대의 휘발성 유기물질 때문에 굉장히 시끄러웠어요. 그때 알게 된 사실인데, 우리나라는 거의 모든 여성이 일회용 생리대를 사용하더라고요. 일회용 생리대의 시장 점유율이 거의 99% 가까이 됩니다. 그런데 서양에서는, 특히 미국하고 유럽 쪽에서는 사정이 우리랑 상당히 많이 다른 것 같아요. 탐폰이라고 해서 삽입형 생리대가 있고, 유럽 쪽에서 특히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생리컵도 있고요. 그러니까 우리 소비자들도 이제 조금 일회용 생리대 말고 다른 대안이 있다는 사실은 인식하시고 검토해주실 필요가 있고요. 또 하나 제가 꼭 소비자들한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면 생리대, 전통적인 면 생리대를 부활시키자는 목소리가 있는 것 같아요.

◇ 이동형> 귀찮지 않습니까?

◆ 이덕환> 귀찮은 정도가 아니라 보건 측면에서 절대 바람직하지 않고요.

◇ 이동형> 오히려요?

◆ 이덕환> 그럼요. 사용은 그렇게 하더라도 옛날처럼 여성들이 대외활동을 안 하고, 집안에만 거주하면 큰 문제가 없죠. 그런데 학교를 다니고, 직장을 다녀야 하는 여성들한테는 절대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가 없습니다. 사용한 면 생리대를 저녁에 퇴근하고, 학교에서 돌아갈 때까지 가지고 다녀야 해요. 현실적으로 문제가 상당히 심각하다는 것을 인지해주셨으면 좋겠고요. 산부인과의 의사분이나, 의료계에서도 생리대 문제에 대해서 우리 사회의 현실이 과연 합리적인가, 현대의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기술이나 우리의 생활 모습하고 합치가 되는 소비 패턴을 가지고 있는가. 이것에 대해서 전문가들도 정부도 심각하게 검토를 해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이동형>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지난 대진 침대 때도 원자력안전위원회죠.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5년간 방치했다, 이런 이야기도 있었는데요. 오늘 아침에 원안위가 생리대를 수거해서 조사 중이라고 하거든요. 원안위가 이번 사태 어떻게 대처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 이덕환> 참 답답합니다. 지난번에 대진 침대 사건이 터졌을 때는 처음에 대진 침대에서 제공받은 침대를 가지고 검사해서 안전하다고 발표했어요. 5월 10일입니다. 제가 날짜도 잊지 않는데, 그러고 나서 닷새 만에 소비자가 제공해준 침대를 가지고 검사를 해서 위험하다고 발표했어요. 원안위가 모나자이트라는 광물을 수입해서 69개 업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69개 업체에다가 공급해서 105종의 생활용품을 만들어서 시중에 판매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원안위가 수입 업체도 공개를 안 하고, 그 모나자이트를 공급받은 업체도 공개를 안 하고 있어요. 왜 안 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언론이 요구해도 안 가르쳐주고, 국회에서 요구를 해도 안 가르쳐준다고 제가 들었어요. 원안위가 누구를 위한 원안위고, 잘 모르겠습니다. 모나자이트 수입상하고, 모나자이트를 사용해서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기업 편인지, 소비자 편인지, 잘 모르겠고, 전문성도 많이 떨어지는 것 같아요. 지난 5월 달에 라돈 침대가 나왔을 때는 일주일 만에 안전하다에서 불안하다로 넘어갔고, 지금 천안에서 라돈 침대를 해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정에서 침대를 하나 가지고 있는 것은 위험하고, 그것을 가지고 가서 2만 개, 3만 개를 쌓아놓고 장갑도 안 끼고, 마스크도 안 끼고, 그냥 침대를 뜯는 작업자들은 안전하다고 주장하고 있어요. 이것은 조금 앞뒤가 안 맞는 거죠. 당진에서는 주민들이 철저하게 반대해서, 제가 듣기로는 당진에서 단순히 라돈 침대를 해체하는 것을 반대한 것이 아니라 작업자들한테 안전조치를 해달라. 그리고 환경에 그게 노출되지 않도록, 배출되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하고, 작업을 해달라는데 그 요구를 못 들어줘서 결국은 다시 천안으로 옮겨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참 안타까운 일이죠. 왜 정부 기관이 국민들 편에서 국민들을 위해서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할까, 그런 면에서는 참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이동형> 알겠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여기까지만 듣겠습니다.

◆ 이덕환> 네, 고맙습니다.

◇ 이동형> 지금까지 서강대 과학커뮤니케이션 이덕환 교수였습니다. 혹시 오늘습관 측에서 반론을 원하실 경우는 저희가 시간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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