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이 공개한 평양공연 에피소드

윤상이 공개한 평양공연 에피소드

2018.04.04. 오전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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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YTN 뉴스나이트
■ 진행: 김선영 앵커
■ 출연: 김병민 경희대학교 객원교수, 김정아 前 북한군 장교

[윤상 / 남측 예술단 음악감독]
오늘 공연은 그야말로 남쪽, 북쪽 가수들이 함께 앙상블로 하는 건데 음악적인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창법이나 박자를 이해하는 데 약간 차이가 있어요. 북쪽 가수들은 성악적인 발성을 하는데 남쪽 가수들은 자유로운 창법이잖아요.

그래서 북쪽 가수 5명이 노래하면 소리가 어마어마한 성량이 나오고 우리 가수들은 약간 자기들의 창법 색깔이 있다 보니까 합창을 해도 파워에서, 소리라는 것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오늘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고 감독 입장에서는 균형이 가장 중요한 그런 무대가 아닐까 생각을 합니다. 저는 아직도 현실감 있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다 끝나고 돌아가면 그때 어떤 기분인지 알 것 같아요.

[현송월 / 북측 삼지연관현악단 단장]
(소감 한 말씀 해주십시오.) 오늘 공연이 잘된 것 같아서 기쁩니다.

(남측 가수들 공연 어땠습니까?) 잘했습니다.

▷앵커: 현송월 단장도 오늘 공연 만족스러웠다는 모습까지 보셨는데요. 윤상 감독이 창법이나 박자, 남북 가수 간에 맞추는 게 처음에는 좀 쉽지 않았다라고 했는데 이게 어떤 얘기일까요?

▶인터뷰: 그러니까 이게 화음도 조금 다르고 그리고 제가 어렸을 때 첼로를 했어서 음악 화음을, 북한에서 첼로를 배웠는데요. 도레미화솔라시도입니다.

▷앵커: '화'요?

▶인터뷰: 네. 화목할 때 화 자를 씁니다. 그런데 여기는 도레미파솔라시도로 돼 있더라고요. 그래서 파가 뭐냐고 했더니 도레미파솔라시도를 모르냐고, 이걸 왜 파라고 부르지라고 처음에는 그게 좀 궁금했고. 그리고 북한의 모든 대중음악들은 4분의 4박자입니다.

그게 아마 박자 얘기가 가장 문제가 그 문제입니다. 모든 음악이 4분의 4박자. 대중들이 가장 따라부르기, 음악을 못하는 사람도 가장 따라부르기 좋게끔 4분의 4박자, 하나, 둘, 셋. 이것을 어려서부터 우리는 이 4분의 3박자, 4분의 4박자를 제일 먼저 배웠습니다.

그러니까 한국의 창법은 자유로운 창법인데 북한의 창법은 또 가성을 많이 냅니다. 아~ 하고 가성을 많이 내요. 이런 부분이 얼마나 많이 당황했겠어요. 그러니까 감독님도 참 대단하시고 그러한 창법이 다른 사람, 정말 이 훈련하는 시간도 많지 않았을 텐데 그 짧은 기간에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면서 자기의 고집을 조금 꺾고 서로를 이해하는 그 과정이 어찌 보면 정말 중요한데 진짜 이 과정이 오래 이어졌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것이 진짜 우리가 바라는 통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앵커: 저희가 얼핏 들었지만 화합이 상당히 잘된 무대라는 걸 확인할 수 있었고 단시간 내 참 힘든 여정을 함께했다는 생각도 드는데 현송월 단장이 상당히 만족스러운 표정 아니었겠습니까? 북한 내에서도 이번 공연을 통해서 입지가 탄탄해졌겠죠.

▶인터뷰: 그렇죠. 현송월 단장이 삼지연악단을 이끌고 대한민국에서 강릉과 서울 공연을 하고 북에 돌아가서 김정은 위원장의 총애를 받았던 모습이 비춰졌던 것처럼 남북 간 화해 모드를 만들어 가는 예술단에 기여하는 공이 굉장히 크다고 볼 수 있을 것 같고요.

다만 현송월 단장이 대한민국에 내려와서 마지막에 깜짝 인사처럼 노래를 부르지 않지 않았습니까? 저는 그래서 이번에는 윤상 감독과 호흡을 맞춰서 한곡 부르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그런 부분들이 없었던 게 약간 아쉬웠고요. 윤상 감독이 마지막에 이런 얘기를 합니다.

좀 아쉽다는 표현을 쓰게 되는데 그 이유가 뭐냐 하니 북한 주민들을 위해서 북한 노래를 조금 더 많이 불렀어야 했는데 시간이 워낙 짧다 보니까 우리 가수들이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다라는 거예요. 다음에 기회가 되면 이런 기회를 좀 더 많이 가졌으면 좋겠다라는 부분들을 어떻게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해 봐야 될 부분들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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