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성의출발새아침] “김정은 직접 나서야지만 북미 대화 재개 가능”

[김호성의출발새아침] “김정은 직접 나서야지만 북미 대화 재개 가능”

2018.05.25. 오전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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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성의출발새아침] “김정은 직접 나서야지만 북미 대화 재개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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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8년 5월 25일 (금요일) 
□ 출연자 :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北내 통전부-위무성 간, 충성경쟁식으로 대미 비난 하는 듯
-외무성 라인 등장하며 상황 꼬여...김계관-최선희 등 인물교체 필요
-트럼프, 北내부 상황 정리하란 메시지일 수도
-북, 뒷문 열고 북미회담 재개 위한 물밑접촉 들어가야
-북, 트럼프에 ‘벼랑 끝 전술’ 통하지 않아 당황한 듯
-트럼프, 현재 판을 봤을 때 협상 성과 어렵다 판단한 듯
-핵심은 김정은... 김정은 직접 나서야지만 북미 대화 재개 가능

◇ 김호성 앵커(이하 김호성): 앞서 1부에서도 북미정상회담 취소에 관한 내용 전해드렸는데요. 이번엔 전문가 연결해서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보도록 하죠.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조성렬 수석연구위원,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이하 조성렬): 안녕하세요.

◇ 김호성: 그전부터 ‘열리지 않을 수 있다’라는 이야기가 있긴 했습니다만 말이죠. 정말 북미정상회담 취소가 됐어요. 이거 어떻게 된 거죠?

◆ 조성렬: 지금 일단 공식적인 트럼프 대통령의 서한을 통해서 나왔기 때문에 일단 미국의 입장이 확정됐다고 볼 수 있고요. 그리고 지금 나오는 이야기를 보면 지난번 싱가포르 실무회담에 북측이 일방적으로 참석하지 않았고, 또 최근에 최선희 아메리카 국장이 펜스 부통령을 지목해서 매우 강경한 어조로 비난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이게 직접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 김호성: 이게 보면 주변에 참모진들의 영향으로 인해서 정상회담이 취소될 수가 있다고 생각되는 건가요?

◆ 조성렬: 굉장히 이례적인 얘깁니다. 사실은 지금 국면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부에서도 여러 강경파들이 있지만 이걸 누르면서 쭉 이끌어왔는데요. 반면 사실은 북한의 경우는 남북정상회담 이후에 김정은 위원장이 모습이 드러나지 않고 있거든요. 지금 북한 내에서 보면 지금까지는 남북정상회담은 통전부 주도로 해왔는데 지금 대미 비난 발언한 측을 보면 다 외무성 쪽이거든요. 김계관 제1부상도 그렇고, 이번에 아메리카 국장도 그렇고. 그래서 이 부분들은 아마도 북한 내에서 어떤 의견조율이 안 된 상태로 지금 아마 내부에서 충성경쟁식으로 나타난 게 아닌가 싶고요. 이 부분에 대해서 미국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보면 이 상태에서 북미정상회담을 하면 제대로 된 성과 나올 수 없다. 과거처럼 질질 끌려가는 이런 협상 패턴에 대한 불안감이랄까, 이런 것 때문에 아마 취소한 것 같습니다.

◇ 김호성: 저희들 기준에서 봤을 때 북한의 이 같은 표현방식은 그렇게 도가 지나치다, 이번엔 정말 지나치구나, 이런 생각이 든다면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는데, 그렇지 않았잖아요.

◆ 조성렬: 이번에 우리가 볼 때는 발언수위는 높았고 형식은 그렇게 높지 않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고 보는데, 중요한 것은 이런 직접 협상을, 북미협상이 오랜만에 재개됐고 또 지금까지 보여줬던 김정은 위원장의 이미지는 대범하면서도 솔직한 이런 이미지였는데, 이번에 김계관 제1부상이나 최선희 국장의 발언이나 이런 부분들은 기본적으로는 과거 2003년부터 있었던 6자회담에 북한이 보여줬던 태도와 비슷하거든요. 그래서 이 부분들이 결국 미국 측에서 보면 현재 북한의 태도가 김정은 위원장의 전향적 태도와 달리 상당히 과거와 같은 패턴을 답습한다, 이렇게 판단했던 것 같습니다.  

◇ 김호성: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서한에서 보면 “마음이 바뀐다면 주저하지 말고 전화나 편지해 달라” 이런 여지를 남겼잖아요. 이건 북한에 공을 돌렸다, 이렇게 봐도 되는 걸까요?

◆ 조성렬: 예, 그렇습니다. 제가 볼 때는 지금까지 북한이 보여줬던 이른바 북한의 김영철 통전부장 라인하고 폼페이오, 지금 국무장관이 됐습니다만 CIA 국장 당시에 이른바 정보기관 라인에서는 큰 문제없이 지금 이끌어왔거든요. 그런데 본격적으로 협상에 들어가면서 이른바 북한의 외무성 라인이 등장하면서 상황이 좀 꼬인 것 같습니다. 아마 이런 부분들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나서서 북한 내부 상황을 정리하라, 이런 메시지라고 보입니다.

◇ 김호성: 지금 속보들이 들어오는 걸 보면요. 북한이 반응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 같아요. “회담 취소는 뜻밖의 일이며 매우 유감이다” 이런 식의 이야기까지 나오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북한이 주말도 있습니다만 어떻게 반응을 계속 보일 것으로 전망하시는지요?

