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노조위원장 "조현민 대기발령, 풀리면 현업 바로 복귀 구조... 동의못해"

대한항공 노조위원장 "조현민 대기발령, 풀리면 현업 바로 복귀 구조... 동의못해"

2018.04.17. 오후 8:22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대한항공 노조위원장 "조현민 대기발령, 풀리면 현업 바로 복귀 구조... 동의못해"
AD
대한항공 노조위원장 "조현민 대기발령, 풀리면 현업 바로 복귀 구조... 동의못해"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8년 4월 17일 (화요일)
■ 대담 : 김성기 위원장(대한항공 조종사 노조)

◇ 앵커 이동형(이하 이동형)> ‘갑질’이라는 한글 발음을 그대로 영어로 표기한 'Gapjil' 이 외신으로까지 보도 되고 있는 현실, 청취자 여러분은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대한항공의 ‘대한’과 ‘태극문양’을 이대로 두어선 안 된다, 떼어 달라는 청원도 청와대에 올라오고 있다고 하죠. ‘땅콩회항 사건’에 이어 ‘물컵 투척 사건’까지 발생하자, 국민적 공분이 들끓고 있습니다. 대한항공 내부에서는 지금의 상황을 얼마나 심각하게 보고 있는지,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 김성기 위원장 연결해서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성기 위원장(이하 김성기)> 네, 안녕하세요.

◇ 이동형> 오늘 국회 다녀오셨다고요? 어떤 일로 다녀오셨습니까?

◆ 김성기> 국회는 심상정 의원을 비롯한 박창진 사무장 뉴스에 나왔던 분과 노조 관계자 여러분들이 저희 회사 관련해 서명서를 내고 기자회견 한다고 해서, 공공운수 차원에서 이뤄지는 거라고 해서, 저희가 공공운수 소속이거든요. 사정이 있어서 저는 못 가고 저희 조직 부위원장을 보내 다녀왔습니다.

◇ 이동형> 둑이 터졌다는 얘기도 있는데요. 대한항공 직원들의 익명 제보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갑질이 너무 심했다는 거죠. 노조 안으로도 제보가 들어옵니까?

◆ 김성기> 노조는 사실 조합원 쪽 익명 제보는 이따금 있더라도 그분들이 거의 일반 노조 소속이기 때문에 그쪽으로 갔을 것 같고요. 저희는 운항 승무원들로만 구성된 조종사 노동조합이기 때문에 직접 제보가 들어온 건 아직 없습니다.

◇ 이동형> 위원장께서도 혹시 총수 일가들 비행을 태운 적 있습니까?

◆ 김성기> 저는 두어 번 정도 있었는데요. 저희 입장에서는 승객이 탑승하기 전에 문을 닫고 탑승하시고 나서 저희가 목적지 도착하면 먼저 내리시고 그 다음 문을 열기 때문에 저희가 직접 부딪힐 일은 사실 없었습니다.

◇ 이동형> 그런데 전직 대한항공 기장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대통령 전용기도 이렇게는 안 한다, 이런 얘기를 하셨던데요?

◆ 김성기> 대통령 전용기를 제가 해보지 않아서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는데요. 경험이 있으신 분이 그렇다고 하면 그런가 보다 생각할 수밖에 없죠.

◇ 이동형> 어쨌든 대한항공 내에서는 재벌 3세이죠, 3남매 이야기 이외에도 어머니 이야기도 많이 흘러나왔다고 해요. 지금까지 밖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 김성기> 아시겠지만, 일반 기업의 내부 문제가 외부에 제기되는 것은 한국 기업 정서상 쉽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요. 특히 재벌 오너 그룹에서 오너 일가의 문제가 있더라도 외부로 제기되는 것은 더더욱 어려울 거라고 봅니다.

◇ 이동형> 직원들이 아무래도 갑을 관계가 있기 때문에 알고 있어도 함부로 이야기하지 못한다는 것도 있겠죠?

◆ 김성기> 있겠죠.

◇ 이동형> 이번에 조현민 전무가 자기보다 나이 많은 임원에게 소리 지르고 하는 것도 그동안 여러 번 있었기 때문에 녹취를 할 생각을 했을 것 아닙니까.

◆ 김성기> 네, 맞습니다. 저도 그 음성파일 보고 자세히 알게 됐습니다.

