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적인 관계" vs "한미훈련 살아있어"...어느 장단에?

"환상적인 관계" vs "한미훈련 살아있어"...어느 장단에?

2018.08.30. 오전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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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영식 / 경희대 평화복지대학원 교수

[앵커]
요즘 북미 관계는 좀 오리무중입니다.

한미 훈련은 하겠다는 건지, 안 하겠다는 건지, 종전선언은 또 어떻게 돼 가는지. 북미관계, 북핵 협상은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궁금한 게 많은데요.

전문가 잠시 연결해서 분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봉영식 경희대 평화복지대학원 교수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십니까.

[앵커]
일단 어제였죠. 매티스 국방장관의 발언으로 시작이 됩니다. 그때 한미 훈련 재개를 강하게 시사를 했거든요.

매티스 장관의 입장부터 정리해 주시죠.

[인터뷰]
그러니까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최대 압박, 최대 관여가 계속 유지되고 있죠. 최대 압박에는 현재까지는 경제 제재 조치가 가장 강력한 그런 압박 수단으로 계속 선택돼 왔는데 지금 북한이 가시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다, 이런 판단이 나오기 때문에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에 미국이 유화책으로 제시했던 한미 연합훈련의 중단을 다시 철회함으로써 그 압박의 수준을 높이겠다, 이런 수순으로 읽힙니다.

그리고 지금 한국과 미국 사이에서는 방위분담 협상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미국 측에서는 훈련 기간 동안에 미국의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 비용을 한국이 부담해라 이런 주장도 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북핵 문제와 관련이 직접적으로는 없습니다마는 이러한 것을 강조함으로써 미국 정부로서는 한국 정부에 대해서 훈련을 재개한 다음에 한국 정부가 한미 동맹에서 더 큰 재정적 부담을 해라, 이런 카드로도 사용할 수 있는 그런 효과가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러니까 매티스 장관의 발언은 상당히 여러 가지를 함의를 하고 있었던 발언이었던 것 같습니다.

[인터뷰]
그렇죠. 미국 입장에서는 손해볼 게 없는 것이죠.

[앵커]
그런데 하루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또 다른 얘기를 합니다. 보통 표현도 아니고 환상적 관계라고 했습니다, 환상적 관계.

그러면서 한미 훈련에 큰돈 쓸 이유도 없다,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 이게 누구 말이 맞는 건지요?

[인터뷰]
트럼프 대통령 자신은 자신의 발언에 아무 모순이 없다, 이렇게 생각할 것 같습니다, 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보면 시진핑 주석이라든지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 아주 좋은 친구다, 우리는 환상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다 이런 얘기를 많이 했지 않습니까?

그런데 중국하고 미국하고 지금 무역전쟁을 하고 있는데 그러면서도 시진핑 주석은 나의 친구다, 위대한 지도자다 이런 얘기도 계속 하고 있거든요.

그 말은 뭐냐하면 나는 너를 높이 평가하니까 핑계를 대지 말고 약속한 것을 지켜라. 즉 미국 우선주의를 강력하게 상대방에게 책임전가를 하는 그런 발언인 것이죠.

[앵커]
그것도 협상전략이군요?

[인터뷰]
그렇죠. 트럼프 행정부의 가장 강력한 전략자산은 불확실성입니다. 예측 불가능한 것이죠.

여러 가지 모순된 발언과 행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 중국 입장에서도 미국이 어느 선까지 갈지를 모르는 것이거든요.

사실 이런 벼랑끝 전술은 북한의 특기였습니다, 과거에. 그런데 처음으로 북핵 위기 발발 이후 25년 만에 처음으로 그것이 북한에 유리한 전략이 아니라 미국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이죠.

[앵커]
그런데 그게 미국에게는 유리한지 모르겠지만 우리 국방부 입장에서는 참 헷갈릴 수밖에 없습니다.

장관은 재개할 것처럼 얘기를 하는데 대통령은 재개하지 않는 쪽으로 얘기하고. 국방부 입장에서는 어떤 식의 판단을 내려야 된다고 보십니까?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이런 발언들을.

[인터뷰]
우리가 정부라고 할 때는 단일체로 생각하기가 쉬운데 행정부도 있고 그다음에 청와대가 있고 행정부 안에도 외교부가 있고 국방부가 있고 다 역할이 다르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국방부 입장에서는 국방, 안보 문제를 가장 우선시해서 싸워서 이기는 강한 군대를 유지하는 것이 국방부의 가장 큰 책무 아니겠습니까?

외교는 외교부가 하더라도. 그리고 청와대에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것이고 통일부는 또 남북관계에 초점을 맞출 것이기 때문에 국방부 입장에만 제한을 해서 말씀을 드린다면 훈련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강력한 군대를 유지하기는 힘든 것이죠.

