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성의출발새아침] 정동영 “트럼프 발언 유엔제재 의미...미국 강경파 북한 잘 몰라”

[김호성의출발새아침] 정동영 “트럼프 발언 유엔제재 의미...미국 강경파 북한 잘 몰라”

2018.10.15. 오전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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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성의출발새아침] 정동영 “트럼프 발언 유엔제재 의미...미국 강경파 북한 잘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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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8년 10월 15일 (월요일) 
□ 출연자 :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前 통일부장관)

- '우리의 승인없이' 트럼프 발언은 5.24조치 아닌 유엔재제 의미해
- 5.24조치, 9.19 선언시대와 맞지 않아
- 강압적 아닌 협력적 비핵화 이루려면 미 강경파 설득해야
- 미 강경파, 북한에 정통하다고 볼 수 없어
- NLL, 남북정상이 합의 통해서 인정
- 바른미래당 판문점 선언 지지결의안, 실효성 없어

◇ 김호성 앵커(이하 김호성): 오늘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남북 고위급회담이 열립니다. 3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처음 열리는 남북 고위급회담이죠. 정상들 간에 회담이 있은 다음에 구체적인 실천계획을 어떻게 세울 것인가 하는 장관급 회담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평양공동선언에 담긴 합의내용을 어떻게 추진할 것이냐, 이런 이야기가 나올 텐데요. 남북 간 회담에서 일부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이 미국의 승인 없이 대북제재를 해제하진 않을 것이다’ 이런 발언을 하지 않았습니까. 통일부장관 지내셨죠.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전화로 연결하겠습니다. 대표님, 안녕하십니까. 

◆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이하 정동영): 안녕하세요.

◇ 김호성: 제가 오프닝 멘트를 통해서 잠깐 언급했습니다만 대표께서도 평소 등산을 좋아하시고요. 산악회 상임고문도 하시는데, 이번에 히말라야 코리안루트 개척 관련한 소식 접하시면서 어떤 생각 드셨습니까?

◆ 정동영: 만년설은 보는 이의 가슴을 뛰게 합니다만 만년설에 묻힌 산악인들의 희생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눈 폭풍이 이분들을 영원히 산속으로 데려갔지만 그분들의 도전정신은 모든 사람들 가슴에 남게 될 것입니다. 안타깝네요.

◇ 김호성: 오늘 남북 고위급회담이 열리는데요. 사실 여러 가지 이슈가 다뤄지겠습니다만 이 이슈들 가운데 결국 남과 북을 연결하는 길, 철도, 도로의 문제가 중요한 이슈 가운데 하나이지 않겠느냐. 이런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가장 중점적으로 다뤄질 사안이 어떤 거라고 보고 계시는지요?

◆ 정동영: 9·19 평양 선언은 5가지 항으로 되어 있었거든요. 첫 번째가 군사 분야, 두 번째 교류협력, 세 번째 이산가족, 네 번째 문화예술, 그리고 다섯 번째가 핵무기와 핵 위협 없는 한반도 비핵화죠. 비핵화는 북미 간 협상으로 지금 넘어갔고 1~4번 의제들이 종합적으로 다 다뤄지겠죠.

◇ 김호성: 5·24 조치 관련한 이견들이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강경화 외교부장관의‘5·24 조치 해제 검토 발언’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의 승인 없이 대북제재를 해제하진 않을 것이다” 이런 이야기 나왔습니다. “미국의 승인 없이” 굉장히 자극적인 워딩인데요. 이 부분 어떻게 보고 계시나요?

◆ 정동영: 트럼프 대통령 발언의 맥락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성명서를 발표한 게 아니라 기자들이 여러 가지 중동 문제, 유럽 문제, 미중 문제 쭉 이야기하는 가운데 ‘서울발 기사에 따르면 한국이 대북제재 해제를 검토하고 있다는데’ 이렇게 말을 꺼내니까 이 말을 불쑥 자르고 들어가서 한국이 우리의 승인 없이 해제하지 않을 것이다, 조치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말했는데 그 맥락을 보게 되면 유엔 제재의 틀을 언급한 걸로 보입니다. 유엔 제재 틀은 국제사회가 함께 북한의 비핵화를 압박하는 조치이고, 5·24 조치는 남북관계 속에서 이명박 정부가 북한에 대한 대북 압박 조치를 취한 거거든요. 이것은 남북관계니까 유엔 제재 틀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5·24 조치 해제를 미국의 승인을 받아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면 이것은 명백하게 주권 침해 사안이죠. 이것은 있을 수 없는 이야기지만 트럼프 대통령 발언의 맥락을 보면 유엔 제재 틀에 대해서 언급한 것이라고 해석됩니다.

