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흥수 기관사 “남북철도 연결은 상상 이상의 큰 변화, 28만km 물류 네트워크 접속”

박흥수 기관사 “남북철도 연결은 상상 이상의 큰 변화, 28만km 물류 네트워크 접속”

2018.09.20. 오후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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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수 기관사 “남북철도 연결은 상상 이상의 큰 변화, 28만km 물류 네트워크 접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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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수 기관사 “남북철도 연결은 상상 이상의 큰 변화, 28만km 물류 네트워크 접속”

- 남북철도, 되돌릴 수 없는 중요한 인프라 사업
- 동해선과 서해선 양쪽에서 착공식 가능
- 강릉-제진 철도 새로 연결되면 제진에서 블라디보스토크 연결되는 시베리아 연결노선
- 경의선 공동조사사업, 샤워 시설 침대 완비 객차 준비돼... 광양에서 신의주, 압록강 국경 넘어 단둥역까지 만주횡단 노선 서해선 축
- 1단계 공동조사, 2단계 시설 개량 보수, 3단계 철도망 완결
- 서해선 고속철도 노선 건설되면 서울에서 평양까지 1시간... 베이징까지 6시간
- 남북한 철도 일제 강점기 때 지어져 표준계로 궤도 간격 같아, 중국도 같은 표준계
- 몽골 러시아 궤도 간격 달라, 가변식 대치 기술 개발된 상태
- 몽골 철도 관계자, 남북철도연결에 큰 관심... 기술력과 물류 흐름 몽골로 연결되길 바라
- 남북 철도 연결은 남북의 이득만 아닌 동아시아 전체가 윈윈하는 인프라
- OSJD(국제철도협력기구) 28만km, 철도망 연결되면 어마어마한 물류 네트워크에 한국 철도 연결되는 새로운 패러다임, 상상 이상 변화 가져올 것
- 서울역 전광판에 베이징, 하얼빈 뜰 수 있어
- 철도연결 사업 비용? 동아시아 4개국 공동 투자하려고 해
- 대륙으로의 길이 열리면서 얻게 되는 이익들, 투자비용보다 훨씬 커
- 철도 분야뿐 아니라 도로, 가스 등 공동 사업 분야들 많아... 이미 많은 준비 중
- 대북 제재 일정 부분 해제된다면, 각종 공동 사업 100M 스타트 라인에서 출발 신호만 기다리는 중
- 역 시설 개량하지 않아도 활용 가능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8년 9월 20일 (목요일)
■ 대담 : 박흥수 철도 기관사

◇ 이동형 앵커(이하 이동형)> 이번 남북정상회담 평양 공동선언문에는 올해 안에 철도와 도로 연결 공사에 들어가 70년간 끊긴 육로를 다시 잇겠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착공식을 갖고 공사가 시작되면, 이제 남북철도는 한반도에서 출발해서 유럽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보입니다. 앞으로 남은 과제는 무엇인지 철도 전문가와 함께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시베리아 시간여행’ 저자 박흥수 철도 기관사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박흥수 철도 기관사(이하 박흥수)> 네, 안녕하세요.

◇ 이동형> 일단 굉장히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남북 정상회담을 지켜봤을 것 같아요.

◆ 박흥수> 네, 기대가 컸고요. 남북 철도 연결 사업은 지난 4.27 판문점 정상회담 합의문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언급된 것 중 하나거든요. 어느 정도 기대는 하고 있었지만 실제로 남북 철도 연결 사업에 대한 강력한 드라이브가 걸리는 것을 보니까 많이 설레고요. 또 이번 방북에는 국토부 김현미 장관도 갔고, 코레일 오영식 사장도 가서 철도 연결에 대한 긴밀한 협의를 하고 온 것으로 알려져 있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보면, 향후 남북 철도 연결 사업은 탄력을 받지 않을까,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이동형> 국토부 장관과 코레일 관계자가 같이 수행했다, 그 자체로 갈 때부터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고요. 또 김정은 위원장이 우리의 도로 사정과 철도 사정이 좋지 않다는 것을 몇 번 언급하지 않았습니까? 거기에도 기대감이 있었을 것 같아요.

