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구속영장 발부되자 "이제 가야지"...아들에겐 "강해야 한다"

MB, 구속영장 발부되자 "이제 가야지"...아들에겐 "강해야 한다"

2018.03.23. 오후 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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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구속영장 발부되자 "이제 가야지"...아들에겐 "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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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은 구속수감되기 전 의외로 담담한 모습으로 마지막 인사를 했다고 측근들이 전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어제 저녁 구속영장 발부를 예상한 듯 논현동 자택에서 와이셔츠를 갖춰 입고 측근들을 맞았으며 자택에는 현역의원과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참모진 등 50여 명이 모였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여러분의 명예에 금이 가게 해서 미안하다"며 "잘 대처하고 견딜 테니 각자 맡은 위치에서 잘해달라"고 인사를 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대학 시절 학생운동을 하다 '내란선동죄'로 구속된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54년 만에 80이 다 돼서 감옥에 가는 것"이라는 말도 했다고 한 측근이 밝혔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측근들과 담소를 나누다가 구속영장 발부 직전 방에서 양복을 갖춰 입고 나왔고, 이어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이제 가야지"라고 말했으며 "내 심정이 이것이다. 차분하게 대응하자"면서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읽어 내려갔습니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은 가족들을 한 명씩 끌어안은 뒤 오열하는 아들 시형 씨에게 "왜 이렇게 약하나. 강해야 한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측근들과도 일일이 악수를 했고, 일부 참모진이 "죄송하다"고 이야기하자, 이 전 대통령은 "우리 정부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일했는데 나 한 명 때문에 여러분들이 힘들어졌다. 내가 미안하다. 면목이 없다"는 말도 했습니다.

이어 "검사들을 집까지 들어오게 할 이유가 없다"면서 측근들과 직접 나가서 구속영장에 서명을 했고, 검찰 차량에 올랐습니다.

이명박 정부에 몸담았던 한 인사는 "이 전 대통령이 현역의원들에게 지방선거가 어떻게 돼가는지 묻는 등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자유한국당은 공식 논평을 삼갔지만 침통한 기색이 역력했으며 옛 '친이'계 의원들은 이 전 대통령 구속에 대해 '정치보복'이라면서 분통을 터트렸습니다.

장제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눈물이 자꾸 흐른다"며 "결코 지금 이 순간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친이계 좌장으로 불렸던 이재오 전 의원은 라디오에 잇따라 출연해 "10개월 동안 모든 사건을 기획해서 어제 잡아갔다"며 "대통령을 하기만 하면 감옥 가는 것 아닌가. 국격이 무너지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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