◇ 이동형> 아마 직원들, 조현민 전무 아니면 조현아 부사장과 같이 일했던 직원들은 마음고생이 심했지 않을까 추측도 해봅니다. 땅콩회항 사건, 이런 것도 있었으니까요. 소위 말하는 찌라시, 그런 데 보면 회사 측에서 제보자를 색출하려고 한다, 휴대폰을 다 제출하라고 했다는 얘기도 있던데요. 들어보신 적 있습니까?

◆ 김성기> 사실 지난번 땅콩회항 사건 때 그런 일이 있었던 것을 뉴스를 통해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럴 생각을 할 수는 있겠지만, 지금 사회적인 정서나 분위기로 봐서는 오히려 더 많은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못할 거라고 생각하고요. 현재 제가 들은 적이 없습니다. 만약 그런 일이 있었고, 저희가 알게 된다면 적극 대응하겠습니다.

◇ 이동형> 노조 차원에서. 땅콩회항 사건 방금 언급하셨는데요. 그때도 직원을 존중하고 소통하겠다, 회사 차원에서 그런 얘기를 했잖아요. 지켜지지 않았나요?

◆ 김성기> 정확한 사유는 모르겠지만, 경영진의 문제이니까. 소통위원회를 설치하려다 무산된 거로 알고 있고요. 사내 인트라넷 소통 광장이라는 게 설치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들어가보지 않아 얼마나 어떤 의견들을 어떻게 소통하고 있는지 제가 정확히 말씀드리기 곤란하고요.

◇ 이동형> 모두에 말씀드렸습니다만, 청와대 국민청원에 대한항공의 ‘대한’을 떼라, 태극문양을 비행기에서 떼라는 청원이 올라옵니다. 들으셨겠지만, 대한항공 불매 운동도 일어나는 실정입니다. 그러면 결국 직원들에게 피해 가는 것 아닙니까?

◆ 김성기> 맞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도 참담한 심정이고요.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를 대표하는 위원장으로서 답답한 마음 금할 길 없습니다. 하지만 국민들에게 부탁드리고 싶은데요. 대한항공이 대한민국 항공 산업 발전에 기여한 바가 있음을 기억하셔서 조금 지켜봐 주시면 고맙겠다는 생각입니다.

◇ 이동형> 직원들끼리 이런 문제에 대해 한탄하거나 아쉬워하는 말씀을 하겠어요?

◆ 김성기> 네, 많이들 하죠.

◇ 이동형> 보도 보니까, 대한항공에는 조종사 노조, 조종사 새노조, 일반 직원 노조 이렇게 있는데요. 이번 사건 관련해 처음으로 공동 입장 내놓았다고 해요. 어떤 입장입니까?

◆ 김성기> 저희가 공동성명에서 발표했듯이, 특히 많은 직원들이 다 똑같겠지만, 애사심을 가지고 청춘을 바쳐 일했던 직원들 입장에서는 자괴감을 넘어 분노를 느끼는 분위기였고요. 유관 부서에 있는 분들, 직접 당하는 분들이 사실 그렇게 공개적으로 문제제기를 해온 기억이 별로 없기 때문에 주변의 직원들은 잘 모르고 있는 상황이었죠. 저도 음성파일 이번 일로 처음 들었는데, 그것을 듣고 나서 굉장히 사람들이 감정이 격해지고 격한 감정을 떠나 분노를 표출하는 조합원들을 많이 보면서 그냥 조합 대표와 위원장들이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다는 것에 공감을 느꼈고요. 그래서 가시적인 행동을 표현해서 사과도 하고, 책임지고 물러나는 모습도 보이고, 재발 방지하는 대책을 세워줬으면 하는 요구를 하게 된 거죠.

◇ 이동형> 조현민 전무가 지금 직책에서 내려와야 한다, 노조의 요구는 그런 거죠?

◆ 김성기> 네, 맞습니다.

◇ 이동형>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대한항공 직원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오너 일가와 직접 부딪히는 직원들은 몇 명 없지 않겠습니까. 대부분은 이런 갑질을 잘 모를 테고, 직접 부딪히는 직원들은 이런 갑질을 매일 겪을 테고, 그런 게 있겠네요.

◆ 김성기> 만일 매일 있었다면 주변에 있는 사람 매일 겪을 수밖에 없겠죠.

◇ 이동형> 어쨌든 노조 요구는 다 물러나라, 완전히. 그런데 회사가 결정한 것은 대기발령 같아요. 대기발령은 여론이 조용해지면 다시 복귀하겠다는 뜻으로도 들리는데, 어떻습니까?