◇ 김호성: 5·24 조치와 유엔 제재 틀을 따로 생각해서 이해해야 하는 부분이지, 그걸 연계해서 해석한다면 여러 가지 오해가 빚어질 수 있다. 이런 말씀이시잖아요.

◆ 정동영: 그것이죠. 유엔 제재와는 분명히 다르죠. 5·24 제재는 지난 2010년 5가지 조치예요, 그것도요. 북한 선박의 제주해협 운항 금지, 2010년 5월 24일부로요. 그게 5년 전에 2005년 8·15에 당시 제가 통일부장관이었습니다만 김정일 위원장과 합의에 따라서 제주해협에 대한 북한 선박의 통항을 허용했던 조치를 5년 만에 닫아버린 거거든요. 그걸 포함해서 남북 교역 중단, 우리 국민의 북한 방문 금지, 개성공단에 대한 신규 투자 금지, 대북 지원 중단, 이런 조처를 했는데 이것은 남북관계를 적대시대로 돌려놓은 공식 조치였어요. 그런데 남북관계 적대시대는 이제 지난 판문점 선언과 9·19 평양 선언으로 공식적으로 끝났단 말이죠. 그러니까 사실은 5·24 조치는 지금 9·19 선언 시대에는 맞지 않는 거죠.

◇ 김호성: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북 교류협력에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 현 정부의 계획이고 입장이라고 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 발언으로 인해서 남북 교류협력 물꼬가 확 트이지 않고 또 막히는 것 아니냐, 이런 우려를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어떻게 보시나요?

◆ 정동영: 그런 우려 당연하죠. 그런데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이제 남북관계도 그렇고 북미관계도 그렇고 새로운 관계로 전환하면서 그 과정 속에서 비핵화를 추진하자는 것이 북미 간의 합의이기도 해요. 과거에는 강압적 비핵화, 압박을 해서 졸라가면서 힘을 통한 비핵화를 추구했다면 지금의 국면, 싱가포르 정상회담과 남북정상회담을 통해서 조성된 분위기에서는 협력적 비핵화란 말이죠. 하나씩 하나씩 신뢰를 쌓아가면서 비핵화로 나아가는 거니까, 남북관계 발전과 개선이라는 것은 신뢰를 쌓는 작업이지 않습니까. 우리는 미국의 강경파들을 설득해야 하는 것이 우리 일이죠.

◇ 김호성: 철도 연결 문제라든가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이런 문제 앞으로 잘 풀릴 수 있을까요?

◆ 정동영: 우리 하기에 달려있습니다. 남북관계가 좋을 때 사실 과거에도 핵문제에 대해서 합의가 이뤄졌고 진전이 있었고, 남북관계가 나쁠 때는 핵문제가 폭발적으로 악화돼 왔거든요. 그런 과거의 경험이라든지. 또 현재 북은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확고히 하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더 실천적 조치로 이끌어내기 위해서 남북관계 발전과 진전이 필요하다는 점을 계속 한미 간에 소통할 필요가 있죠.

◇ 김호성: 그렇다면요. 유엔 제재 수준이라는 것이 더욱더 앞으로 북한에 대한 대북제재가 촘촘해진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것이 앞으로 전개될 상황에서 어떤 변화의 여지를 가지고 있다고 봐야 할까요?

◆ 정동영: 미국도요. 하나의 정부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미국 내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을 통한 비핵화 전략을 지지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그건 미약합니다. 오히려 북한을 믿을 수 없다, 김정은을 믿을 수 없다,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는 강경파 목소리가 더 크거든요. 그러니까 복합적인 목소리가 있어요. 그런 상황을 감안하면서 북한을 비핵화로 견인하고 미국 강경파들에 대해서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고 비핵화로 가도록 우리가 설명하고 설득할 필요가 있는 거죠. 사실 미국의 강경파를 포함해서 미국 전문가라는 사람들도 북한에 대해서 그렇게 정통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한국말을 아는 것도 아니고, 우리의 역사를 아는 것도 아니고 자신들의 이념, 또는 북한을 압박하는 것이 자신의 국익이라고 믿는 신념 때문에 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걸 현실로 받아들이고 우리의 역할을 해야 하는 거죠.

◇ 김호성: 유엔의 역할에 대해서 여쭤보고 있는데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중 하나가 프랑스이지 않습니까. 지금 대통령께서 프랑스를 방문하고 계시는데, 이번 마크롱 대통령하고의 정상회담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 수 있을까요? 

