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평창 합의하고 비핵화 신경전은 치열

[취재N팩트] 평창 합의하고 비핵화 신경전은 치열

2018.01.10. 오전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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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 남과 북이 만나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와 남북 군사당국 회담 재개에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기대했던 이산가족 상봉 문제는 진전을 보지 못했고 한반도 비핵화 문제가 나오자 북측이 얼굴을 붉히며 반발해 긴장감이 높아지기도 했습니다.

이번 회담과 관련해 취재기자와 자세히 이야기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김지선 기자!

핵심적인 얘기부터 해보죠.

북한이 평창올림픽에 별다른 조건 없이 참가하기로 한 거죠?

[기자]
단순히 참가가 아니라 역대 최대 규모 예상이 됩니다.

정부가 그동안 평창올림픽에 참가하라며 북한에 러브콜을 보낸 만큼 참가에 대한 조건을 제시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지 않고 확정인데요.

아직 발표는 안 됐지만 개폐회식의 공동 입장이나 응원 방식 등 세세한 부분을 놓고도 어제 실무적 논의도 상당 부분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이 역시도 순조롭게 성사되지 않을까 하는 전망되는데요.

어제 남북 대표들이 이례적으로 공동 입장을 연기했는데요.

올림픽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얘기도 나왔습니다.

북한이 최대한 시간을 끌다 평창올림픽을 한 달 앞두고 전격적인 대규모 파견 결정하게 된 배경에는 한미 군사훈련 연기 결정이 작용했을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신년사 계기로 평화 공세 전환한 북한이 평참 올림픽 참가를 국제사회 이미지 개선의 기회로 삼을 생각이었고 이를 위해 한미연합훈련 연기나 중단을 조건으로 내걸 수도 있었지만 한국과 미국이 선제적으로 이런 결정을 내리면서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는 건데요.

이런 것이 오히려 통 커 보이는 결정을 전격적으로 내린 측면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통 큰 결정의 측면이 있다.

분위기를 정리해 볼까요?

화면을 보면 남북 수석 대표, 회담장에 웃으면서 일단 들어갔고요.

악수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전반적인 분위기 어땠습니까?

[기자]
초반에는 좋았습니다.

리선권 북측 수석대표는 군사분계선을 넘어서 들어올 때부터 얼굴이 밝았고요.

회담도 잘될 것이라고 확언을 했습니다.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은 주로 군사회담을 한 강경파로 알려졌는데 어제도 그래서 강경한 태도를 보이지 않을까 했는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MDL을 넘어올 때 북측 대표단의 의상도 관심이었습니다.

그런데 모두 정장이었거든요.

이게 어떻게 보면 예견을 했던 게 조명균 장관에게도 본인이 군복을 입고 협상에 나설 때와 아닐 때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회담 시작에 앞서서는 아예 값비싼 결과물을 주고 싶다고도 언급을 했는데 이렇게 볼 때 처음부터 평창 참가라는 결론을 정해 놓고 왔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회담을 해 보지도 않고 하기 전부터 논쟁거리가 별로 없을 것이라는 듯한 태도가 2년 만에 재개된 그리고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꽁꽁 얼어붙었던 양측의 만남에서는 조금 예상 밖이었거든요.

리선권 북측 대표는 특히 우리 쪽 언론에도 관심을 보였는데 여러 차례 우리 언론의 관심을 언급하면서 갑작스럽게 공개회담을 제안하기도 했는데 한번 들어보시죠.

[리선권 / 북측 수석대표 : 고위급 회담을 지켜보는 내외의 이목이 강렬하고 또 기대도 큰 것만큼 우리측에서는 전부 공개해서 온 민족에 전달되면 어떤가 하는 그런 견해입니다. 기자 선생들도 지금 다 관심이 많아서 오신 거 같은데 확 드러내놓고 그렇게 하는 게 어떻습니까.]

그렇지만 종결 회담에서는 분위기가 조금 달라졌습니다.

오늘 회담은 잘됐다, 이렇게 말하면서도 특히 비핵화와 군통신선 재개와 관련한 언론보도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면서 얼굴을 붉히기까지 했습니다.