◆ 박흥수> 네, 그동안도 남북 철도 공동 조사사업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한국 측 철도 정책과 실제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두 수장이 가서 북한과 긴밀한 협의를 하고 왔기 때문에요. 앞으로 남북 철도 연결 사업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라고 보입니다.

◇ 이동형> 남북 철도 연결하는 라인이 동해선도 있고, 서울 쪽에서 개성 쪽으로 가는 것도 있지 않습니까? 양쪽을 다 착공한다는 의미입니까?

◆ 박흥수> 평양에서의 합의문 내용에 따르면 착공식을 연다고 했거든요. 착공식은 연내에 열기로 했는데, 지금 세 달 남았습니다. 착공식은 어떤 의미에서는 상징적인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남북 철도 연결 사업은 되돌릴 수 없는 중요한 인프라 사업이고, 앞으로 전진할 것이다, 이런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요. 그런 측면에서 보면, 동해선과 서해선 양쪽에서 착공식을 할 수 있고요. 동해선 같은 경우는 한국 측, 남측에서 강릉-제진 104km 정도가 구간 미싱 링크라 선로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 부분에 대해서 과거에 예비 타당성에서 비용 대비 편익 구조, 이런 것들 문제로 걸림돌이 있었는데요. 이번에는 향후 대북 연결 사업에서는 편익, 이런 구조를 제대로 판단할 수 없기 때문에 여타 이런 부분을 유보하는, 건설을 조기에 착공하고, 남북 동해선 연결 사업을 가속화하기로 정부 방침이 정해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요. 그렇게 되면, 서울에서 강릉까지는 KTX가 다니거든요. 그러나 강릉에서 제진까지 철도만 새로 연결되면, 제진에서 바로 북쪽으로 나가면 삼일포, 금강산청년역, 온산, 더 올라가면, 나진, 하산, 경제자유구역까지 연결되고요. 바로 넘어가면 블라디보스토크입니다. 그래서 시베리아 본선과 연결되는 한반도 동해선 축을 중심으로 한 시베리아 연결 노선이 되는 거고요. 경의선은 사실상 지금 연결이 되어 있는 겁니다. 얼마 전에 경의선 남북 철도 공동 조사사업에서 서울에서 출발해서 신의주까지 열차를 운행하면서 조사를 하기로 했었거든요. 운행이 준비됐다가 UN사가 제지를 하는 동안에 연기됐는데요. 그 열차도 상암동 수색기지가 있거든요. 거기서 샤워 시설이라든지, 침대까지 완비한 객차를 준비했고요. 컵라면 박스도 싣고 해서 장기간 신의주까지 달리면서 북한 철도 상황을 조사하려고 했었는데, 잠시 연기가 되었고요. 남북 철도 연결 사업에 대한 드라이브가 걸리면, 신의주까지의 조사도 이루어지리라고 보이고요. 경의선 축이 연결되면 광양에서부터 순천, 여수를 중심으로 한 광양항 컨테이너 기지부터 호남 축을 따라서 경의선 연결되고, 경의선을 따라 쭉 올라가면 평양을 지나서 신의주에 닿게 되거든요. 그러면 신의주에서 압록강 국경을 넘으면 단둥역입니다. 그런데 신의주에서 단둥역까지는 운행 시간이 6분밖에 안 걸려요. 단둥에서 연결 돼면 단둥에서 유럽으로 연결되는 시베리아 횡단 철도는 만주 횡단 노선을 타게 됩니다. 가장 빠른 노선인데요. 지금 한반도 신경제지도라고 알려지고 있는데요. H라인. 호남 축의 광양이나 여수에서 출발해서 경의선까지 올라가는 서해선 축이 있고요. 또 부산에서 동해선 쪽 타고 올라가서 나진, 하선으로 이어지는, 시베리아 횡단 열차 연결되는 선이 있고, 또 DMZ 평화 벨트라고 해서 마치 H자처럼 한반도를 축으로 해서 철도 연결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 철도 공동체. 이것은 문재인 대통령께서 말씀하셨던 부분이기도 하고요. 이런 게 장기적으로 구축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고, 그것의 기초사업으로서 지금 착공식이 준비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이동형> 사실은 제재가 풀려야 실제적으로 사업이 가능할 텐데요. 방금 계속 연결 사업이라고 했거든요. 그런데 북한하고 우리 철도하고 연결하는 것은 어렵지 않아 보이는데, 사실은 북한의 철도 인프라가 좋지 않기 때문에 역사를 새로 짓는다든가, 레일을 다시 깐다든가, 이 작업이 필요하지 않습니까?