◆ 김성기> 해석하시기에 따라 그게 가능하다고 느껴지고요. 대기발령이라는 게 저희는 본사 대기라고 표현하는데, 사내 규칙에 있는 절차이긴 합니다. 하지만 대기발령이 풀리면 모든 직책이나 직급이 다시 살아나 현업에 바로 복귀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저희는 그에 대해 동의하거나 만족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 이동형> 노조나 많은 국민들도 마찬가지이지만, 여론이 조용해지면 복귀할 거라고 추측하는 것은 언니죠, 조현아 부사장도 땅콩회항 사건으로 큰 물의를 일으키고 실형까지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은근슬쩍 복귀했단 말이에요. 그 부분에 대해서 복귀할 때 노조 차원에서 항의라든가 그런 건 없었나요?

◆ 김성기> 노조 차원에서 항의할 정도로 정보가 공개되지 않았고요. 사실 저희도 언론 기사를 통해 결과가 났을 때 알게 된 거고요. 사회 구조 특성상 사유재산이 인정되는 자본주의 국가이고 그런 자격이 있는 한 어떤 형태이든 법적 문제가 해결되면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동형> 또 하나 문제가, 조현민 전무가 미국 국적이다. 그래서 진에어 등기임원 있는 건 불법이라고 드러났어요. 그래서 국토부가 한 번 들여다보겠다고 얘기하는데요. 노조 차원에서 이 부분을 들여다보신 적 있습니까?

◆ 김성기> 저희도 사실 이번 기사를 통해 처음 알게 됐고요. 그리고 이렇게 법적으로 문제가 된다면 국토부가 됐든 경찰이 됐든 어쨌든 사법적 검토가 있을 거로 예상되고요. 그것을 지켜보고 간과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 이동형> 지금 댓글로 실시간 위원장님 많은 걸 알고 있을 것 같은데 혹시 대한항공 경영진이 두려워서 말 못하는 게 아니냐는 글이 많이 올라오는데요?

◆ 김성기> 개인적인 입장에서 그런 해석이 가능하다고 생각이 들고요. 그런 말씀 하실 수 있지만, 사실 제게 조합원이 됐든 조합원이 아니더라도 회사 직원분들께서 용기를 내셔서 증인을 서 주신다거나 구체적인 제보를 해주신다면 제가 얼마든지 말씀드릴 수 있지만, 지금 사회자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처럼 인터넷에 떠 있는 카더라 소식을 가지고 제가 그것을 이런 인터뷰 자리에서 이야기할 수는 없는 건 이해하시지 않습니까.

◇ 이동형> 이해합니다. 그러면 노조 위원장과 회사가 소통이나 이런 건 있습니까?

◆ 김성기> 사실 다른 쪽은 모르겠고요. 저희 대한항공 대표이사로 오신 조원태 사장과는 제가 1월부터 노조위원장 취임했는데,

◇ 이동형> 조원태 사장이 3남매 중 아들인 거죠.

◆ 김성기> 네. 세 차례 정도 직접 만나 간담회 형식으로 얘기한 적 있고요. 저희 2015, 16년 600일 동안 쟁의 행위를 하고 다퉈왔던 임금도 사실 합의 보는 과정에서 만난 적 있고요. 서너 번 정도 뵌 적 있습니다.

◇ 이동형> 소통은 하고 있다고 보면 되겠네요?

◆ 김성기> 네, 저는 개인적으로는 지금 조현아 조현민 따님들은 제가 직접 보거나 겪은 일이 없지만, 조원태 사장은 대표이사로 오고 나서 서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 이동형> 세 개 노조는 조현민 전무에게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라고 요구했는데요. 만약 회사에서 이것을 받아들이지 않고 다시 몇 개월 있다가 복귀하면 그때 노조는 어떤 대응을 내놓으실 겁니까?

◆ 김성기> 그건 3개 노조 위원장이 다시 협의해서 결정할 부분이긴 하지만, 분명한 건 지금 전 국민 공분을 사고 있고 열심히 일하는 전 직원들의 사기를 급격히 떨구는 상태이기 때문에 어떤 형태이든 특단의 조치가 있지 않는 한 그냥 양보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 이동형> 회사 측에서 어떤 대응이 나오는지 그것을 보고 결정하면 되겠네요.

◆ 김성기> 네.

◇ 이동형> 위원장님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김성기> 네, 고맙습니다.

◇ 이동형> 지금까지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 김성기 위원장이었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