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해 송환...비핵화·종전선언 속도 낼까?

美 유해 송환...비핵화·종전선언 속도 낼까?

2018.07.28. 오후 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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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선 / 통일외교안보부 기자

[앵커]
북미 정상이 약속한 유해 송환이 정전협정 65주년 기념일에 맞춰 어제 이뤄졌습니다.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는 적은 수이지만, 그래도 트럼프 대통령은 몇 번씩 고맙다고 말했습니다. 북미 정상회담 한 달 반이 지나도록 제자리인 비핵화 협상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지 주목됩니다.

통일외교안보부 김지선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이야기 나온 지가 한참 됐습니다. 그런데 드디어 어제 미군 유해 55구가 송환이 됐는데요. 그간 참 우여곡절이 많았죠.

[기자]
미군 유해 송환은 북미 정상이 즉시 이행을 약속했던 사안입니다. 합의문에 보시면 네 가지 사항이 있는데요. 네 번째 사항인데요. 이 중에서 유일하게 구체적으로 이행이 됐다 안 됐다 말할 수 있는 것이어서 회담 직후에 이루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나왔습니다.

어제가 7월 27일이었죠, 그러니까 정확히 45일이 걸린 겁니다. 말씀하신 대로 좀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직후에 200구를 이미 돌려받았다고 얘기했다가 번복하는 일이 있었고요. 이후 미군이 판문점에 목관 100개를 갖다놓으면서 송환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있었지만 계속 미뤄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오산기지에 금속관 150개를 갖다놨다 이런 게 나와서 규모가 유해가 어느 정도 송환될 것이다, 150구가 송환될 것이라는 사실상 관측도 나왔고요. 지난달 6일이었죠.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방북을 했습니다. 이 때 유해 송환이 이루어질 것이다 이렇게 관측이 나왔지만 이때도 역시 말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되니까 북미 간에 난기류가 형성되는 것 아니냐 이런 우려도 나왔는데요. 지난달 12일에는 미군들이 판문점까지 갔다가 그냥 돌아오는 일도 있었거든요. 그래서 이제는 정말 북미 간에는 신뢰는커녕 오히려 더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도 있겠다 이런 좀 조바심도 나고 그랬는데 결국에는 실무회담 두 차례를 거쳐서 한 달 반 만에 이뤄지게 된 겁니다.

정전협정 기념일에 맞춰서 65주년 기념일에 맞춰서 송환이 되기는 했지만 말씀하신 대로 규모도 당초 트럼프 대통령이 말했던 200구에서 금속관 150개로 줄었고요. 실제로 이뤄진 건 55구니까 상당히 규모가 축소됐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몇 번이고 고맙다 이렇게 말했는데 미국 내에서는 유해 송환에 대해서 의미를 크게 두는 모양이에요.

[기자]
그렇습니다. 정말 고마운지는 정말 봐야 될 것 같지만 어쨌든 지금 굉장히 고맙다고 몇 번이나 말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 북미 정상회담 이후에 미국 내에서 좀 공격을 받는 상황이에요, 여론의 공격을. 북한에서 뭔가 선의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서 비핵화가 진전되지 않으면서 양보만 했다, 받은 것이 무엇이냐 이런 비판인데요.

만약에 북한에서 이런 유해 송환 이후에도 계속 이런 선의의 조치가 나온다면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입지가 확대될 수 있습니다. 그것 봐라. 내가 이렇게 얻어왔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근거가 생기는 겁니다. 이제는 유해 송환이 이뤄지면... 아직은 한국에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게 미국으로 가면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래도 좀더 목소리에 힘을 실을 수 있을 것이고요. 최근에 움직임이 포착됐죠. 북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좀 폐쇄 움직임이 잡혔습니다. 이런 것들이 더해져서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래도 향후 북미 협상을 이끌어가는 데 있어서 국내 여론에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일단 북한의 선물을 받은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조치를 내놓을지 이게 관심인데 좀 통 큰 조치가 나오면 좋을 텐데 그동안 신뢰가 쌓였는지 의문이다 이런 회의적인 시각도 있어서 과연 비핵화 협상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궁금합니다.