◆ 박흥수> 남북 철도 연결 사업은 단계적으로 가야 하는데요. 1단계는 공동 조사를 전제로 하는 거고요. 그렇게 되면, 북한 철도가 김정은 위원장도 말씀했지만, 민망할 정도로 낙후된 상태다. 그 선로 상황을 보면, 침목이라든지 레일이 남측에서 운영되는 현대적인 철도 시설에 비하면 굉장히 열악한 상태이기는 합니다. 2단계는 그런 것들을 개량하고, 보수하는, 계산해서 실제적으로 열차 운행 시간을 단축하고, 안정성을 확보하는 단계가 되고요.

◇ 이동형> 1차는 조사, 2차는 보수가 되겠군요.

◆ 박흥수> 네, 경의선 같은 경우는 지금도 저속으로나마 신의주까지 갈 수 있고, 그런 것을 단계적으로 개량하게 되면, 훨씬 빠른 시간 안에 평양이나 신의주까지 연결될 수 있고요. 3단계는 서울에서 출발하는 신의주까지의 새로운 고속철도를 건설하는 겁니다. 이렇게 새로 건설하는 것은 현재 북한의 사정상 준비만 잘 되면 상당히 시간을 단축할 수 있고요. 그렇게 만약에 고속철도 노선을 건설하게 되면, 서울에서 평양까지가 서울-김천 정도 거리 되거든요. 1시간에서 1시간 15분 정도 운행 시간이 걸리고요. 신의주까지는 2시간 반이면 닿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신의주에서 단둥에서 베이징까지 연결되는 고속철도망이 있습니다. 그러면 서울에서 출발해서 한 6시간 정도 걸리면 베이징까지 닿을 수 있고요. 아침에 조금 일찍 출발하면, 베이징에서 점심식사도 할 수 있는 3단계 철도망까지 완결되면요. 그런 새로운 변화의 시대가 열리게 되는 거죠.

◇ 이동형> 우리가 계속해서 꿈을 한 번 그려보는 것은 방금 얘기하신 것처럼 북한을 지나서, 중국을 지나서 혹은 러시아를 지나서 유럽까지 가는 것 아니겠어요? 그런데 또 중국하고 우리가 레일이나, 이런 것이 다르다면서요? 그러면 갈아타야 하는 겁니까?