[앵커]
말씀하신 대로 한반도 비핵화 언급에 대해서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고 했는데 이게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리선권 대표는 얼토당토 않은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운을 뗐습니다.

직접적인 불만은 어제 협상에서 비핵화가 의제가 된 것처럼 우리 언론이 보도를 하고 있다는 건데 최근 남북 대화 재개를 놓고 이것이 과연 비핵화 대화로 이어질지 이런 전망들도 두루두루 다 지적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핵은 남측과 얘기할 문제가 아니고 오로지 미국의 적대 행위에 맞서기 위한 것이라며 남북 대표 회담장을 선전장으로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들어보시겠습니다.

[리선권 / 북측 수석대표 : 우리 보유한 원자탄 수소탄 대륙간탄도로켓 비롯한 모든 최첨단 전략 무기는 철두철미 미국 겨냥한 겁니다. 우리 동족을 겨냥한 것이 아닙니다.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한 것도 아닙니다]

화면을 보시면 앞서 회담과는 상당히 비교된 표정이라는 걸 알 수 있는데요.

상기가 됐고요.

화면에는 잡히지 않았지만 손이 약간 떨리고 흥분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자꾸 이런 식이면 남북관계 개선 움직임도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고 압박을 했습니다.

MDL를 넘어서 돌아가는 길에도 비핵화에 대한 입장은 확고했는데요.

아예 논의가 되지 않았냐고 하니 단호하게 그렇다고 얘기도 했고요.

핵과 관련한 북측의 입장은 추후에 기회가 되면 자세히 설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아무래도 우리 측 수석대표단은 조금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었을 것 같은데요.

[기자]
북한이 평창 참가와 직접 연계하지는 않았지만 이런 식으로 하면 남북관계가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 이렇게 언급한 건 어찌 보면 남북관계 개선을 바라온 정부에는 강한 압박이 돼온 셈입니다.

사실 북한의 평창 참가가 우리 정부가 그토록 바랐던 일이라서 적당히 넘어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는데 하지만 우리 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장관은 비핵화에 대한 우리의 분명한 입장을 그 자리에서 바로 밝혔습니다.

비핵화에 대한 우리 국민의 바람과 군통신선을 둘러싼 오해에 대해서도 차분한 태도로 끝까지 설명을 하고 계속되는 기싸움에도 이런 대화가 수차례 오갔습니다.

북측의 우리 언론 보도에 대한 지적에도 유감을 표시했고요.

체제의 특성 차이를 이해해야 된다 이렇게 말했지만 북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막판까지 긴장이 이어졌습니다.

이런 확고한 태도는 남북관계와 북핵이라는 두 가지 문제를 같이 해결해야 한다는 우리 정부의 원칙에 따른 것인데 조금 전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밝혔는데요.

한번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문재인 / 대통령 : 두 가지는 따로 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북핵문제가 해결이 돼야 남북관계가 개선될 수 있고 또 남북관계가 개선된다면 북핵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앵커]
또 하나 신경전이 벌어진 부분, 조금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군통신선 문제인데요.

재개를 해 놓고 왜 이렇게 문제를 삼았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왜 그런 거죠?

[기자]
북측은 지난 3일 군통신선을 개통했고 이는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에 따른 조치였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남북관계 개선을 희망해 온 남측이 이를 몰랐다? 이건 좀 말이 안 된다 이걸 공개적으로 밝힌 겁니다.

사실 정부의 설명대로라면 우리가 매일 군통신선을 확인해 왔고 그동안 응답이 없던 북측이 정말로 3일부터 재개를 했다면 이를 몰랐을 수는 없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좀 더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고요.

물론 기술적인 문제가 있었을 수 있지만 북측이 군통신선 재개 사실을 우리한테 미리 알리지 않고 회담장에서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앞으로 협상이나 남북 대화에서 주도권을 가져가려는 의도로 해석이 됩니다.

어쨌든 군통신선은 오늘 아침부터 정상 가동이 됐습니다.

앞으로는 이를 통해서 어제 회담했던 군사당국회담의 추후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김지선 기자와 어제 있었던 회담 내용 자세히 정리해 봤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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