◆ 조성렬: 예. 사실은 지금 앞으로 국면을 전망하는 데 제일 중요한 것은 북한의 태도라고 봅니다. 북한이 과거 2000년대 김정일 위원장 당시에는 북한이 미국이 이런 반응을 보이면 매우 격렬하게 반발하고 세게 미국을 더 비난하는 형태를 취했는데, 지금 김계관 제1부상의 태도를 보면 조금 더 누그러진 모습인 것 같습니다. 사실 결국 김정은 위원장이 나서야만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북한이 가급적이면, 로우키라고 하죠. 미국을 전면에 다시 나서서 대응하기보다는 뒤에서, 어쨌든 과거에 현재 북미정상회담을 이끌었던 통전부와 CIA 라인 아니면 공식 라인이라 하더라도 좀 적절한 인물 교체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결국 북한이 지금 뒷문을 열어놨다고 미국에서 표현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물밑접촉을 통해서 다시 한 번 북미정상회담을 재개 노력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호성: 지금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 발표 내용의 요지는요. 회담 취소에 대해서 ‘뜻밖의 일이며 매우 유감’이라고 했는데, 김계관이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 상대로 해서 얘기를 했을 때 보면 ‘조미회담을 재고려할 수도 있다’ 이런 논지의 이야기를 했다가 지금 담화 발표를 보면 막상 회담이 취소되니까 깜짝 놀란 반응을 보인 거란 말이에요.

◆ 조성렬: 그러니까 지금 과거에 북한 외무성의 협상 패턴은 이른바 벼랑 끝 전술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 패턴을 반복했고 이것이 나름 성과를 거뒀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네 벼랑 끝 전술이 과거에는 통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통하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 같은데 의외로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강하게 나오니까 아마 좀 당황한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 김호성: 앞서 정동영 의원께서 북한의 전략적인 결단,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의 일종의 거래 이런 것에 대해서 설명해주셨거든요. 미국이 북한과의 거래를 하는데 북한 입장에서 봤을 때 상당히 세게 나온다, 이렇게 지금 느끼고 있는 걸까요?

◆ 조성렬: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이 협상의 귀재라고 자처할 정도로, <협상의 기술>이란 책도 썼고요. 그래서 현재 판을 봤을 때, 우선 북한의 태도로 볼 때 협상의 성과가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기본 생각은 협상을 하면 뭔가 얻어야 하고 만약 얻을 게 없는 협상이라면 안 하는 게 좋다는 소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지금 판 돌아가는 걸 보면 이게 별로 북한의 태도나 이런 걸 봤을 때 쉽지 않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일단 취소 결정을 내린 것 같습니다.

◇ 김호성: 김계관 제1부상 이야기를 조금 더 말씀드려 보자면요. “미북 적대관계 실태가 엄중하다”는 표현, 그럼에도 “수뇌상봉이 절실히 필요하다. 미국과 아무 때나 마주앉아서 문제를 풀 용의가 있다”, “트럼프의 방식, 문제해결 현명한 방안이 되기를 기대한다” 이런 정도로 지금 속보가 들어오고 있어요. 그렇다면 대화의 물꼬는 그렇게 단절됐다고 딱 단정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렇죠?

◆ 조성렬: 예. 대화가 완전히 단절된 건 아닙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지금 김계관 제1부상은 다시 또 미국에 넘기는 모양이지만, 핵심은 결국 북한의 태도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북한이 이 부분을 다시 어떤, 김계관 수준에서는 문제를 풀기 어렵다고 보고요. 결국 김정은 위원장이 나서야만 북미관계 정상화에 대한 논의가 재개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김호성: 위원님께서는 예전에 보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관련해서 ‘진정성을 보여주려는 신호다’ 이렇게 얘기하시곤 했잖아요. 그에 앞서서 인질 석방도 있었고요. 이 같은 여러 가지 북한의 미국을 향한 제스처는 트럼프 대통령조차도 ‘아름다운 제스처’라고까지 표현했는데, 당연히 해야 할 일로써 정상회담 직전에요. 그렇게 보이긴 합니다만, 앞으로 북한이 미국을 상대로 해서 어떤 반응을 보이게 될 거라고 보시는지요?

◆ 조성렬: 이번에 김계관 제1부상의 반응에도 나왔듯이 아마 일단 당황한 것 같고요. 두 번째는 아마도 강경한 반응보다는 좀 더 낮은 수위로 대미 부분에 대한 조절을 해나갈 거라고 보고요. 결국 이번에 문제가 된 김계관이라든지 아니면 최선희 어떤 라인의 교체도 불가피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현재 미국 입장에서 본다면 미국을 자극한 이런 부분도 있고. 아마 미국 내에서도 물론 지금 볼턴이라든지 이런 분들의 역할들이 좀 조정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이런 양측의 노력이 있어야만 북미정상회담이 재개될 수 있고, 결코 쉬운 과정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김호성: 마지막으로요. 우리 정부의 역할,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 조성렬: 지금 어느 때보다도 우리 남북정상이 합의했던 정상 간 핫라인이 가동돼야 할 때라고 봅니다. 특히 제가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지금 김정은 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 이후에는 뒤로 물러서고 지금 북한 내부에서는 통전부하고 외무성 간에 충성경쟁이라고 할까요, 주도권 경쟁 같은 게 나타나는 양상이기 때문에 이 문제를 정리하기 위해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나서야 합니다. 그런데 김정은 위원장이 움직이게 하려면 결국 우리 문재인 대통령이 현재 합의해서 아직 개설이 되지 않은 정상 간에 핫라인을 이용해서 김정은 위원장에게 현재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 드리고,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의 새로운 결단. 그래서 지금 트럼프 대통령이 문을 열어놨다고 했기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이 자신의 체면을 유지하는 선에서 결국 이게 다시 한 번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재추진 의사를 밝혀야만 이 문제가 풀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호성: 한반도 운전자론, 다시 한 번 주목받는 단계에 진입하는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조성렬: 감사합니다.

◇ 김호성: 지금까지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조성렬 수석연구위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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