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이슈] "중국이 내 줄 사드 숙제?"...文 대통령의 방중 첫날

[뉴스앤이슈] "중국이 내 줄 사드 숙제?"...文 대통령의 방중 첫날

2017.12.13. 오전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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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 방문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베이징에서 우리 동포들과 간담회를 하고, 이어 한국 경제인들이 참석하는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서 연설합니다.

방중 둘째 날인 내일은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합니다.

그런데 문 대통령이 중국 방문 전 중국 관영 CCTV와 한 인터뷰가 국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CCTV 진행자가 너무 무례했고, 방송사에서 의도를 가지고 편집한 것 아니냐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진행자인 앵커 수이쥔이는 사드에 대한 우리나라의 입장을 집요하게 물었습니다.

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역지사지를 강조했습니다.

[문재인 / 대통령 : 서로 상대방의 입장을 역지사지하면서 단숨에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시간을 두면서 해결해 나가는 그런 지혜가 필요합니다.]

문 대통령의 대답에 중국 앵커는 사드에 대해 다시 '단계적' 조치를 어떻게 할 것이냐 물었는데요.

'단계적 조치'는 지난달 9일 왕이 외교부장이 일방적으로 주장했던 내용이었고, 두 나라 정부의 해석 차이가 존재했던 부분이었습니다.

민감한 사안임에도 중국 앵커가 카메라 앞에서 확답을 받으려는 듯 질문을 이어가자, 문재인 대통령은 '과거부터 일관되게 한국이 줄곧 천명해온 입장'이라고 원론적인 대답을 했습니다.

[문재인 / 대통령 : 한국으로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한 거듭된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서 불가피하게 도입을 결정하게 된 것입니다. 앞으로도 사드가 북한 핵과 미사일에 대한 방어 목적을 넘어서서 중국의 안보적 이익을 침해하는 일이 없도록 한국은 각별히 유의할 것입니다.]

그리고 청와대가 보도 자료로 내놓은 인터뷰 내용과 비교하면, 방송 내용에서 삭제된 문 대통령의 발언도 여러 군데 있었고, 프로그램 마지막에는 앵커가 정성으로 사람을 대해야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말로 마무리해 훈계하는 듯한 느낌도 감추지 않았습니다.

사실, 이번 방중 기간 외교 결례에 대한 부분은 이미 지적이 되었지요?

문 대통령을 국빈으로 초청한 시진핑 주석은 오늘 난징대학살 80주년 기념식 참석 일정으로 난징으로 떠납니다.

손님을 불러놓고 정작 집주인은 자리를 비운 것이죠.

또, 중국 서열 2위인 리커창 총리 면담도 처음에 우리는 오찬으로 추진했지만, 중국이 늦은 오후로 통보해 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문화 공연 행사도 중국 요구로 막판에 일정이 하루 연기됐고요.

두 정상의 회담 뒤 공동 성명도 이번에는 없습니다.

외교부는 회담의 실제 내용이 중요하다며 중국의 외교 결례 논란을 일축했습니다.

[노규덕 / 외교부 대변인 : (중국 정부가) 세심하게 준비하고 우리 측과도 긴밀히 협의해 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발표하는 문건의 형식보다는 실질적인 회담의 내용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정상회담에 앞서 중국이 보여준 여러 행동을 볼 때 중국은 더욱 강경한 자세로 사드 처리 문제를 들고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문재인 대통령에게는 결코, 쉽지 않은 중국 방문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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