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난' 리더십...안철수·유승민 '동병상련'

'상처 난' 리더십...안철수·유승민 '동병상련'

2018.01.14. 오전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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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바른정당과의 통합 추진 내홍으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누구보다 리더십에 큰 타격을 입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통합 파트너인 유승민 대표도 마찬가지인데, 통합 성사 여부와 상관없이 두 대표에겐 이미 커다란 숙제가 주어진 셈입니다.

이종원 기자입니다.

[기자]
한때 양강 구도까지 갔던 지난해 대선 판세는 '이 한마디'로 순식간에 기울었습니다.

[안철수 / 국민의당 대표 (지난해 4월) : 제가 MB 아바타입니까?]

[문재인 / 대통령 (지난해 4월) : 항간에 그런 말도 있죠.]

[안철수 / 국민의당 대표 (지난해 4월) : 지금 문 후보님 생각을 묻습니다. 제가 MB 아바타입니까?]

결국, 3위에 그친 안철수 대표의 초라한 대선 성적표는 곧바로 리더십 타격으로 이어졌습니다.

특히 대선 이후 측근이 연루된 제보 조작 사건은 더 큰 치명타였습니다.

이 같은 악재에도 대선 패배 석 달여 만에 다시 당권을 거머쥐었지만, 바른정당과의 통합 추진으로 안 대표 리더십은 사실상 '반 토막' 신세입니다.

[유성엽 / 국민의당 의원 (통합 반대파) : 똑바로 해, (안 대표) 끌고라도 와야지!]

[권은희 / 국민의당 의원 (통합 찬성파) : 끌고라도 오라뇨,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세요?]

통합 추진을 둘러싼 당내 갈등 자체도 문제지만, 내홍을 치유하고 반대파를 설득할 '전략 부재'를 그대로 노출했기 때문입니다.

[조배숙 / 국민의당 의원 (통합 반대파) : 호남을 무시하는 겁니다. 우린 자존심도 없습니까?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게다가 통합 논의에서 유승민 대표에게 시종일관 끌려다니는 인상까지 주면서, '비판'엔 '비아냥'까지 더해졌습니다.

[박지원 / 국민의당 의원(TBS 라디오) : 저는 우리 안철수 대표가 MB 아바타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데, 저분이 유승민 아바타구나, 이렇게 알고 있습니다.]

통합 파트너인 유 대표 역시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탈당이 유력하던 이학재 의원의 잔류로 바른정당의 두 자릿수 의석은 간신히 지켰지만, 현직 광역단체장인 남경필 경기지사와 최측근 김세연 의원의 이탈은 뼈아픕니다.

[남경필 / 경기도지사 : 보수 통합, 그러고 나서 중도 통합의 길로 가자고 했던 것이고 지금 순서가 달라서 저는 동참하기 어렵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통합이 성사된다면 안 대표는 백의종군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유승민 대표는 아직 입장 표명을 유보하고 있습니다.

이른 감은 있지만, 잠재적인 차기 대선 주자라는 점에서 두 대표에겐 통합 여부나, 2선 후퇴 여부를 떠나 정치적 리더십을 회복하는 일이 커다란 숙제로 남을 전망입니다.

YTN 이종원[jongwo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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