◆ 정동영: 프랑스도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북한의 비핵화를 강력히 지금 추동하고 있는 거죠. 그러나 또 미국 강경파가 하듯이 강압적 비핵화, 여기에 대해서는 아마 생각이 다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협력적 비핵화에 대한 프랑스의 지지를 확보하는 것은 굉장히 의미가 있죠.

◇ 김호성: NLL 이슈 하나 여쭤보도록 하겠습니다. “북한이 7월부터 NLL을 인정하지 않고 경비계선이 유효하단 발언을 해오고 있다” 이런 이야기를 한국당 백승주 의원이 했습니다. 대통령은 “북한이 NLL을 인정하고 있다” 이런 언급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죠. 양측 입장이 굉장히 다릅니다. 어떻게 바라보고 계시는지요?

◆ 정동영: 중요한 것은 9·19 판문점 선언의 부속합의서인 군사합의서에 이렇게 돼 있잖아요, 명명백백하게. 서해북방한계선 일대에서 평화수역을 조성한다, 이렇게 되어 있는데요. 남북 간의 문서 중에서 북방한계선이란 말을 이렇게 못 박은 것은 최초이죠. 그런 점에서 이것은 남북 정상이 합의를 통해서 NLL을 인정한다, 이렇게 보는 것이 상식입니다.

◇ 김호성: 북한이 양보했다고 봐야 하는 건가요?

◆ 정동영: 아니요, 북방한계선이라는 것을 인정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죠. 그런데 합참의 설명을 보면 서해상에서 함선간의 통신사례를 설명한 것이다, 이렇게 되어 있는데요. 이것은 야당이 다시 NLL, 의도는 명백하지 않습니까. 남북관계 속에서의 분란의 빌미를 찾고자 하는 건데 이런 태도는 옳지 않다고 봅니다.

◇ 김호성: NLL이라는 것이 과거 1953년에 그어졌던 NLL과 북한이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서해해상경계선은 큰 차이가 있지 않습니까. 이것을 지금 여야의 정쟁의 사안으로 계속 나오면 국민들은 속된 말로 헷갈리기만 할 뿐이거든요. 이걸 어떤 시선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 정동영: 이번에 정상회담 이후 남북 간에 비무장지대도 완전히 비무장화하고 하는 취지가 남북 간에 우발적인 군사충돌의 가능성을 없애겠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가장 화약고처럼 되어 있던 것이 늘 꽃게 철 되면 NLL 기준으로 서해상이었잖아요, 서해북방한계선. 그 일대를 NLL을 기준으로 등면적으로, 같은 면적으로 평화수역과 공동어로구역을 설정하게 된다면 이것은 과거에 김정일 위원장 시대에 우리가 주장해왔지만 북한이 응하지 않았던 거거든요. 그런데 김정은 시대에 와서 지난번 군사합의서에서 이것을 받아들인 것이기 때문에 이것은 서해상에서의 우발적 충돌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서로 총 쏘고 대포 쏘던 데에서 대포 포신을 덮개로 막고, 그리고 거기에서 같이 고기를 잡는다면 중국 어선이 불법어로 하는 것도 막게 될 것이고 그런 긴장과 대결의 바다가 평화의 바다로 바뀌는 것을 의미하게 되는 거니까요. 이것을 비방하고 반대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 김호성: 바른미래당에서 판문점 선언 지지결의안을 제출하겠다. 이 부분 어떻게 보시는지요?

◆ 정동영: 별로 실효성이 없는 얘기죠, 지지결의안이라는 것은. 국회가 해야 할 일은 국민의 대표기관으로서 여기에 대해서 국회가 비준 동의를 하는 것이죠. 이미 26년 전에 1992년도에, 그때는 보수 정권이잖아요. 노태우 정부 때 남북화해와 불가침교류협력합의서, 기본합의서라고 부르는데요. 북은 최고인민회의 비준을 거쳐서, 최고인민회의 심의를 거쳐서 김일성 주석이 비준을 했고, 남쪽은 당시 노태우 정부가 국회 동의를 추진했습니다만 그때 총선거를 앞두고 국회가 갈등 상태였어요. 그래서 이걸 그때 국회 동의를 거치지 못했는데 참 안타까운 일이었고요. 이번에는 한반도 대변화를 이끄는데 국회도 역사적 책무를 해야 하는 거죠.

◇ 김호성: 알겠습니다. 오늘 아침 말씀은 여기까지 듣도록 하죠. 오늘 고맙습니다.

◆ 정동영: 감사합니다.

◇ 김호성: 지금까지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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