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위원장, 최대 관심사는 경제 발전

김정은 위원장, 최대 관심사는 경제 발전

2018.06.24. 오후 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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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선택 / 통일외교 전문기자

[앵커]
지난주 전격적으로 북중 정상회담이 진행됐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북미 정상회담에 이어 북중 정상회담에서도 북한의 경제 발전이 최대 관심사라는 점을 숨기지 않았는데요.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는 한반도 정세 격변 상황. 왕선택 통일외교 전문기자와 함께 점검해 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김정은 위원장이 시진핑 주석을 또 만났습니다. 벌써 석 달째 세 번째인 것 같은데요. 이번에는 한 식구다, 한 참모부다 이렇게 끈끈한 관계를 과시했는데 이번 북중 정상회담을 통해서 북중관계의 변화는 어떤 특징들을 꼽을 수가 있을까요?

[기자]
굉장히 두드러인 특징들이 많이 나타났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양국의 우호 협력 관계를 양쪽, 북중 양쪽에서 최상급이라고 표현하는 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라고 하는 게 특징이고요. 또 하나는 김정은 위원장이 한반도 정세 격변이라고 하는 상황 속에서 주도적으로 이런 상황을 주도하겠다라고 하는 그런 의지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고 그 와중에 경제 발전에 각별한 관심을 계속해서 노출하고 있다, 이런 부분, 그리고 북미관계 개선과 북중관계 개선을 병행한다라고 하는 전략이 이제 의심할 바 없이 드러났다 이렇게 볼 수 있고. 이것과 관련해서 중국도 한반도 안보 정세 격변이라는 상황 속에서 중국도 동참한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관심을 충분하게 노출시킨 그런 특징들을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그런데 과거의 발언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북중 밀착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것 같은데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 중국과의 관계를 동시에 가져갈 수 있을까요?

[기자]
사실 그것이 어떻게 보면 불가능할 것같이 보이는데 북한의 역사를 보면 그런 적이 있습니다. 1960년대에 중국과 소련을 상대로 해서 북한이 등거리 외교라고 하는 전략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 당시에는 소련을 중심으로 한 공산권이 형성이 돼 있었고 북한은 그중에서 약소국이고 강대국이 소련이고 중국이 버금가는 강대국이었는데 북한이 그 강대국을 상대로 해서 등거리 외교를 펼친 겁니다.

[앵커]
김일성 주석 시기네요?

[기자]
김일성 주석 시기에. 그래서 성공을 했습니다, 그 당시에. 그래서 북한이 공산권에서 나름대로 자율성, 외교적 자율성을 갖고 그것을 바탕으로 주체사상이라는 것을 발전시키기도 했어요. 북한이 지금 북중관계와 북미관계를 동시에 발전시키는 것은 미국과 중국을 상대로 등거리 외교를 하는 그런 양상이 되기 때문에 과거에 성공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북한은 믿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앵커]
등거리 외교라는 게 쉽게 말하면 양다리라고도 할 수 있을 텐데 잘못하면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둘다 놓칠 수가 있거든요. 이렇게 위험한 요소도 있는데 북한이 이런 외교전략을 취하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그게 사실은 북한의 외교 전략에서 배합전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이거는 많이 알려진 건 아닌데 배합전이라고 하는 건 뭐냐하면 국가 전략이나 군사 전략에서 하나의 목표를 설정을 하지만 목표 달성을 위해서 모순되는 두 가지 전략을 동시에 진행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서 설명을 드리면 1960년대에 북한이 군사전략을 재검토하면서 정규군을 중심으로 해서 전략을 펼칠 것이냐 아니면 게릴라전법을 중심으로 펼칠 것이냐 고민을 했어요.

그 당시에 월남이 게릴라 전략으로 대성공을 했기 때문에 북한도 게릴라 전법을 해야 되는 것 아니냐 이런 논란이 벌어졌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김일성 주석은 그 당시에 2개 다 해야 된다, 이렇게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그 당시에 유사하게 경제건설을 중심으로 할 거냐, 군사력 건설을 국가전략의 중심에 놓을 거냐. 정반대입니다. 군사력을 건설하면 경제가 안 되고 경제건설하면 군사력이 안 되거든요.