[기자]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유해 송환이 사실 별거 아닌 것 같은데 이렇게 우여곡절 끝에 이뤄지면서 오히려 신뢰가 안 쌓이는 거 아니냐 이런 얘기도 나왔는데 냉정하게 보면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유해 송환은 미국 내 여론을 돌리는 데 있어서 어느 정도는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다 이런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제 북한에서 돌아오기는 했지만 유해가 아직 국내 미군기지에 있는 상황이고요. 본국으로는 송환이 안 됐죠. 그러니까 다시 말하면 적진에서는 빠져나왔는데 아직은 전장에 있다, 이렇게 미국인들 시각에서는 볼 수 있습니다. 이 유해는 이제 하와이로 옮겨져서 유전자 검사를 하게 되고요.

그 전에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 사령관의 주관으로 행사가 있을 예정입니다. 또 이게 하와이로 가면 내릴 때 또 당연히 귀환을 환영하는 행사가 있을 것이고요. 이런 상황들이 전해지고 또 유전자 검사를 하면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가는 이벤트가 있겠죠. 이 과정이 하루이틀에 이루어지지는 않을 거고 당연히 시간이 걸릴 건데 이 기간 동안 상당히 미국인들의 애국주의에 호소하는 측면이 있어서 이 기간 동안은 북미 간의 대화의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다, 동력을 제공할 수 있다 이렇게 보는 것들이 전문가들의 시각이고요.

이 과정에서 특히 미국인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전장에 우리는 전우를 남겨두지 않는다. 그리고 한 명의 전우라도 다 돌아올 때까지, 모두가 돌아올 때까지 끝까지 찾는다 이런 것들이 어떤 미국인들의 애국주의 감성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호소하는 이상은 북미관계가 긍정적으로 유지가 될 것이다 이런 관측이 많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우리 정부가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죠. 종전선언은 어떻습니까?

[기자]
종전선언에 대한 입장은 관련국마다 엇갈리고 있습니다. 북한은 연일 종전선언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미국뿐만이 아니라 우리 정부도 역할을 해야 된다고 하는 입장이고요. 반면 미국은 좀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비핵화가 어느 정도 진행이 안 된 상황에서 지금 종전선언까지 해 줄 경우에는 아까 말씀드렸지만 미국 내 여론이 더 악화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좀 조심스러운 상황이고요.

우리 정부는 어쨌든 판문점 선언에서 연내를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그걸 목표로 여전히 두고 애를 쓰고 있는 상황입니다. 원래는 종전선언은 정치적 선언이다 이렇게 봤기 때문에 남북미 3자만 해도 된다.

중국도 할 수는 있지만 꼭 중국이 있지 않더라도 일단은 적대적인 국가였던 남북미 3자가 모여서 하면 그걸로 의미가 있다라고 했던 입장인데 최근에 변화가 감지가 되고 있습니다.

[앵커]
9월 뉴욕 UN총회 때 종전선언 가능성이 외신에 보도가 되고 있더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 배경을 보면 지금 최근에 중국이 변수로 등장을 했는데요. 종전선언이 사실 비핵화 협상이 진전을 봐야지만 가능하다고 한다면 사실 9월은 좀 어렵습니다. 9월 내, 그러니까 지금까지 안 되던 것이 갑자기 비핵화 협상이 속도를 내기가 좀 어렵기 때문에 그런데 지금 최근에 등장한 것이 중국입니다.

중국이 등장한 배경은 북한이 압력을 넣었다 이런 얘기도 있지만 강경화 장관은 그건 아니라고 얘기를 했고요. 확인이 되지는 않고 있습니다. 분명한 건 중국의 종전선언 참여에 대해서 좀 바라보는 인식이 조금 바뀌었다는 겁니다. 그 이전에는 중국이 참여하면 오히려 시간이 지연될 수 있다는 인식이 많았습니다.

왜냐하면 종전선언에는 결국 군축 같은 문제들이 복잡하게 끼어 있기 때문에 서로 한반도에서 미국과 자신의 군사적인 패권과도 관련이 되어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좀 지연될 수 있다라는 시각이 높았는데 지금은 오히려 반대의 목소리가 좀 나옵니다.