◆ 박흥수> 가장 중요한 인프라 중 하나가 궤도고, 궤도 간격인데요. 원래 남북한 철도는 일제 강점기 때 지어졌기 때문에 표준계로 궤도 간격이 같습니다. 호환성 이런 문제는 없는데, 단지 시설이 낙후되었기 때문에 개량해야 한다는 것이 있고요. 또 중국도 남북한과 같이 표준계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다만 몽골이나 러시아 철도는 궤도 간격이 조금 넓은 광계거든요. 중몽 국경이나, 중러 국경에서는 기차의 바퀴 장치라고 하는데, 그것을 갈아줘야 합니다. 국경에서 물류나 이런 것들을 변환하는 작업은 이미 준비된 열차에 화물을 바꿔 싣거나, 아니면 바퀴 장치를 바꾸거나 하는 것인데요. 지금 대체적으로 그런 바퀴 장치를 표준계에서 넓은 광계로 바꾸는 건데요. 지금 한국철도기술연구원에서는 표준계와 광계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가변식 대차 기술을 개발했고요. 상용화 단계까지 가서 이런 기술이 적극적으로 도입된다면, 궤도 호환성이 없는 국경 통과에 있어서도 난관이 없어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러시아의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통해서 유럽까지 가는 철길이 훨씬 더 단축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는 거죠.

◇ 이동형> 그러면 교체하지 않고도 바로 갈 수 있다는 건가요?

◆ 박흥수> 가변 대차라는 건 바퀴 장치가 스프링에 의해서 궤도에 맞게 늘었다 줄었다 할 수 있는 것을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한국 기술로 개발해 놓은 상태입니다.

◇ 이동형> 혹시 몽골 철도 관계자들은 만나보셨습니까?

◆ 박흥수> 제가 내일 또 몽골로 출장을 가는데요. 2주 전에 몽골 철도 관계자를 만났는데, 그분들 하시는 말씀이 저희보다 더 남북 철도 연결에 관심을 갖는 거예요. 더 적극적으로 남북 철도가 연결돼서 어쨌든 남한이 가지고 있는 기술력과 물류의 흐름이 몽골 쪽으로 연결되기를 바라고 있는 겁니다.

◇ 이동형> 몽골 입장에서는 그렇겠죠. 해상으로도 안 되고 하니까요.

◆ 박흥수> 특히 몽골은 바다가 없는 나라이기도 하고요. 단지 몽골이 아니라 러시아나 중국 측 관계자들도 굉장히 남북 철도 연결 사업이 빨리 진행되기를, 그래서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는 상태고요. 몽골 관계자들이 더 적극적으로 얘기하는 것을 보고 저는 남북 철도 연결이 단순히 남과 북의 철도 연결, 이게 아니라 동아시아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구나. 몽골 관계자는 직접적으로 그런 얘기도 했어요. 남한에서 출발한 열차가 북한을 통과하고, 그것이 중국 철도와 연결해서 몽골을 통과하게 되면, 자신들이 시베리아 횡단 철도가 연결되는 철도망의 효율성, 수익성도 높아지고, 그러면 그것이 남북한에도 몽골에도 이익이 된다. 남북 철도 연결 사업은 단순히 남북만 이득을 얻는 것이 아니라 동아시아 전체가 서로 윈윈하는 철도 인프라다, 이렇게 볼 수도 있는 거죠.

◇ 이동형> 방송 들어오기 전에 제작진에게 했던 이야기, 남북 철도 연결 사업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의 것일 것이다. 방금 이야기한 그런 의미입니까?

◆ 박흥수> 그렇죠. 한국 철도망이 총 철도 면적이 4천 1백km입니다. 호남선, 전라선, 경부선, 장항선, 다 합쳐도요. 그런데 이게 폐쇄된 망이었죠. 북한이라는 지역을 통과하지 못하다 보니까 섬으로 갇혔는데, 최근에 한국이 OSJD라고 국제철도협력기구에 가입했거든요. 29번째, 마지막 가입국인데요. 이 국제철도협력기구는 시베리아 횡단 철도를 중심으로 한 중앙아시아와 동북아시아, 동유럽, 이 국가들이 회원으로 가입한 철도 협력 기구입니다. 이 국가들의 철도 km 수가 28만 km입니다. 4천 1백km의 폐쇄된 철도망에서 28만km라는 어마어마한 물류 네트워크에 한국 철도가 연결되는 것이거든요. 그렇게 되면 우리가 이제껏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패러다임, 철도를 중심으로 한 물류 패러다임이 새롭게 열리고요. 그리고 그것이 가져올 변화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클 것이다, 이렇게 예상할 수 있죠.

