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 두 번째 회담..."2시간 의견 교환"

남북 정상, 두 번째 회담..."2시간 의견 교환"

2018.05.26. 오후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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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두 번째 남북정상회담이 오늘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렸습니다.

취소됐던 북미 정상회담의 불씨가 극적으로 되살아난 가운데 남북 정상은 일체의 사전 공지 없이 한 달 만에 전격적으로 다시 만났습니다.

청와대에 나가 있는 중계차 연결합니다. 권민석 기자!

두 번째 남북 정상회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오늘 두 번째 정상회담을 열었습니다.

회담은 오늘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2시간 동안 진행됐습니다.

회담 장소는 판문점 북측 지역에 있는 통일각으로, 첫 번째 회담이 열렸던 우리 측 자유의 집에 대응하는 건물입니다.

오늘 남북 정상회담은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됐습니다.

앞서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오늘, 아무런 공식 일정이 없다고 밝혔는데요.

회담이 끝난 지 3시간쯤 지난 저녁 7시 50분에 회담 개최 사실을 전격적으로 공개했습니다.

[앵커]
극비리에 이뤄진 만큼 참석 인원도 극소수였을 텐데 누가 배석했습니까?

[기자]
청와대는 오늘 회담에 누가 참석했는지, 또 의제는 무엇이었는지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현재까지 공개된 건 1분 10초짜리 청와대 전속 영상이 전부인데요.

오후 3시쯤 문 대통령의 승용차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판문점 북측 통일각 앞에 멈춰 서고, 김정은 위원장의 친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환한 얼굴로 문 대통령을 맞이합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북한 인민군이 양쪽으로 도열한 레드카펫을 지나 통일각 로비에서 김 위원장과 조우합니다.

두 정상은 1차 회담과 마찬가지로 문 대통령은 양복, 김 위원장은 인민복 차림이었습니다.

통일각 회의실에서 남북 정상은 각각 배석자 1명만을 앉힌 채 회담을 했습니다.

우리 측은 서훈 국가정보원장, 북측은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으로, 첫 남북회담을 성사시킨 주역들입니다.

[앵커]
남북 정상이 어떤 대화를 나눴을지가 핵심인데 어떻습니까?

[기자]
청와대는 현장음을 모두 제거한 채 회담 영상을 제공해 두 정상의 음성은 담기지 않았습니다.

일단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오늘 "4.27 판문점 선언의 이행과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허심탄회한 의견 교환이 이뤄졌다"고 밝혔습니다.

이 밖에 정상 간 합의 사항 등이 있었는지 등에 대해선 일체 함구하고 있습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취소 번복으로 한반도 정세가 출렁인 상황인 만큼, 북미회담 준비 관련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졌을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스타일을 잘 아는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상당한 조언을 했을 것으로 관측되는데요.

북한 비핵화와 체제 보장 등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문 대통령이 대신 전하고, 북미 회담 성사를 위해 미국 측과 앞으로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도 설명했을 것으로 분석됩니다.

남북관계 개선 방안도 협의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북한이 한미 연합 공군 훈련을 이유로 연기한 남북 고위급 회담 개최와 교류 협력 재개 문제 등이 테이블에 올랐을 수 있습니다.

또 고위급 회담과 함께 장성급 회담, 6·15 선언 남북 공동 기념행사, 8·15 이산가족 상봉 준비 등 산적한 남북관계 일정에 대한 원론적 공감도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남북 정상회담이 한 달 만에 전격으로 다시 열린 배경은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기자]
앞서 문 대통령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취소를 선언한 뒤, 지금의 소통 방식으로는 민감하고 어려운 외교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정상 간 직접 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이때 정상 간 직접 대화는 북한과 미국을 의미한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는데요.

북미 정상회담 전에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만나거나 통화할 방법은 마땅치 않습니다.

때문에, 지난 23일 트럼프 대통령을 대면한 문 대통령이 오늘 다시 김 위원장을 만났으니 북미 정상 간 간접 대화가 이뤄진 셈입니다.

청와대는 그동안 북미 간 중재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겠다고 자임했는데요.

오늘은 중재자가 아닌 촉진자 역할을 하겠다고 했는데, 문 대통령의 이런 역할을 두고 하는 말로 해석됩니다.

[앵커]
두 번째 남북정상회담이 북미 회담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기자]
한 달 만에 다시 만난 오늘,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북미회담을 예정대로 개최하는 방안을 중점적으로 논의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청와대는 실낱같은 희망이 있는 한 포기하지 않고 북미회담 성사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는데요.

미국과 언제든 마주앉을 용의가 있다고 밝힌 김계관 외무성 제1 부상의 담화에 이어 하루 만에,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2차 남북정상회담에 나서면서 비핵화 협상을 깨지 않겠다는 확실한 메시지를 미국에 발신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매우 긍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이죠.

이와 함께, 남북 정상은 북미회담에서 논의할 비핵화 로드맵을 미리 점검했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미 북한이 '트럼프 모델'에 은근한 기대를 나타낸 만큼, 단계적·동시적 비핵화 해법을 고수하지 않고, 미국이 바라는 일괄 타결 방식에 전향적인 반응을 보였을 수도 있습니다.

문 대통령은 북미 간 비핵화 이견을 어떻게 조율해야 하는지, 또 미국을 어떻게 설득할지 조언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북미 회담이 예정대로 열릴 경우 바로 이어서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이 한 자리에서 남북미 회담을 열고 종전선언을 하는 파격적인 방안도 논의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회담 세부 내용이 공개되지 않아 모든 가능성을 지켜봐야 하는데요.

남북 정상 간 합의에 따라 회담 결과는 내일 오전 10시, 문 대통령이 직접 발표하기로 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언론인들이 상주하는 청와대 춘추관 2층 브리핑룸에서 회담 내용을 공개합니다.

이미 춘추관 2층 브리핑룸은 출입이 통제됐습니다.

지금까지 청와대에서 YTN 권민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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