그런데 결국에는 김일성 주석은 2개 다 포기할 수 없다. 경제국방 병진노선을 해야 된다. 병진노선이 그때 나왔습니다. 그래서 사실은 이것은 실패했지만 어쨌거나 2개를 동시에 하는 것을 택했고 5년 전에 김정은 위원장이 핵과 경제 병진노선을 동시에 했습니다. 이것도 모순적인 건데 동시에 했거든요.

지금 북중관계와 북미관계를 동시에 진전시키겠다라고 하는 것은 모순적인 요소가 있지만 북한의 입장에서 과거에 배합전이라고 하는 모순되는 요소를 동시에 하면 일단 하나는 해결이, 1차적인 목표가 되고 그게 안 되면 2차 목표도 달성하면 된다, 이런 입장에 있습니다. 지금의 맥락에서 보면 북미관계 개선을 통해서 총체적인 경제발전을 추구하되 그게 잘 안 되면 북중관계 개선을 통해서 소규모적인 경제발전을 추구할 수 있다, 이런 개념이라서 북한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보면 합리적인 계산이 됩니다.

[앵커]
둘 다 노력하다 보면 둘 중 하나는 되겠지, 이 정도의 전략일 것 같은데. 북한이 최근 들어서 특히 올해 들어서 김정은 위원장이 더욱더 외교에 방점을 찍는 모습인데 이렇게 하다 보면 혹시 국내 정치에 문제는 없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데요.

[기자]
현재까지는 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고 오히려 북한에서는 굉장히 긍정적인 반응이 많이 나타나고 있는 게 사실인데 다만 북미관계 개선이 좀 더 가시화되면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왜 그러냐 하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권력 정당성이라고 하는 내용이 뭐냐하면 미국과 같은 제국주의에 반대를 한다, 그런 문제가 있고 또 완전한 자주민족국가 건설 이런 게 있습니다. 북한 입장에서 보면 남한이 제국주의 미국에 강전된 상태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앵커]
물들었다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해 왔잖아요.

[기자]
그렇죠. 남한이 미국의 노예가 됐다, 이러면서 북한이 남한을 말하자면 해방시켜야 된다, 이런 식의 논리로 북한 주민들을 단결시키는 그런 설명을 해왔거든요. 그런데 미국과 관계 개선을 해버리면 이 설명 구조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런 것들에 대해서 김정은 위원장이 잘 설명하지 못하면 지금까지 우리가 뭐 한 거지라고 하는 북한 주민들의 문제제기가 나올 수 있고 또 그 과정에서 경제발전이라고 하는 부분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제대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면 도대체 그동안 왜 우리가 허리띠를 졸라메고 고생을 했던가.

김정은 위원장 스스로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할 거면 좀 미리 하지, 왜 이제 와서 그 고생 다하고 이제 하느냐. 이렇게 말할 수도 있거든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 김정은 위원장의 설명에 모순이 생기면 결정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앵커]
말씀하신 그 미국 문제도 그렇고요. 특히 핵 문제도 그렇습니다. 그 핵을 갖기 위해서 그동안 북한 주민들이 그 고생을 해왔는데 이제 와서 핵을 없애자라고 하면 상당히 동요가 있을 수도 있을 텐데 김정은 위원장이 이런 길을 선택한 이유는 뭘까요?

[기자]
지난해 신년사, 올해 신년사가 있었고 올해 신년사도 굉장히 흥미로운 내용이 많았는데 지난해 2017년 1월 1일 신년사가 굉장히 특이했습니다. 거기 내용이 뭐가 있었냐면 자기가 무능해서 정말로 참 안타깝다. 유감스럽다 이런 얘기를 직접 했습니다, 육성으로. 그게 뭐냐하면 경제 발전 부분에서 성과가 없어서 참 안타깝다라고 하면서 경제 발전에 또 주민들의 생활 향상에 굉장히 매진하겠다라고 하는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 결국에는 일관성 있게 나타나는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 주민들에 대해서 생활을 향상시키는 모습을 보고 싶다, 그렇게 기여하고 싶다 이런 게 나타나는 것 같고 조금 전에 김희준 워싱턴 특파원의 리포트에도 보면 폼페이오 위원장이 김정은 위원장을 두 번이나 만났습니다.