◇ 이동형> 하나 궁금한 것. 그렇게 돼서 독일까지 가고 하게 되면요. 국경 통과할 때마다 어떻게 하죠? 여권이나 비자, 이런 것은 어떻게 합니까? 타고 있으면 알아서 해줍니까?

◆ 박흥수> 제가 국경을 통과해봤는데요. 열차 안에 타고 있으면 국경 경비대랑 출입국 업무를 하는 관계자가 타서 객실 여권을 다 가져가고요. 잠시 정차하는 동안 심사 끝나면 도장을 찍어서 다시 돌려줍니다. 공항에서처럼 다 내려서 입출국 심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요. 열차에서 타서 기다리면 되고요. 또 어떤 국경에서는 국경에 잠시 내려서 똑같이 출입국 시설이 있습니다. 거기서 면접을 하고, 스탬프를 찍고, 다시 열차에 타기도 하고요. 다양한 방법이 있는데, 그렇게 통과하는 시간이 길지는 않습니다.

◇ 이동형> 그러면 서울역, 강릉역, 부산역, 이런 역들이 국제역이 될 수도 있겠네요?

◆ 박흥수> 1938년대 서울역 전광판, 그 당시는 전광판이 아니었지만요. 아날로그식으로 돌아가는 판이었지만, 북경이라고 베이징행 열차가 서울역에서 출발했습니다. 서울역은 과거에도 국제역이었고요. 새로 국제역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서울역, 과거 경성역이 국제역이었던 것을 새로운 의미로 복원한다는 의미도 될 수 있는 거죠. 남북 철도 연결이 되면 서울역 전광판에 베이징이나 하얼빈, 이런 국제도시들이 명실상부하게 뜰 수 있고요. 그렇게 되면, 드디어 서울역이 대륙이랑 이어지는 국제역의 출발역. 부산역이나 목포역도 마찬가지고요. 그런 길이 열릴 수 있는 거죠.

◇ 이동형>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그렇게 되다면, 물류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것뿐만이 아니고, 여행의 패러다임도 바꿀 수 있겠고, 문화의 패러다임. 예를 들면 중, 고등학생들이 유럽으로 기차를 통해서 수학여행 갈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 박흥수> 그렇죠. 굉장히 아름다운 풍경을 안고 있는 이르쿠츠크의 바이칼 호. 이런 곳에도 열차를 타고 갈 수 있고요. 저는 청소년들한테 보여주고 싶은 게 국경을 눈높이로 넘는 경험을 체험시켜 주고 싶어요. 대한민국의 청소년들한테요. 우리가 해외여행이라고 하잖아요. 말 그대로 바다 바깥으로 나가는 것이거든요. 섬이기 때문에. 그런데 육로로 대륙으로 연결되면 우리가 비행기 타서 기내식 먹고, 잠시 있다가 비행기 내려서 출입국 심사를 보는 것이 아니라, 눈높이로 국경을 넘고, 간판의 글자와 풍경이 바뀌는 경험들은 색다른 경험일 수 있거든요. 우리가 딛고 있는 땅이 폐쇄된 땅이 아니고, 열린 땅이고, 상호 교류와 협력을 통해서 평화와 번영으로 나갈 수 있는 곳이라는 것을 알려줄 수 있겠고요. 그런 미래를 청소년들이 바라볼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는 거죠.

◇ 이동형> 그렇게 되면 지금처럼 2박 3일, 3박 4일 가지고는 안 되고, 한 2주 왔다 갔다. 이 정도는 수학여행을 가야 하지 않겠나 싶은데요.

◆ 박흥수> 지금 청소년들이 너무 공부에 시달리고 고통 받고 있는데요. 광대한 바이칼 호를 보면 바다 같거든요. 그런 데서 호연지기도 기르게 하는 것이 청소년들의 미래를 위해서 더 좋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해봅니다.

