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갑 교수 "노량진 결핵 사태, 실제 감염자는 5% 미만일 것"

이재갑 교수 "노량진 결핵 사태, 실제 감염자는 5% 미만일 것"

2017.12.07. 오후 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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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갑 교수 "노량진 결핵 사태, 실제 감염자는 5% 미만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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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갑 교수 "노량진 결핵 사태, 실제 감염자는 5% 미만일 것"

- 노량진 결핵, 실제 감염자는 5% 미만
- 결핵균, 증상 애매모호해 환자들 증상 잘 못 느껴
- 다제내성 결핵, 일차 치료 안 될 경우 효과보기 상당히 어려워
- 결핵약 보험 되면 얼마 안 돼, 돈 없어 치료 못 받는 시기 아냐
- 결핵 환자 1년에 2~3천 명 새로 진단... 2, 30년 관리 잘 하면 우리나라 결핵 줄어들 것
- 유전적 성향 아주 제한적
- 결핵균 노출됐을 때 면역 상태 중요
- 결핵 초기, 기침이나 약한 미열
- 비씨지 접종, 결핵 평생 예방 능력 없어, 중증 결핵 예방
- 잠복결핵, 보균자 절대 전파시키지 않아
- 결핵, 가족, 같은 곳에 살거나 일하는 사람들 전파 많아


[YTN 라디오 ‘곽수종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7년 12월 7일 (목요일)
■ 대담 :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

◇ 앵커 곽수종 박사(이하 곽수종)> 대표적인 후진국 병 가운데 하나인 결핵이 노량진 학원가에서 발생해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전문가를 전화로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한림대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이하 이재갑)> 네, 안녕하세요.

◇ 곽수종> 결핵이 뭡니까?

◆ 이재갑> 결핵은 결핵균에 감염되어 여러 가지 장기에 염증이 일어나는 건데요. 제일 유명한 건 폐에 침범한 폐결핵, 결핵이 사실 폐결핵도 있지만 림프절이나 머리 쪽에 가면 결핵성 뇌염도 있을 수 있고 여러 가지 감염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 곽수종> 우리나라에 결핵 환자가 없어지지 않고 계속 나오는 거죠?

◆ 이재갑> 개발도상국 같은 경우 결핵 환자가 많은데요. 우리나라가 다른 선진국보다는 발전된 기간이 짧았잖아요. 그래서 결핵 환자가 감소하는데 적정 기간이 필요하거든요.

◇ 곽수종> 어느 정도 필요합니까?

◆ 이재갑> 미국의 경우 40, 50년 전부터 노력해서 환자가 많이 줄어들었고요. 우리나라도 이제 좋아지고 있으니까 앞으로 20, 30년은 걸려야 지금보다 반 이상, 10분의 1이라도 줄이려면 30, 40년 이상 걸릴 수도 있습니다.

◇ 곽수종> 결핵 환자들은 엑스레이 찍으면 폐에 상처가 난 부분이 보인다면서요?

◆ 이재갑> 예전에 본인도 모르게 앓고 지나간 분들도 꽤 있어서 우리나라 어르신들, 50, 60대 넘으신 어르신들은 가끔 결핵을 앓은 적도 없지만 엑스레이에 결핵 흔적을 가진 분들이 꽤 있습니다.

◇ 곽수종> 500여 명이 접촉했다고 하는데요. 감염성이 강하다고 봐야 합니까? 500명이 다 감염됐다고 봐야 됩니까? 어떻습니까?

◆ 이재갑> 실제로 결핵에 노출됐을 때 실제로 발병하는 사람들이 10% 미만으로 되어 있거든요. 5~10%가 발병할 수 있다고 되어 있고요. 일부는 잠복결핵 형태, 감염은 됐지만 발전하지 않고 그냥 잠복하는 형태로 넘어가는 환자들도 있어서 실제 감염자는 노출자의 5% 미만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곽수종> 결핵균이라고 말씀하시는데, 박테리아라는 말씀이십니까?

◆ 이재갑> 박테리아이긴 한데 결핵균은 다른 박테리아와는 조금 다른 패턴이어서, 다른 세균들은 대부분 급성 감염, 빨리 감염을 일으켜 며칠 내에 병을 일으키지만 결핵균의 경우 몸에 들어와 잠복할 수도 있고, 발병하더라도 한두 달 이상 걸려서 발병하는 경우도 많아서요. 다른 병보다는 서서히 발병하고요. 그러다 보니 증상이 애매하고 모호해서 아주 증상이 심해지기 전까지 환자 분들이 증상을 잘 못 느끼는 게 문제이긴 합니다.

◇ 곽수종> 그러면 우리나라가 OECD 가입국 가운데 결핵 발생률, 유병률, 사망률, 다제내성 결핵 환자 수까지 모두 1위라고 하는데요. 인종적 특성 때문에 그런 겁니까, 어떤 상관관계 때문입니까?

