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끝났어요" 95살 할아버지의 꿈, 또다시 눈물로...

"전 끝났어요" 95살 할아버지의 꿈, 또다시 눈물로...

2018.06.26. 오후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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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앞두고, 어제 예비 후보 500명을 추렸습니다.

'이번에는 꼭 만나야 할 텐데….' 애타는 마음에 노구를 이끌고 추첨장을 직접 찾은 어르신들이 많았는데요.

그 애끓는 사연들 들어보시죠.

[박성은 (95살) / 이산가족 : 나머지 식구는 배 타고 오다가 붙잡혀서 못 넘어왔어요.]

평안북도 출신 95살 박성은 할아버지, 북에 형과 동생을 두고 왔습니다.

형들은 이제 나이가 너무 많고, 살아있다면 93살이 됐을 여동생에게 부모님의 마지막 모습을 전해 듣는 게 할아버지의 마지막 소원입니다.

[이용여 (90살) / 이산가족 : 여태 우리 딸을 못 찾고 있잖아. 죽었으면 내가 잊는데, 살아있는 것 같아 자꾸. 그래서 내가 이번에 꼭 찾으려고.]

황해도가 고향인 90살의 이용여 할머니. 벌써 65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북에 두고 온 세 살배기 딸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분들에겐 시간이 얼마 없습니다.

앞서 소개해드린 두 분 다 아흔이 넘으셨거든요.

그런데 추첨의 벽은 왜 이리 높은 걸까요?

이번에 지원한 남쪽 이산가족만 5만7천 명.

100명만 가능한 이번 행사에 뽑히려면, 무려 569대1의 경쟁률을 뚫어야 합니다.

[박성은 (95살) / 이산가족 : 이름이 없어요? (다시 한 번 해볼게요.) 저는 이산가족은 끝났어요.하아…]

[이용여 (90살) / 이산가족 : 이번이 아니면 끝이지. 언제 또 신청해. 이번에 꼭 찾아줘야 해. 이번에 무슨 일이 있어도 찾아야 돼.]

[김영헌 (90살) / 이산가족 : 이번 상봉 행사에서 빠지는 거에요? (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 거죠? (다음에 또….)]

어제 추첨에서 됐다고 하더라도 8월에 반드시 가족을 만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본인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다시 반을 거르고요.

북측 가족의 생사를 확인한 뒤, 최종 100명에게만 상봉이 허락됩니다.

그리고 나머지 이산가족들은 '다음은 언제가 되려나…' 또다시 기약 없는 기다림을 시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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