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여건 충족 안 되면 북미회담 무산"

트럼프 "여건 충족 안 되면 북미회담 무산"

2018.05.23. 오전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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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선택 / YTN 통일외교 전문기자

[앵커]
한미 양국 정상이 오늘 새벽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다음 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정상회담 성공을 위해 긴밀한 협의를 계속해 나가기로 합의했습니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기자들에게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했는데요. 왕선택 통일외교 전문기자와 함께 정상회담 결과 자세히 분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일단 의외로 오늘 가장 이슈가 될 수 있는 대목이 정상회담 중이 아니라 그 직전에 기자들 앞에서 나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면 좋고 안 열려도 괜찮다 이런 이야기를 했는데 어째서 이런 발언을 갑자기 했을까요?

[기자]
우리 시각으로 새벽 1시부터 3시까지 2시간 정도 정상회담 일정을 진행했고요.

첫 번째 부분이 단독회담이고 두 번째 부분이 확대정상회담. 단독회담 앞에 모두발언처럼 해서 기자들이 있는 상황에서 약간 1~2분 정도 얘기하는 그런 상황이었는데. 이것이 길어져서 37분을 갔습니다.

한마디 물어보고 한마디 대답하고. 기자 여러분들은 나가주시죠, 이런 식의 상황이 벌어져야 되는데 37분 동안 얘기가 계속이 된 거죠. 그래서 아까 우리가 녹취를 다시 같이 봤지만 그 가운데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라는 그런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다만 그 뒤에 정상회담이 끝나고 나서 정리된 우리 청와대 대변인의 정상회담 결과 설명을 들어보면 두 정상이 북미정상회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는 데 합의했다, 이렇게 발표를 했습니다.

그리고 미국 국무부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또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정상회담 끝나고 나서. 새벽에 여러 가지 일이 많았는데 북미정상회담 열릴 것으로 자기는 확신을 한다,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이런 것들은 아무래도 트럼프 대통령이 본인 입으로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수습하기 위한 노력이다 이렇게 봐야 되고 그런 노력이 아무래도 또 트럼프 대통령의 재가를 받은 행동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폼페이오 장관의 긴급 기자회견의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지금 결론은 북미정상회담, 싱가포르 정상회담은 열리는 쪽으로 봐야 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기 때문에 당분간은 관심 있게 지켜보는 그런 상황은 유지가 될 것이다 이렇게 봐야 하고요.

도대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왜 북미정상회담 무산 가능성을 이야기했는가. 이것에 대해서는 두 가지 또는 세 가지 정도의 생각을 해 볼 수가 있겠습니다.

아마 두 가지 정도가 기본일 것 같은데 첫 번째로는 북한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근에 김계관 제1부상을 통해서 먼저 북미정상회담 취소 가능성을 말하자면 위협을 한 게 있습니다.

그것의 대응 조치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너만 북미정상회담 취소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나도 취소할 수 있다, 이런 식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한 메시지 전달 차원에서 그런 얘기를 했을 가능성이 있고요.

두 번째로는 저는 이 두 번째가 정답일 거라고 보는데 워싱턴의 기존 엘리트들이 최근에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 굉장히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고. 특히 북미정상회담 하는 것 자체에 대해서 회의적인 반응입니다.

그래서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싱가포르 회담을 잘 준비를 해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해서 트럼프 대통령을 속여넘길 것이다.

비핵화를 가지고 회담을 하지만 실제로 비핵화는 안 할 것이고 대신 비핵화에 상응하는 조치만 얻어갈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 당할 것이다, 이런 식의 회의적인 반응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 반응들에 대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일정 부분 반응한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해 볼 수가 있겠습니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이 하고 싶은 말은 나는 그렇게 순진무구하게 김정은 위원장한테 당하는 사람이 아니라 내가 원래 협상 잘하는 사람이고 내가 나이브하게 노벨평화상을 바라고서 모든 것을 내주는 그런 사람은 아니다, 이런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 또는 문재인 대통령으로 하여금 문재인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을 제안한 사람이고 또 가장 강력한 후원자이기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북미정상회담이 왜 좋은지 또 워싱턴 기존 엘리트들한테 설명을 해 봐라 하는 그런 차원에서 그런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 기회를 노출을 하면서 그 과정에서 본인은 순진무구하게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에게 넘어가는 그런 사람은 아니다, 이런 것을 강조하기 위한 제스처가 아닌가 이렇게 해석을 해 볼 수가 있겠습니다.

[앵커]
말씀하신 것처럼 이례적으로 기자회견 시간이 길어졌기 때문에 주목받는 발언들이 많이 있었는데요.

그중에서도 또 시진핑 주석이 최고의 포커플레이어다 하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한 이후에 행동 변화가 있었다 이런 메시지도 전달했는데 이 메시지의 의도는 어디 있을까요?

[기자]
북한이 태도가 변했는데, 분명히 최근에 태도가 변했는데 그 태도가 변한 그 앞에 북중정상회담을 했다.