유사시에 대비하는 것이 국방부의 책무이기 때문에. 협상과 외교는 행정부의 다른 부처와 청와대에 맡기고 국방부 입장에서는 안보에 주력하는 것이 맞지 않나 싶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훈련을 할 것을 염두에 둬야 된다, 이렇게 봐야 되는 건가요?

[인터뷰]
그렇죠. 원칙만 말씀드린다면 훈련을 할수록 군대는 전투태세가 강화되고 더 승리할 수 있는 군대가 될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기 때문에 국방부 입장에서는 그런 입장을 고수하는 것이 국방부다운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앵커]
우리랑 훈련을 하는데 우리가 할지 안 할지를 모른다는 것도 참 답답한 현실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대통령의 표현 방식인데요.

그러니까 북미관계가 좋아지니까 지금 당장은 핵 협상도 하고 있는 마당에 한미 연합훈련을 할 필요가 있겠습니까라는 표현을 쓴 게 아니라 돈 문제를 언급을 해요.

거기다가 큰돈 쓸 이유 없습니다. 사업가 출신인 건 압니다마는 매번 이렇게 한미연합훈련을 돈 문제와 연결시키는 것, 이건 어떻게 분석하십니까?

[인터뷰]
그러니까 미국 우선주의죠. 트럼프 대통령만큼 대선 기간 동안에 공약한 것을 이렇게 충실히, 당선된 다음에 충실히 집행한 대통령이 없습니다, 보면.

중국과의 무역 역조현상 개선하겠다고 했고 비공정 자유무역협정 손보겠다고 했고 이민정책 손보겠다고 했고. 어떻게 보면 굉장히 유권자에게 약속한 걸 충실히 지키는 대통령이거든요.

[앵커]
일관성 측면에서는.

[인터뷰]
일관성 측면에서는 그렇죠. 이게 꼭 합리적이라는 말씀을 드리는 것은 아닙니다.

일관성이 있다는 말씀이고 그것이 유권자, 국내 정치 맥락에서는 인기가 있을 이유가 많죠, 결국에는.

[앵커]
알겠습니다. 최근에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탓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게 북한을 겨냥한 겁니까?

그러니까 북한한테 하고 싶은 얘기가 있는데 참는 겁니까? 아니면 진짜로 중국을 겨냥한 겁니까? 어떻게 보세요?

[인터뷰]
둘 다 그리고 한국 정부까지도 겨냥한 것으로 저는 보고 있습니다. 즉 비핵화의 전향적인 조치가 없으면 종전선언을 미국은 주지 않겠다.

핵 리스트를 빨리 제출해라, 시간표를 제출해라, 이런 압박이 있고 또 중국이 북한의 배후에 있기 때문에 북한이 비핵화를 하지 않고 있다라고 중국을 겨냥했기 때문에 만약에 시진핑 주석이 9.9절에 북한을 방문한다면 그리고 종전선언 요구에 대한 북한의 입장을 옹호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할 말이 생기는 것이죠.

이거 봐라, 내 말이 맞지 않았냐. 중국이 정말 북한 배후에 있다. 그리고 이것은 또 한국의 문재인 정부에 대한 경고 메시지도 있는 것입니다.

경제제재 압박을 약화시키는 일제의 조치를 미국은 반대하는데 그런 이탈조짐이 보인다, 좌시하지 않겠다.

그래서 먼저 중국을 겨냥한 것이지만 한국에도 해당이 되는 메시지라고 볼 수 있는 것이죠.

[앵커]
알겠습니다. 이런 가운데 조금 전에 뉴욕 특파원이 전해 온 얘기에 의하면 트럼프가 강조한 게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지난번 김정은 위원장 만났을 때 약속을 했다고 합니다, 종전선언 하겠다고.

그런데 그 말을 바꿨다라는 미국 언론 보도가 나오고 있어요. 이게 지금 상당히 민감한 시기에 종전선언 때문에 지금 교착상태에 빠진 시기에 이런 보도, 어떤 영향을 미칠 거라고 보십니까?

[인터뷰]
글쎄요. 트럼프 대통령이 코너에 몰릴 가능성은 적다고 생각합니다.

약속을 했다 하더라도 그냥 종전선언을 무조건 해 주겠다, 2018년 끝나기 전까지 해 주겠다 약속을 한 것인지, 아니면 비핵화 진전과 맞춰서 할 것을 약속한 것이냐의 해석의 여지가 있기 때문에 미국 입장에서는 북한이 비핵화에 대해서 약속을 안 지키기 때문에 미국도 종전선언을 보류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얘기하면 간단한 것이죠.

이런 조짐이 보이는 것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이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27일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비핵화를 하겠다고 했고 1년 안에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니까 한국 정부까지 끌고 들어가는 것이죠. 종전선언을 미국이 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다. 하지만 북한이 약속을 안 지키기 때문에 늦춰지는 것이다.

그리고 북한이 약속한 건 한국 정부도 보장을 했다, 보증을 섰다, 이렇게 미국의 입장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봉영식 경희대 교수였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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