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개성공단 중단, 입주기업엔 '날벼락'

갑작스런 개성공단 중단, 입주기업엔 '날벼락'

2017.12.29. 오전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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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2월 설 연휴 마지막 날, 정부가 갑자기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4차 핵실험에 장거리미사일 발사까지 북한이 도발을 멈추지 않자, 이번에는 제대로 응징해보겠다며, 초강력 카드를 꺼내 든 겁니다.

[홍용표 / 당시 통일부 장관 (지난해 2월) : 기존의 대응방식으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계획을 꺾을 수 없습니다. 개성공단 자금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이용되는 것을 막고, 우리 기업들이 희생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빨갛게 부르튼 홍 전 장관의 입술을 보면, 당시 얼마나 고충이 많았을지 짐작이 가는데요.

충격은 상당했습니다.

남북 경협의 상징인 개성공단을 사실상 폐쇄하는 건, 남북 사이 마지막 통로마저 끊겠다는 것과 마찬가지였습니다.

120곳 넘는 입주 기업들은 망연자실했습니다.

갑작스레 생산과 납품이 모두 중단되니, 손실이 이만저만이 아니었고요.

어떤 귀띔도 말미도 없었던 터라, 설비와 제품을 대부분 두고 몸만 나와야 했습니다.

피해액은 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정기섭 / 개성공단기업협회장 (지난해 2월) : 정부의 갑작스러운 조치가 너무나 야속하고 원망스럽습니다. 우리 정부로부터 홀대받고 무시당하는 게 너무 슬프고 분하고 그랬던 거 같습니다.]

[이경석 / 개성공단 입주기업 직원 : 지금 심정이 막막하지요. 물건 자체를 아무것도 못 가지고 오니까. 짐 싸다가 그냥 나왔으니까요.]

[성현상 / 주식회사 만선 대표 : 바이어들과 원부자재를 공급한 상인들한테 저는 결제를 해야 하는 문제에 부닥쳐 있습니다. 이것이 너무 답답하고 해결 방안이 없어서….]

'갑작스러운 폐쇄'라는 날벼락을 맞았던 개성공단 철수 기업인들은 지금이라도 내막이 제대로 밝혀지고, 책임자들에 대한 처벌이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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