◇ 이동형> 그렇네요. 당연히 티켓 값도 비행기나 이런 것보다는 훨씬 쌀 테고요.

◆ 박흥수> 지금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모스크바까지가 시베리아 횡단 열차의 기점에서 종점이거든요. 9,288km고요. 세계 최장 노선입니다. 그런데 이 열차 요금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끊으면 3등실 침대칸이 현재 환율로 20만 원대 초반입니다. 엄청난 거리인데, 20만 원대 초반이고요. 한국에서 출발하면 현지의 환율과 운임 체계를 보면, 3등실을 끊으면 35만 원 정도면 서울역에서 모스크바까지 가지 않을까. 그런데 3등실은 6인실 침대칸이기 때문에 불편한 면이 있어서 2등실을 끊어도 65만 원 정도면 서울에서 열차 요금을 내고 유럽까지도 갈 수 있는 티켓을 구할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을 해볼 수 있습니다.

◇ 이동형> 지금이라면 그렇다는 거죠. 알겠습니다. 그런데 인프라도 얘기했고, 철도 연결 사업도 얘기했고요. 결국은 우리 돈이 조금 들어가야 하는 것 아니겠어요?

◆ 박흥수> 많은 분들이 남북 철도 연결 사업에는 엄청난 비용이 들 텐데, 그건 북한 퍼주기 아니냐, 이런 이야기도 하는데요. 지금 남북 철도 연결 사업이 가속화되고, 3단계 고속철도를 신설하는 것까지 발전하게 되는 과정에서 동아시아 4개국, 일본도 있고, 러시아도 있고, 중국도 있고요. 이런 나라들이 공동 투자를 하려고 하고 있고요. 그런 과정에서 서로 협력을 하게 되면, 한국에서 생각보다 크게 비용을 초기에 들이지 않을 수 있고요. 또 지금 당장 진행되는 북한 철도 개량 사업에서는 더 적극적으로 한국의 기업들이 북한 철도 개량 사업에 들어가게 되면, 그것이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라든지, 새로운 기회가 열리는 것이지, 단순히 퍼주기는 아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게 남북 철도 연결이 되고, 단순히 퍼주기 이런 문제가 아니라 이게 연결됨으로써 남북의 이해관계가 같이 걸리게 되거든요. 그렇게 되면, 평화를 유지하는 데 굉장히 중요한 인프라로서의 역할을 하게 되고요. 또 장기적으로는 새로 대륙으로 길이 열리면서 얻게 되는 이익들이 지금 건설비를 투자하거나, 보수비를 내는 것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그 정도 투자비용은 한국이 충분히 감당해내야 하지 않나,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 이동형> 지금 당장은 착공식밖에 못 하는 상황일 수밖에 없는데요. 대북 제재 때문에요. 만일 대북 제재가 서서히 풀어진다고 하면, 북한과는 이미 협의가 된 상태이기 때문에 상당히 빠른 시간 안에 이것이 해결될 수 있을까요?

◆ 박흥수> 지금 제재가 해소되기를 철도 분야뿐만 아니라, 도로나 가스, 각 북한과 관련된, 공동 사업을 할 분야들이 굉장히 많은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요.

◇ 이동형> 북한도 미리 법령을 바꿨다고 하더라고요.

◆ 박흥수> 트럼프 대통령도 평양에서의 정상회담에 굉장히 관심을 갖고, 미국 관계자들도 새로운 변화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그래서 만약에 북미 정상회담이 다시 열리고, 그 속에서 비핵화 프로세스를 서로 합의하고, 또 그 과정에서 대북 제재에 일정 부분 해제가 된다면, 남북 연결 사업이라든지, 각종 공동 사업은 굉장히 100m 스타트 라인에서 출발 신호만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가속화될 수 있는 분위기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 이동형> 지금은 그러면 북한에서 속도는 어느 정도 납니까? 30~40km라는 얘기도 있던데요.