◆ 이재갑> 인종적 특성에 크게 영향을 미치진 않고요. 다만 결핵이 많았던 국가가 결핵이 없어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그러한 요인이 더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곽수종> 제가 다제내성 결핵이라고 말씀드렸는데, 이게 무엇인지 청취자분들을 위해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 이재갑> 보통 다제내성 결핵이라고 할 때는 결핵 치료할 때 쓰는 대표적인 일차 약제가 네 가지이거든요. 그중에서 아이소니아지드와 리팜핀 두 가지 내성을 띠고 있으면 다제내성 결핵이라고 보통 생각하고요. 그중에서 광범위 다제내성은 두 가지 말고도 거의 결핵 치료할 때 쓰는 일차 약제가 다 내성이고, 그 외의 약에서도 내성을 보이면 광범위 다제내성 결핵이라고 보통 표현하고 있습니다.

◇ 곽수종> 결핵 치료에서 다제내성은 치료가 어렵습니까?

◆ 이재갑> 일차 약제로 치료가 가능할 때는 95%에서 치료가 되긴 하는데요. 일차 약제로 치료가 안 되는 경우에는 치료기간도 18개월에서 24개월 이상, 몇 년씩 될 수도 있고요. 약제가 부작용도 심해지니까 약 쓰는 것 자체도 어려워지거든요. 그래서 치료 효과를 보기에 상당히 어렵긴 합니다.

◇ 곽수종> 말씀 주신 아이소니아지드와 리팜핀, 이 약들은 가격이 비싼 겁니까?

◆ 이재갑> 엄청 쌉니다. 약은 다 싸고요. 한 달 치 해봐야 보험 되면 얼마 안 되고요. 최근에는 결핵을 중증 환자로 등록을 해줘서 5% 미만밖에 치료비를 안 내거든요. 돈이 없어서 치료를 못 받는 시기는 아닙니다.

◇ 곽수종> 우리나라 결핵균 보균자나 환자가 어느 정도 된다고 추정하고 계십니까?

◆ 이재갑> 결핵 환자는 1년에 2천 명에서 3천 명 새로 진단을 받고 있는 상태이고요. 앞으로 결핵 환자가 얼마나 발생할지 생각할 때 잠복결핵 유병률을 보통 따지는데요. 40대 이상에서는 30~40%는 잠복결핵 가지고 있다고 보고요. 최근 고등학생들 1학년 대상 잠복결핵 검사를 해보면 3% 정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어릴수록 떨어지고는 있어서 이 상태로만 20, 30년 관리를 잘 하면 우리나라 결핵 줄어들긴 할 겁니다.

◇ 곽수종> 미국 유학생활 할 때 결핵 테스트를 한국 사람들은 받으라고 하더라고요.

◆ 이재갑> 잠복 결핵을 가지고 있는 한국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렇고요. 그래서 아시아권에서 오는 사람들의 경우 미국에서 결핵 검사를 받게 하고 있습니다.

◇ 곽수종> 결핵에 감염되기 쉬운 위험인자를 가진 사람이 있습니까? 분류할 수 있습니까?

◆ 이재갑> 유전적인 성향이나 이런 부분은 사실 아주 제한적이고요. 주로 결핵에 노출됐을 때 그 환자의 면역 상태가 중요하긴 합니다. 면역 억제제를 쓰고 있다든지, 항암 치료 등을 받고 있다든지, 그리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최근 체중감량을 너무 많이 시도했거나 이런 것들도 악영향을 주기는 주지만 개인적인 성향이나 유전적인 요인들은 크게 작용하지 않다고 알려졌습니다.

◇ 곽수종> 유전적인 내용보다는 스트레스나 체질이라고 말해도 되겠습니까?

◆ 이재갑> 결핵균에 노출됐을 때 사람의 상태, 면역적 상태나 건강 상태에 따라서 잘 걸리는지, 잘 이겨낼지 결정됩니다.

◇ 곽수종> 증상이 어떻습니까?

◆ 이재갑> 서서히 발병하다 보니까 초기에는 기침 정도 한다거나 약간 미열을 느끼거나 이런 정도인데요. 중증으로 진행하기 시작하면 고열이 날 수 있고, 기침도 심해지고, 체중 감소도 하고, 식은땀도 나고 이런 식으로 가는데요. 이미 증상이 중해졌을 때는 결핵이 심한 상태여서 다른 사람에게 전파도 잘 할 수 있는 상태이거든요. 증상이 나타났다고 할 정도면 다른 사람에게 전파를 많이 할 수 있다는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곽수종> 옛날 드라마를 보면 결핵 보균자분들은 기침할 때 각혈하고 그러지 않습니까.

◆ 이재갑> 그건 정말 심해졌을 때, 결핵균이 폐 전체에 침범하거나 구멍을 냈을 때는 구멍 난 폐 부분에서 혈관이 노출되어 각혈하기도 하는데요. 그 정도는 정말 중증이어서, 요즘에는 피가 나와서 결핵 진단 받는 환자는 많지 않습니다.