그리고 북중정상회담을 최근 두 번했는데 첫 번째 북중정상회담, 베이징에서 열린 정상회담은 미리 알리고 해서 좋았는데 이번에는 미리 알리지도 않고 갑자기 했고 그래서 놀랐고 그 이후에 태도가 변했기 때문에 좀 노골적으로 기분 나쁘다, 실망스럽다.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과연 그것 때문에, 그러니까 시진핑 주석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만나서 미국에 대해서 예를 들어서 시진핑 총서기가 김정은 위원장에게 너무 나약하게 하지 말고 미국에 반발하는 모습을 보여라라고 권유를 해서 김정은 위원장이 마치 그렇게 반발하는 것처럼 그런 인상을 주고 있어요, 오늘 아침 말은. 그런 말을 한 건 아니지만. 그렇다면 그런 것들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북중정상회담에 대해서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고 또 시진핑 주석의 역할에 대해서도 상당히 부정적인 요소가 있는 게 아닌가. 어떻게 보면 북한과 미국이 관계 개선을 하고. 그러면 북한이 미국과 친한 나라가 돼서 오히려 중국에 대해서는 적대적인 관계로 돌아갈 가능성, 이런 것에 대해서 시진핑 주석이 걱정하고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어떤 북미관계 개선에 있어서 시진핑 주석이 뭔가 방해를 하는 것이 아니냐.

이런 뉘앙스가 오늘 아침에 나온 상황이거든요.

이런 것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좀 더 정확한 얘기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일단은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그런 자기의 마음을 표현한 것 자체는 의미가 있는 것이고 앞으로 중국의 반응이라든가 또 북한 쪽의 반응 또 중국에 대한 시진핑 주석의 어떤 의도, 숨은 의도에 대한 미국의 계속적인 반응 이런 것들을 앞으로 지켜봐야 하는 그런 상황이 됐습니다.

[앵커]
문재인 대통령은 이제 내가 미국과 북한 사이에 중재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과 어떤 협력 관계 그리고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로 계속해서 북미정상회담까지 가겠다, 이런 이야기를 했고요.

트럼프 대통령도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 매우 신뢰한다, 우리 국민에 대해서 행운이다 이런 이야기를 했거든요. 두 사람의 신뢰관계는 어때 보입니까?

[기자]
정상회담을 하면 항상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될 것이 개인적인 신뢰 관계가 좋아졌느냐, 보통인가 아니면 나빠졌느냐 이걸 봐야 합니다.

정상회담은 대개 브리핑을 하기 때문에 그 브리핑의 내용을 가지고 평가를 하기 마련인데 실제 텔레비전 기자로서 이 상황을 지켜보면 개인적인 신뢰관계가 결국에는 나중에 가면 더 중요하다, 이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과거에 조지W 부시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 케미스트리가 아주 안 좋았습니다. 그런 것들이 나중에 한미관계에 영향을 미친 것이 사실이거든요.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사실 초기에는 좋지 않았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5월 9일에 당선이 됐고 5월 10일에 임기를 시작했고 6월 말에 미국에 가서 한미정상회담을 했습니다.

그때 사실 좋지 않았습니다. 그때 개인적인 신뢰관계에 있어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때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2월에 취임을 한 다음에 아베 일본 총리랑 먼저 정상회담을 한 겁니다.

그리고 시진핑 중국 주석과 또 정상회담을 했고요.

그 뒤에 두 달, 세 달 뒤에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것이죠. 트럼프 대통령의 머리에는 아베 총리가 설명한 한반도 문제.

시진핑 주석이 설명한 한반도 문제로 이미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의 설명이 들어갈 여지가 없었는데 굉장히 다른 얘기를 하니까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 굉장히 부정적인 인상을 가졌던 것 같아요.

그것이 작년 11월까지 갔습니다. 11월에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 국빈 방문을 해서 DMZ도 가려다가 말고 그러면서 우리 문재인 대통령과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아졌거든요.

그 이후에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의 어떻게 보면 최대 후원자가 됐습니다. 그런데 이번의 정상회담 장면을 보니까 매우 우호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처음에 문재인 대통령이 입장할 때부터 안내를 하는데 손을 붙잡고 아주 친구처럼 손을 붙잡고 들어가고 또 아까 녹취에서도 봤습니다마는 트럼프 대통령이 거의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 극찬을 하고 있습니다.

협상가로서도 다 맞고 또 무엇보다도 아까 앵커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한국은 문재인 대통령을 갖고 있어서 행운이다라는 말까지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물론 문재인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 아부에 해당할 정도로 굉장히 칭찬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도 역시 같은 수준의 칭찬을 했기 때문에 거의 대등한 수준이라고 보고. 이 정도가 되면 한미 정상 간의 신뢰관계는 매우 좋은 상황이고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서 다시 한 번 다진 것이고. 특히 이번 정상회담 앞에 위기가 좀 있었습니다.

워싱턴의 엘리트들이 북미정상회담하는 거 의심스럽다. 그것을 문재인 대통령이 권유한 것이고 제안한 것이다. 이런 문제가 있기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의심도 있었거든요.

그런 것들이 상당히 불식이 되고 그래서 개인적인 신뢰관계로만 본다면 매우 성공적이다라는 저는 평가를 내리고 싶습니다.

[앵커]
회담 전에 의외로 길어진 대화가 외교적 계산이 깔려 있을 텐데 아무튼 잘돼서 북미정상회담 성공적으로 개최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왕선택 통일외교 전문기자와 함께했습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기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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