북미 후속 비핵화 협상이 속도를 안 내는 상황에서 중국이 끼어들게 되면 오히려 북한의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는 그런 역할을 중국이 할 수 있을 거라고 보는 건데요. 예를 들면 지금 북미 협상 이후에 북중 간에 밀착을 보이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서 중국이 북한에 대해서 대북 제재를 좀 느슨하게 풀었다 이런 얘기도 나옵니다.

그런 만큼 중국이 여전히 북한에 대해서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중국이 북한과 마주 앉게 되면 미국으로서도 비핵화 협상에 있어서 중국이 어떤 긍정적인 역할을 해 줄 것이다, 이런 기대를 할 수 있어서 4자 종전선언 얘기가 나오는 것 같은데 아직은 미국이 중국이 들어오는 것에 대해서 조금 신중한 입장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에 있어서 만약에 다음 주에 열리는 ARF, 외교장관회담이나 이런 데서 진전을 본다면 그렇다면 지금 말씀하신 9월 UN총회에서 종전선언도 긍정적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조심스러운 관측입니다.

[앵커]
아직은 좀 조심스럽게 지켜봐야 할 것 같고요. 그런데 이런 가운데 제재와 관련해서 한미 간 이견이 감지되고 있다 이런 이야기도 들리더라고요.

[기자]
지금 그런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협상카드가 사실 미국으로서는 많지 않은, 몇 개 남지 않은 상황입니다. 한미연합훈련도 일단은 지금 중단된 상황이고요.

그래서 북미 협상이 생각만큼 진척이 안 되면서 제재라도 확실히 가져가자, 이런 분위기가 감지가 되고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요청을 해서 우리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최근에 비밀리에 통화를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통화의 내용이 정부가 발표한 것으로는 대북 정책을 협의했다고 하는데 사실은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파트너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입니다. 지금까지도 그 채널에서 얘기가 되어 왔고요. 하지만 조명균 장관과 통화를 했다는 건 우리의 남북교류에 대해서 할 말이 있었다는 거거든요. 사실은 이 통화는 처음입니다. 미 국무장관과 우리 통일부 장관의 첫 통화고요.

그렇기 때문에 여기서 분명히 남북 교류 그리고 그로 인해서 우리 정부가 대북 제재의 예외를 요청하는 상황에 대해서 우려를 표명하지 않았을까 하는 그런 관측이 나옵니다. 실제로 이후에, 이 통화가 이뤄진 이후에 통일부가 개성공단 기업인들이 개성공단의 상황을 좀 보고 싶다라고 해서 신청한 방북 신청이 있거든요.

그걸 보류를 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주에 국무부의 실무자죠, 한국 담당 과장이 왔는데 사실은 자주 오는 사람입니다. 종종 와서 대북 정책도 논의하고 여러 가지 한반도 문제를 논의하는 사람인데 차관보급인데 이 차관보의 방한도 이번에 특히 주목을 받았던 이유가 이 차관보도 이번에 와서 기업인들을 만났습니다.

그래서 미국의 입장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고요. 이런 배경에는 최근 남북간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우리 정부가 남북 간 교류에 필요한 어떤 대북 제재의 예외를 요청하는 그런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에 이것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는 그런 차원이라고 해석이 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보면 우리 정부가 요청하는 대북 제재의 예외들이 이산가족 행사를 위한 시설 보수, 이런 부분입니다. 그래서 인도적인 것이기 때문에 예외가 웬만하면 이뤄지고 있는데 정부는 이것에 대해서는 제재 완화는 아니다 이런 입장입니다. 우리 정부는 여전히 국제사회와 같이 간다는 입장이고요. 이런 것들은 사회 인도적인 교류를 위해서 꼭 필요한 부분만 하고 있다라는 입장인데요.

제가 볼 때도 개성공단의 경우는 좀 다른 것 같습니다. 개성공단은 확실한 남북 경협의 재개를 알리는 신호탄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앵커]
물론 앞으로 남은 기간에도 변수나 이견은 있을 텐데 앞으로 비핵화 협상 그리고 종전선언 논의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조심스럽게 저희가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통일외교안보부 김지선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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