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보며 참아" 양정철 전 비서관, 문 대통령에 조언하지 않는 이유

"최순실 보며 참아" 양정철 전 비서관, 문 대통령에 조언하지 않는 이유

2018.01.19. 오전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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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보며 참아" 양정철 전 비서관, 문 대통령에 조언하지 않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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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선 이후 문재인 대통령에게 문자를 남기고 사라졌던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 비서관이 그간 심경을 밝혔다. 양 전 비서관은 노무현 정부 청와대 홍보비서관을 지낸 뒤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서 정권 교체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다.

지난 18일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제작진은 17일 일시 귀국한 양 전 비서관을 인천국제공항에서 납치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 진행자 김어준은 "청와대 직원들에게 '아 이렇게 말해줘야지', '조언해줘야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없냐"고 물었다.

양 전 비서관은 "가끔 그런 사안이 있긴 하지만 굉장히 위험한 일"이라며 "안 한다. 먼저 하진 않는다"고 딱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권력의 생리, 청와대 메커니즘, 사람의 심리 세 가지를 놓고 종합적으로 볼 때, 청와대 참모들은 다 같이 선거를 치렀거나 그 전부터 알던 가까운 분들이라 먼저 전화를 하면 훈수가 된다"고 설명했다.

양 전 비서관은 "그만두고 나가서 내 걱정, 청와대 걱정, 대통령 걱정하는 마음이 있으니까 이런저런 훈수나 코치를 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그게 몇 번 반복되면 불편한 마음이 생기는 것이 권력의 생리고 사람 심리다"라고 강조했다.

"최순실 보며 참아" 양정철 전 비서관, 문 대통령에 조언하지 않는 이유

김어준이 "그래도 오랫동안 해오던 일인데 어떻게 참느냐"고 재차 묻자 양 전 비서관은 "최순실 씨를 보면서 참는다"고 답했다.

아울러 양 전 비서관은 올해 지방선거를 비롯해 문 대통령 재임 기간, 그리고 그 이후에도 정계 진출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양 전 비서관은 "주제 파악을 잘하는데, 선수가 될 자질이나 깜냥이 아니다"라고 단호히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요청이 와도 설득하고 거절할 것이라고 양 전 비서관은 덧붙였다. 그는 "청와대는 굉장히 정교하게 짜인 하나의 시스템이다. 대통령에게 부담을 드리거나 시스템의 작동을 조금이라도 방해가 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소신을 밝혔다.

다만 양 전 비서관은 문 대통령이 퇴임한 이후 문 대통령의 참모 역할을 하겠다고 전했다.

양 전 비서관은 "퇴임 이후 문 대통령의 참모 역할은 제가 찜해 놨다. 정치인 문재인의 첫 비서라는 자부심이 있다"며 "제가 마지막까지 모시는 마지막 비서로서도 의리와 도리를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YTN PLUS 문지영 기자
(moon@ytnplus.co.kr)
[사진 출처=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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