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끼리 객실내 첫 식사..."하고 싶은 말 다했어요"

가족끼리 객실내 첫 식사..."하고 싶은 말 다했어요"

2018.08.21. 오후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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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상봉 둘째 날인 오늘은 이산가족 상봉 행사로는 처음으로 객실 내에서 가족끼리 오붓한 점심 식사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산가족들은 도시락을 함께 하며 좀 더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김현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치마 올려주세요. 넘어지세요."

곱게 차려입은 한복 자락이 밟히는 줄도 모르고 서둘러 계단을 오릅니다.

거동이 어려워 부축을 받아야 하지만, 손에 든 커다란 선물 꾸러미는 무겁지 않은 듯합니다.

북한 가족들이 향한 곳은 상봉장이 아닌, 우리 측 가족 숙소인 외금강 호텔.

비공개 개별상봉이 허락된 가족들은 이곳에서 못다 한 이야기를 꽃피웠습니다.

"식사 가져왔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북측은 개별 상봉에 나선 가족들의 점심 도시락도 준비했습니다.

나물과 완자 약간, 오이소박이와 달걀 반쪽 등을 곁들인 간단한 식사지만, 처음으로 객실에서 점심을 나누며 자유롭게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나온 가족들의 표정은 한결 밝았습니다.

[이영부 (76) / 이산가족 : (비공개로) 두 시간 만난 것이 71년 동안에 서로 뭐랄까 한이랄까 하고 싶은 말을 다해서 아주 그 이상 더 기쁜 말이 없지. 얼마나 맛있어요. 기분도 좋고.]

[임봉순 / 임현재 할아버지 딸 : 너무너무 좋고 그냥 마음이 따뜻했어요. 그냥 따뜻했어요. 건강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어요.]

북측 가족들도 개별 상봉 뒤엔 좀 더 편안하게 다시 만난 가족들과 인사를 나눴습니다.

남북 가족들은 준비한 선물도 나눴는데 북측은 당국 차원에서 비단 식탁보와 백두산 들쭉술 등 특산주 3병을 일괄 준비했고, 남측 가족들의 선물은 지급한 가방에 넣게 한 뒤 한꺼번에 수거해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YTN 김현아[kimhaha@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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