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화성-15형은 어떤 미사일?

[취재N팩트] 화성-15형은 어떤 미사일?

2017.11.30. 오전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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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5형은 북한이 지금껏 쏘아 올린 미사일 가운데 가장 진화한 형태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정은이 이번 시험발사를 계기로 서둘러 핵 무력 완성을 선언한 배경을 두고도 논란입니다.

북한 미사일 발사 관련 소식 취재기자와 함께 좀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김지선 기자!

먼저 북한의 신형 미사일 화성-15형의 사진이 공개됐다고요? 어떤 미사일입니까?

[기자]
북한이 공개한 사진 속 화성 15형은 외관상으로는 화성 14형과 달라 개량형이 아닌 신형 미사일로 보입니다.

상부인 2단의 직경이 1단부 로켓 직경과 거의 같아져 언뜻 보면 하나의 원통처럼 보이고, 끝 부분도 더 뭉뚝합니다.

하지만 미사일의 1단과 2단에 각각의 케이블이 달려 2단 미사일이라는 것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합참은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분석한 결과 외형상 탄두의 모습과 1·2단 연결 부분이 화성 14형과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외형과 성능을 분석한 결과 화성 14형의 2단 부분의 엔진을 개량해 추진력을 높였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화성 14형의 경우 보조 엔진을 4개 묶었는데, 보조 엔진을 더 장착해 추진력을 높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이럴 경우 완전히 다른 신형 미사일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화성 14형의 개량형 정도로 볼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앵커]
그런가 하면 완전히 새로운 미사일로 봐야 한다는 평가도 있다고요?

[기자]
단순히 보조 엔진을 추가 장착한 것이 아니라 엔진 방식을 바꿔 추진력을 키웠다면 신형으로 봐야 합니다.

일각에선 화성 14형 1단에 장착했던 백두산 엔진을 화성 15형에선 2개 장착했을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백두산 엔진은 지난 3월 개발된 80t급 엔진으로 화성-12형과 화성-14형의 1단엔 하나가 장착됐습니다.

북한은 어제 발사 성공을 보도하면서 '비추진력이 높은 엔진'의 정확성이 입증됐다고 밝혀 화성-15형의 경우 엔진에 변화를 줬다는 것을 시사했습니다.

합참도 북한이 오늘 공개한 화성 15형의 사진을 분석한 결과 신형으로 평가된다며 화성 14형의 개량형으로 평가했던 초기 분석을 수정했습니다.

다만, 세부 기술적인 내용은 좀 더 면밀한 분석 필요하다며 현재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화성 15형이 확실히 더 커진 거죠?

이동식 발사대 차량도 커졌다고요?

[기자]
사진만으로는 정확한 비교가 힘들지만 전반적이 크기가 더 커졌다는 것이 합참의 분석입니다.

다만 미사일을 발사하는 이동식 발사대 차량은 확실히 커졌습니다.

화성 14형의 경우 바퀴가 8개씩 모두 16개가 달린 8축 차량에서 발사했는데, 이번에는 바퀴 축 한쪽이 9개, 양쪽 합쳐 18개로 더 길어진 겁니다.

화성-14형의 경우 미사일 몸통의 직경이 1.7m 정도로 추정됐지만 화성-15형은 2m가 넘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북한의 주장대로, 그리고 국정원의 판단대로 확실히 진화한 형태의 미사일로 보인다는 판단입니다.

[앵커]
김정은이 직접 현장에서 미사일 발사를 지켜봤네요?

[기자]
어둠 속에서 붉은 화염을 내뿜으며 하늘로 오르는 미사일을 멀찌감치 떨어져 바라보는 김정은의 뒷모습을 비롯해 여러 장의 사진이 실렸습니다.

총 40여 장의 관련 사진 가운데, 절반이 김정은이 일일이 발사 과정을 지시하고 지켜보는 모습이고 발사 후엔 관계자들과 끌어안고 환호하는 장면도 담겼습니다.

김정은이 '당과 조국을 위하여 용감히 쏘라'는 친필 서명을 하는 사진은 친필 서명과 함께 1면에 실렸습니다.

물론 지금까지도 김정은이 모든 미사일 발사 명령을 친필로 내리긴 했지만, 갈수록 전면에 나서는 모습입니다.

공을 오롯이 김정은에게 돌리기 위한 것이지만 북한 주민들이 먹고 사는 문제가 어려워지고, 핵 실험 미사일 발사와 그로 인한 대북 제재에 대한 불만을 품게 될 경우 책임과 원망의 화살이 김정은에게 향할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이 과거에는 잘 하지 않던 방식으로 보입니다.

[앵커]
김정은이 핵 무력 완성을 선언했어요.

조금 갑작스럽지 않나 하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기자]
북한이 이번에 발사를 진행하고 그 소식을 공개하는 형식을 보면 다소 서두른 징후가 보입니다.

보통은 발사 다음 날 발사 소식을 보도하는데, 이른 새벽 진행했다고는 하지만 이례적으로 당일 중대보도 형식을 통해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중대보도를 하면서 김정은이 미사일 발사 지도를 하는 현장 영상이나 사진을 전혀 내보내지 않았고, 오늘 노동신문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사진도 어제 자로 실렸는데, 어제 신문을 오늘 발간한 셈이어서 화성 15형 소식을 빨리 다루기 위해 무리한 측면이 엿보입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북한이 조바심을 내고 있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제재 압박 속에서 국면 전환을 위해 서둘러 핵 무력 완성을 선언해 대화나 협상 단계로 가려는 계기를 만들어 보려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당분간 추가 도발은 없을까요?

[기자]
북한의 발표대로라면 핵 무력은 완성됐고 미사일 강국의 과업도 실현됐으니 더 이상의 실험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번 화성 15형 발사를 통해 북한의 핵 무력과 미사일 기술 완성됐다고 보는 전문가는 없습니다.

무엇보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실전 배치를 위한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 입증되지 않았고 북한도 이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습니다.

더구나 정상 발사도 아닌 고각 시험발사 한 번으로 핵 무력이 완성됐다는 건 기술적 측면이 아닌 다른 목적을 가진 정치적 의도에서 봐야 한다는 해석입니다.

이렇게 볼 때 만약 북한이 원하는 방향대로 협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미사일 성능 실험을 재개할 수 있다는 것이어서 언제든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김지선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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