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상국가' 부각 주력...미국과 힘 겨루기 염두

북한, '정상국가' 부각 주력...미국과 힘 겨루기 염두

2018.09.18. 오후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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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가 주목하는 이번 평양정상회담에서 북한은 스스로 정상국가이고 김정은 위원장은 정상적 지도자라는 걸 알리는 데 주력하는 모습입니다.

비핵화와 체제 보장 사이에서 미국과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북한이 세계를 상대로 한 여론전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이대건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4월 1차 남북정상회담 때 북한 리설주 여사는 김정은 위원장을 '남편'으로 호칭했습니다.

한 국가의 정상적 지도자이면서 한 가족의 가장임을 강조한 겁니다.

[문재인 / 대통령 : 우리는 오늘 하루 사이에 아주 친분을 많이 쌓았습니다. 두 분도 친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리설주 / 여사 : 아침에 남편께서 회담 갔다 오셔서 문 대통령님과 진솔하고 좋은 얘기도 많이 나누고 회담도 잘됐다고 하셔서 정말 좋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에 도착했을 때도 김정은 위원장은 리설주 여사와 함께 했습니다.

정상회담 일정에 부인과 동행하는 외교적 관례에 따른 겁니다.

이 같은 모습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도드라졌습니다.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 안내에 따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 리수용 당 국제담당 부위원장 등과 일일이 악수합니다.

북한의 국가 서열 순으로 평양국제공항에 북한의 당·정·군 핵심 인사들이 총출동한 셈입니다.

이어 문 대통령 안내에 따라 김 위원장이 우리 측 인사들과 인사를 나눈 것도 다른 국가 행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입니다.

북한이 이 같은 모습을 강조하는 이유는 스스로 고립 국가가 아닌 정상 국가라는 사실을 이번에 전 세계에 확실히 알리려는 의도가 강합니다.

북한은 비핵화를 실천하는 과정에서 먼저 미국으로부터 경제 제재 해제와 함께 체제 보장을 받는 게 절실합니다.

김 위원장은 이미 공항 영접 때 과시했듯이 북한 내 당·정·군을 모두 장악하고 있는데도 미국으로부터는 그에 걸맞는 예우를 받지 못한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회담뿐만 아니라 앞으로 있을 미국과의 힘 겨루기 과정에서도 북한은 김 위원장 이미지를 독재자에서 정상 국가 지도자로 바꾸려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이 이번 정상회담 기간에 행사 대부분을 생중계로 하기로 결정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입니다.

YTN 이대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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