만난 다음에 지금 평가가 주민들이나 경제발전에 도움이 되는 전략적 판단을 할 것으로 본다라는 얘기를 하거든요. 그것도 김정은 위원장이 충분히 그런 부분에 대해서 폼페이오 장관에게 설명을 한 것으로 보이는데 또 지난 4월 20일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병진노선 다 됐고 앞으로는 경제 발전에만 총력을 집중하겠다,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이런 모든 것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이제 경제 발전을 위해서 주민들의 삶을 향상시키는 데 관심이 있는데 그동안에 이걸 못 했습니다. 왜냐하면 미국이나 한국 쪽에서 반응이 너무 안 좋았거든요. 그런 상태 속에서 비핵화도 하고 또 경제발전도 추진을 하면 어떻게 보면 북한이 그냥 무너질 수 있거든요.

그래서 못 했는데 이번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남북 평화공존이라고 하는 정책을 아주 신뢰성 있게 제시를 했고 또 트럼프 대통령이 최대 압박과 관여라고 하는 정책을 폈는데 압박이라고 하는 것은 북한에서 볼 때 불쾌하지만 관여라고 하는 정책도 있습니다. 맥시멈 인게이지먼트도 있거든요. 그래서 김정은 위원장 입장에서 보면 미국과 남쪽에서 자기의 경제발전에 대한 전략 변화를 받아줄 수 있는 환경이 됐다, 이렇게 판단을 하고 아주 적극적으로 지금 상황을 밀어붙어지 않느냐 이렇게 해석할 수가 있겠습니다.

[앵커]
서로 헐뜯고 비난할 때 보면 언제 마주 앉을까 싶었는데 그랬던 북한과 미국이 지난 12일에 마주 앉았습니다. 아주 획기적인 변화인데요. 이런 북미관계 변화를 평가해본다면 어떨까요?

[기자]
총론적인 차원에서는 획기적이죠. 그러나 각론 차원에서 앞으로 지켜볼 사안이 많습니다. 비핵화라고 하는 부분도 아직 구체적으로 로드맵이 나오지 않았고 이걸 앞으로 로드맵이 나와야 됩니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앞으로 나올 거라고 예고를 했기 때문에 안 나오면 국내 정치적으로 문제가 생깁니다.

그런데 북한의 입장에서도 사실은 제재 해제를 해서 경제발전을 해야 되는데 단기적으로 이게 안 되면 북한도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권력의 정당성이 반제투쟁, 민족국가 건설에서 경제발전으로 넘어가는 상황이기 때문에 경제발전이 가시적으로 나오지 않으면 김정은 위원장도 위험해질 수가 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일단은 약간 속도가 더딘 부분도 있고 그런 게 좀 있는데 다만 미군 유해 송황이라고 하는 차원에서는 가시적인 성과가 지금 나올 것으로 예상이 되고 있고요. 그래서 그런 부분은 긍정적인 요소가 있는데 다만 지금 기억하시겠지만 6월 12일 북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말하기를 다음 주에 6월 12일 기준으로 다음 주에. 그러니까 지난주에 이미 후속 협상이 된다고 했어요.

[앵커]
그런데 움직임이 없는 것 같습니다.

[기자]
움직임 없습니다. 심지어 누가 북한의 대표로 나올지 이름도 안 나왔어요. 이렇게 보는 것은 굉장히 북미 간에 물밑협상 내용이 불만스럽다는 것을 보여주는 겁니다. 이런 것들은 굉장히 안 좋은 신호라서 우리가 앞으로 지켜볼 부분이 많이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말씀하신 미군 유해 송환은 사실 저희가 보기에는 비핵화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어 보이는데요. 과거에 협상을 할 때 폼페이오 장관이 이게 제일 중요한 협상 내용이다라고 말한 적도 있는데 어느 정도로 북미관계 변화에서 중요성이 있는 대목입니까?