◆ 박흥수> 지금 경의선만 따져보면, 개성에서 평양까지는 한 30~40km로 달리고요. 평양에서 베이징까지 국제 열차가 다니고 있습니다. 평양에서 신의주 구간은 한 50km 정도 속도를 낼 수 있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느리게라도 갈 수 있는 게 중요하고요. 이 정도 속도면 한국이 한국철도공사가 가지고 있는 보수 능력이 있기 때문에요. 남북 공동 사업만 전개되면 이런 문제는 빠른 시일 안에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이동형> 철도 레일 보수 사업만 하면 되는 것인지, 아니면 속도를 내려고 하면, 열차까지 바꿔야 하는지요?

◆ 박흥수> 일단 레일과 침목, 또는 신호 시스템, 이런 것들이 완비되면, 북한 객차로도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요. 북한 열차의 성능이 낮아서 속도를 못 내는 것이 아니라 시설이 안 좋아서 속도를 못 내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북한의 열차로도 충분히 속도를 낼 수 있고, 또 한편으로는 한국 로템이라는 굉장히 우수한 철도 차량 개발 능력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 있습니다. 이 기업들이 새롭게 북한의 철도 차량을 제작해서 납품할 수 있는, 그렇게 되면 훨씬 더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한국의 철도 차량 제작 기업들에게도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이동형> 역사는 어때요? 플랫폼도 바꿔야 할 것 같은데요? 만약 그렇게 된다면요.

◆ 박흥수> 이게 플랫폼이나 이런 것들은 호환이 되기 때문에 열차가 정차해서, 플랫폼도 저상과 고상, 이런 식이 있어서요. 지금 지하철, 전철이 다니면서 바로 승강문이 열리면 직선으로 가는데요. 일반 열차를 타면, 계단을 밟고 올라가잖아요. 고상홈일 경우에는 시설 개량이라든가 그런 것이 필요할 수 있지만, 일반 열차가 다니는 곳은 특별하게 우선순위에서 역 시설까지 개량하지 않아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조건입니다.

◇ 이동형> 또 하나, 그러면 열차도 개량하고, 레일도 개량하고 했는데, 이게 또 복선이 아니고, 단선이라고 한다면, 왔다 갔다 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잖아요. 복선도 생각해봐야 하지 않겠어요?

◆ 박흥수> 원래 경의선은 복선으로 과거에 다녔었고요. 그런데 북한의 경제 사정이 너무 안 좋으니까 복선을 활용할 수 없어서 단선으로만 유지됐는데, 지금 다니는 단선 선로 옆에 과거에 다니던 복선 길은 있습니다. 그래서 원래 철도 시설을 건설할 때 레일 놓기 위해서 길을 닦아야 하거든요. 그 작업도 굉장히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한데, 길은 있으니까 그것들을 조금 더 보수해서 복선을 깔게 되면 훨씬 더 열차 이용환경은 편리해지고, 빠른 속도도 낼 수 있는 거죠.

◇ 이동형> 어떻게 보면 정말 꿈과 같은 이야기였는데요. 문재인 정부 들어서 3차 남북 정상회담입니다. 3차 남북 정상회담 하면서 이게 꿈만으로는 그치지 않겠다, 라는 생각도 가지게 돼요. 그리고 중국이나 몽골 같은 경우에도 우리보다 더 여기에 관심이 많다고 하니까 그렇다면 투자도 이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 박흥수> 이미 중국은 일대일로 사업의 일환으로서 평양까지의 고속철도 연결을 하겠다, 이렇게 나서고 있고요. 한발 더 나아가서 서울까지도 연결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 이렇게 굉장히 적극적으로 나오고 있기 때문에, 지금 남북 철도 연결 사업은 어떻게 보면, 동아시아 철도 시장에서 경쟁과 협력이 동시에 벌어지는 공간이 되어 버렸거든요. 중국과 러시아와의 공동보조와 협력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한국 철도가 가지고 있는 기술력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활용해서 선제적으로 대응해나가는 것도 중요한 과제일 수 있습니다.

