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지 않은 대운하의 꿈..."수심 6m·8억t 맞춰라"

버리지 않은 대운하의 꿈..."수심 6m·8억t 맞춰라"

2018.07.04. 오후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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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감사원 감사 결과를 보면 4대강 사업은 처음부터 한반도 대운하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입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배가 다닐 수 있게 수심을 최소 6미터에 맞추라고 지시했는데, 결국 자신의 핵심 공약인 대운하의 꿈을 접지 않은 겁니다.

박광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09년 4대강 사업이 한창 진행 중인 낙동강 달성보,

곳곳에서 중장비를 이용해 모래를 퍼 나릅니다.

최소 6m의 수심을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배가 다닐 수 있는 수심 6m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국민 앞에 공식적으로 포기 선언을 했던 한반도 대운하의 필수 조건입니다.

이 전 대통령은 수심이 너무 깊을 필요가 없다는 국토부 의견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보고 당일 최소 수심을 3~4m로, 바로 다음 날에는 4~5m로 늘리라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더 나아가 이후에는 최소 수심 6m와 수자원 8억 톤을 확보하라고 밀어붙였습니다.

사실상 한반도 대운하 준비단계로 볼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박창근 / 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 : 한반도 대운하를 할 때 5천 톤급 배가 다니려면 하천의 수심이 6m 정도는 확보되어야 한다는 것이 당초 계획서에 있었습니다. 머릿속에는 한반도 대운하를 염두에 두면서 이름은 4대강 사업이라고 포장….]

감사 결과 당시 청와대 대통령실 관계자도 "이 전 대통령이 운하에 상당히 관심이 많았다"고 증언하기도 했습니다.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몫입니다.

공사비와 유지 관리비가 막대하고 대운하 갑문의 위치와 같은 곳에 16개의 대형 보를 설치하면서 유속이 느려져 수질은 악화됐습니다.

[박찬석 / 감사원 제1사무차장 : 낙동강 중·상류와 영산강은 COD와 조류 농도 등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남조류의 경우 사업 후 매년 낙동강과 금강 등의 11개 보에서 조류 경보가 발생하고 있었으며….]

게다가 물 확보 지역과 물 부족 지역이 일치하지 않는 어이없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전국 물 부족량의 단 4%만 해소하는 데 그쳤습니다.

YTN 박광렬[parkkr082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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