◇ 곽수종> 비씨지(BCG) 접종하면 예방이 됩니까?

◆ 이재갑> 비씨지(BCG) 목적을 잘 이해하셔야 하는데요. 신생아기에 결핵균에 노출되면 중증 결핵이 발병할 수 있기에 비씨지(BCG)는 신생아기나 소아에서 전신 결핵을 막는 역할을 하는 것이지 결핵을 평생 예방시켜주는 능력이 있지는 않습니다. 중증 결핵을 예방한다는 정도로 이해하시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 곽수종> 결핵의 전염성과 예방 방법에 대해 여쭤보고 싶은데요. 7238번 님, “결핵 감염자나 보균자랑 같이 식사하거나, 국물을 같이 떠먹지 않습니까. 그러면 옮나요?”라고 물었습니다.

◆ 이재갑> 사실 먹는 거로 감염되는 건 아니고요. 보균자, 잠복결핵자는 절대로 전파시키지 않습니다. 몸에 숨어있지 결핵균을 배출하고 있는 환자가 아니라 잠복결핵은 절대로 전파시키지 않고요. 활동성 결핵 중 폐결핵 환자가 전파를 시킬 수 있거든요. 폐결핵 환자와 같이 생활한다거나 마스크를 안 한 상태로 같이 생활하거나 친밀하게 접촉을 하게 되면 호흡기를 통해 전파되기 때문에 현재 전파에 대한 주 관리대상은 폐결핵 환자입니다.

◇ 곽수종> 그러면 폐결핵 환자에 의한 전염이 강하다는 말씀이고, 호흡기로 전염된다는 거고, 균이 공중을 떠다니며 사람들에게 전파된다는 말씀이네요?

◆ 이재갑> 맞습니다.

◇ 곽수종> 그러면 박테리아가 공중에 떠서 자생할 능력이 있다고 봐야겠네요?

◆ 이재갑> 공중에 떠다니기는 하는데 그렇다고 자연 생태계에서 아주 오래 살진 않거든요. 환자와 있는 시간, 보통 노출 정도를 최소 8시간 같은 공간에서 생활할 정도 되면 전파가 가능하다고 보통 얘기해요. 전파 잘 되는 사람들이 같이 사는 사람들, 가족들, 같은 곳에서 같이 일하는 사람들 정도 전파가 많은 거죠.

◇ 곽수종> 우리나라 전철 출퇴근 시간에 보면 엄청나게 밀집되어 있지 않습니까. 호흡기 질환이라고 하셨으니까, 재채기는 타인을 위해서라도 에티켓은 지켜야겠네요.

◆ 이재갑> 호흡기 증상이 있는 분들은 마스크만 하더라도 균들이 자기 폐에서 나가는 것을 많이 막을 수 있거든요. 일반 마스크를 써도 됩니다. 호흡기 증상 있는 사람들은 마스크를 잘 쓰셔야 하고요. 그 다음 어쨌든 호흡기 감염 질환은 손이나 이런 것을 통해서도 전파가 가능하니까 손 씻기를 생활화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 곽수종> 간단히 정리하면, 감염은 주로 호흡기를 통해 전염되는 폐결핵이 많고, 감염을 줄이기 위해서는 재채기나 기침할 때는 항상 입을 가리거나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것이 도움 된다고 이해하면 되겠네요.

◆ 이재갑> 맞습니다.

◇ 곽수종> 지금 결핵 증상에 대해서 기침 비슷하다고 알고 계시는데, 가령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온다, 이 정도면 심하다고 하셨는데요. 치료 가능합니까?

◆ 이재갑> 결핵은 다제내성 결핵도 요새 좋은 약들이 많이 나와서 치료를 잘 하고 있고요. 일반적인 결핵의 경우 일차약제만 환자가 중간에 치료를 포기하지 않고 잘 드시면 95% 이상 치료가 가능한 병입니다. 그래서 조기 진단, 조기 치료가 제일 중요한 병 중 하나가 결핵입니다.

◇ 곽수종> PC방, 노래방 같은 곳을 조심해야 합니까?

◆ 이재갑> 그렇죠. 밀폐된 공간이니까 거기에 결핵 환자 한 명이 계속 있으면서 몇 시간 노출 되면 가능하잖아요. 이런 부분 주의가 필요하고요. 어쨌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있을 때 호흡기 증상이 있는 분들이 본인들이 그런 자리를 피한다든지 마스크 쓰는 게 중요한 이유가 그래서 그렇습니다.

◇ 곽수종> 단체 생활 하는 곳은 위생에 신경 써야겠습니다.

◆ 이재갑> 학생들이 이런 곳에서 많은 것도 밀폐된 공간에서 생활을 같이 하기 때문이거든요.

◇ 곽수종>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이재갑> 네, 감사합니다.

◇ 곽수종> 지금까지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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