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이슈] "아이고 내 새끼" 눈물바다 된 금강산

[뉴스앤이슈] "아이고 내 새끼" 눈물바다 된 금강산

2018.08.21. 오후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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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내 새끼"

잠깐의 이별이 이렇게 길어질 줄은 몰랐습니다.

남과 북의 이산가족들은 65년여 만에 아들과 딸을, 또 누이와 동생을 만났습니다.

그 기나긴 세월의 틈은 눈물로 메웠습니다.

[이금섬 할머니 (92세) : 상철아! 상철이 맞아? 상철이 맞니?]

백발의 노모는 긴 세월 그렇게 부르고 싶었던 아들의 이름을 목놓아 불렀습니다.

피난길에 길이 갈리며 헤어졌던 아들은 어느새 일흔이 넘었습니다.

엄마는 주름진 아들 얼굴을 네 살배기 대하듯 비비고 쓰다듬습니다.

"어떻게 살았니", "애들은 몇이나 뒀니"

긴 세월 켜켜이 쌓아둔 질문들을 하나씩 풀어 놓아봅니다.

[유연옥 / 유관식 할아버지 딸 : 아버지, 나 엄마 닮았어요?]

아내 뱃속에 작은 생명이 자라고 있다는 사실도 모른 채 떠났던 피난길.

1주일만 잠시 몸을 피하려 했는데, 68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존재 자체도 몰랐던 딸이 유관식 할아버지 앞에 앉아있습니다.

딸이 가져온 사진 한 장에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흑백 사진 속 그리운 어머니 얼굴, 고왔던 아내 얼굴, 캄캄했던 할아버지의 기억들이 되살아나는 듯합니다.

[김혜자 할머니 (75세) : 이게 나고, 네가 여기 뱃속에 있을 때! 아유~ 진짜~ 정말로~ 아이고 아버지!]

네 살 때 헤어진 동생을 만나러 온 김혜자 할머니.

혹여나 동생이 아니면 어쩌지, 마음 졸이셨다는데요.

동생이 준비해온 사진을 보자 환호성이 터져 나옵니다.

해방 때 헤어져 73년 만에 만난 동생 손을 좀처럼 놓지 못하는 할머니의 얼굴엔 감동과 회한의 눈물이 반반 뒤섞였습니다.

이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사흘, 벌써 절반이나 흘렀습니다.

65년의 그리움을 달래기에는 너무도 부족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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