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보수 통합 '밑그림'...꿈틀거리는 당권 경쟁

한국당, 보수 통합 '밑그림'...꿈틀거리는 당권 경쟁

2018.09.26. 오전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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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자유한국당이 당협위원장 일괄 교체 카드를 꺼내 들면서 인적 쇄신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습니다.

내년 초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범보수 통합에 시동을 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데요,

한동안 잠잠하던 당내 당권 주자들도 조금씩 보폭을 늘리고 있습니다.

조태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평양 남북정상회담에 이목이 쏠리는 사이 김병준 위원장이 이끄는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가 돌연 당협위원장 일괄 사퇴를 결정했습니다.

21대 총선 공천을 받는 데 유리한 전국 당협위원장을 한꺼번에 바꾸겠다는 겁니다.

애초 당무 감사를 통해 하위 평가를 받은 일부 당협위원장을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이 정도 수준으로는 당 혁신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겁니다.

사실상 인적 쇄신에 시동을 건 셈입니다.

한국당은 추석 연휴 이후 김용태 사무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조직강화특위를 구성해 새 당협위원장 인선 작업에 착수할 계획입니다.

[김병준 /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지난 20일) : 이 모든 것이 사실상 12월 말쯤 완료가 돼야 내년 2월쯤 전당대회를 할 수 있습니다. 비상대책위원회가 끝없이 늘어지는 건 바람직하지 못하지 않습니까.]

김병준 위원장의 당협위원장 교체는 내년 초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바른미래당 등을 포함한 범보수의 통합 계기로 삼으려는 포석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아직 집단행동을 하거나 공개적으로 비판에 나선 의원은 없지만, 옛 친박계는 물론 홍준표 전 대표 시절 새로 임명된 60여 명의 당협위원장은 자신들을 겨냥한 것 아니냐며 경계하는 분위기입니다.

이런 가운데 예비 당권 주자들도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습니다.

6·13 지방선거 참패 이후 미국에 머물다가 추석 연휴를 앞두고 귀국한 홍준표 전 대표는 당권을 잡으려고 새롭게 정치를 하려는 건 아니라면서도 도전의 가능성은 열어뒀습니다.

[홍준표 / 자유한국당 前 대표 (지난 15일) : 여러분과 함께 봄을 찾아가는 고난의 여정을 때가 되면 다시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또 다른 당권 주자인 김무성 의원도 대정부질문과 토론회 등에 빈번히 나서면서 보폭을 넓히고 있습니다.

[김무성 / 자유한국당 의원 (지난 13일) : 민생 파탄의 주범인 소득 주도 성장은 대한민국 경제를 위해서 절대로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괴물입니다. 21세기에 전혀 맞지 않는 만큼 하루빨리 폐기돼야 합니다.]

여기에 친박계 대표 주자이자 잠재적 당권 주자로 꼽히는 황교안 전 총리 역시 출판기념회 등을 통해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앞둔 몸풀기에 나섰습니다.

자유한국당 당권 경쟁은 2020년 총선, 나아가 차기 대선을 앞두고 보수 정계개편의 중요한 변수가 될 수밖에 없어 주도권을 잡기 위한 당 안팎의 힘겨루기에 시선이 모이고 있습니다.

YTN 조태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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