◇ 이동형> 지난번인가요? 우리 측 관계자들이 북한 열차를 타고 방문했을 때, 가리개로 다 가렸다고 하더라고요. 바깥 풍경을 보지 못하도록. 그렇게 하면, 연결 사업해서 의미가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 박흥수> 그 당시에 가리개로 가렸던 것은 풍계리 핵실험장 갈 때, 13시간 걸려서 평-나선으로 해서 풍계까지 간 건데요. 그 당시까지만 해도 여러 가지 동해안의 북한의 군사기지라든지, 아니면 북한 측에서 민망해서 보여주기 싫어하는 풍경들이 노출되는 것을 꺼려했는데요. 저는 지금 남북 관계가 시간이 가면 갈수록 반전과 반전, 급변하고 있어서요. 지금 김정은 위원장은 그런 여러 가지 낡은 현실적인 문제도 대놓고 보여주자, 우리 실제 얼굴을. 남북 철도 연결이 되고, 관광열차도 만약에 다니게 된다면 열차 창문에 가리개 올리는 것 정도는 충분히 쉽게 해소될 수 있지 않을까. 서로 이해하고, 사정을 공유하게 되면, 그런 문제들은 어렵지 않은 문제라고 봅니다.

◇ 이동형> 네, 그래요. 북한 철도, 도로 연결의 경제적 효과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나올 것이다, 이렇게 판단하고 계신 것이죠. 알겠습니다. 우리 철도도 한반도를 넘어서 대륙으로 뻗어 나갈 날이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아까 섬이라고 표현하셨잖아요? 사실은 섬 같은 곳이죠. 북쪽으로 막혀있었기 때문에요. 그런데 이게 대륙으로 연결될 수 있는 가능성이 펼쳐진 건데요. 앞으로 어떤 부분이 기대되고, 어떤 부분을 우리가 생각해야 하는지 마지막한 말씀만 듣고 마치겠습니다.

◆ 박흥수> 지금 한편으로는 러시아 같은 경우는 세계 최대, 최장 노선의 시베리아 횡단 철도를 운영하고 있는 철도 강국입니다. 직원 수가 95만이고요. 또 중국은 세계 최대의 고속철도 노선을 운영하고 있고요. 200만이라는 철도 직원을 가지고 있는데요. 한국 철도는 그런 철도 강국들에 비하면 굉장히 작은 규모의 나라인데, 한국이 가지고 있는 기술력, 또 고속철도 운영 능력 같은 것을 따져 봤을 때 철도 강소국으로서 아시아 철도 시장에서 경쟁하고 협력해야 하는 것이죠. 그런데 한국 철도의 현주소를 보면, 이러한 대륙 철도 시대가 아주 먼 미래인 것처럼 염두에 두고, 여러 가지 비효율적인, 고속철도를 SR과 코레일이 분리해서 운영한다든지, 또 시설과 운영 기관이 분리되어서 갈등을 빚는다든지, 이런 일들이 오랫동안 벌어졌는데요. 이 기회에 한국 철도의 콘트롤타워를 새로 정립하고, 그것이 향후 대륙 철도 연결 시대와 또 동아시아 철도 공동체의 주춧돌이 되기 위해서 한국 철도를 내실화하는 과제도 중요한 과제일 수 있다.

◇ 이동형> 네, 그리고 몽골, 또 동북 삼성, 이쪽에 경제 의존도를 우리 쪽으로 더 가져올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고요. 한 번 기대를 해보겠습니다. 우리가 안 한다고 하면, 중국이 하겠다고 할 테니까 우리가 주도적으로 나서서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철도 전문가 박흥수 기관사였습니다.

◆ 박흥수>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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