[기자]
제가 볼 때는 비핵화 협상이 너무 어렵기 때문에 지금 하루, 일주일, 이주일 안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 어려웠거든요. 그랬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국내 정치 차원에서 굉장한 압박을 받게 됩니다. 당신은 김정은한테 속아넘어갔다, 결국.

[앵커]
뭔가 성과를 보여줘야 되는데.

[기자]
그런 한 달 정도의 기간, 어쩌면 길게 보면 두 달 정도의 기간에 성과가 있었다. 비핵화 협상은 진행되고 있고 또 성과가 나올 것이다라고 미국의 국내 여론, 특히 워싱턴의 전통적인 엘리트들은 굉장히 회의적이거든요. 부정적인 시각이거든요. 이런 부정적인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단기적인 카드로써 미군 유해 송환 카드는 매우 유효하다 이렇게 봐야 됩니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사실은 군사국가입니다. 전쟁이라고 하는 부분에 대해서 미국 국민들이 대하는 것은 굉장히 다른 나라와 다른 부분이 있어서 미국을 위해서 미국을 대표해서 외국에 나가서 전쟁을 했다.

그런데 그 유해를 찾아온다. 이런 것들은 미국의 애국주의를 자극하는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한 달 아니라 두 달 아니라 석 달 이상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긍정적인 지지 여론을 유지하는 데 미군 유해 송환. 특히 200구 정도, 현재로서는 158구 정도가 예상이 되는데 이 정도가 되면 상당한 기간 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북미관계 개선 이 부분을 이런 캠페인을 유지할 수 있는 동력이 될 수 있는 그런 상황이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앵커]
끝으로 남북관계도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적십자회담, 군사회담, 체육회회담 여러 방면으로 회담이 이뤄지고 있는데 장애물이 발생할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하는 겁니까?

[기자]
당연히 눈여겨봐야 될 대목인데 지금 당장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금 지난주 같은 경우 굉장히 남북관계 개선이 긍정적으로 전개가 됐어요. 이산가족 상봉 일정도 나왔고 그런데 북한에서 대남 선전매체, 대외적 선전매체 중에 여러 매체들이 북한의 인권문제를 거론하지 말라. 이것은 도발이다라고 하는 주장을 계속해서 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지금 이 정도로 얘기하고 있는 것은 앞으로 남쪽에서 호응하지 않으면 정상적으로, 공식적으로 문제제기를 한다는 내용입니다. 인권 문제라고 하는 것은 우리 정부 입장에서 굉장히 곤혹스러운 문제인데 이런 문제를 북한이 제기하는 것에 대해서 우리 정부가 굉장히 균형감 있게 대응하지 않으면 국내 여론을 다루기 어렵고 또 미국의 전통적인 엘리트들은 인권 문제에서 굉장히 민감합니다.

이런 문제도 또 봐야 되고. 북한에서는 또 하지 말라고 하고. 이런 상황 속에서 균형을 잡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그리고 남북 교류가 활성화돼서 민간 교류 차원으로 이어지는 단계로 지금 이어지고 있거든요. 과거 사례를 보면 민간 교류 때 우리 쪽이나 북쪽에서 과격한 돌출발언이 나오는 경우가 있어요. 민족공조라는 차원에서 예를 들어서 반미 구호를 외친다든가 이런 식의 구호를 외치는 경우가 나오거든요.

이럴 때 관리가 잘 안 되면 오히려 우리 정부가 민간 교류를 막아야 되는 상황이 생깁니다. 이런 것들이 현재 예상되는 굉장히 민감하고 장애물이 될 가능성이 높은 부분인데 이런 문제에 대해서 사전에 대비하지 않으면 실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고 실수가 발생하면 지금 현재 굉장히 빠른 속도로 굉장히 민감하게 움직이고 있는 한반도 안보 정세 격변 상황이 긍정적으로 흐르지 않고 부정적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조심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앵커]
평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지만 한 발 한 발 더 조심스럽게 내디뎌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왕선택 통일외교 전문기자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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