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진짜 JSA 영웅은 누구인가?

[취재N팩트] 진짜 JSA 영웅은 누구인가?

2017.11.20. 오전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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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13일, 북한 귀순 병사를 구조하는 과정에서 JSA 경비 대대장이 직접 나섰다는 내용의 영웅담이 전해지고 있는데요.

조금 이 부분 냉정하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총상을 입고 쓰러진 북한 병사를 직접 구조한 것이 대대장이 아니라 그 휘하의 부사관 2명이었다는 것입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어떻게 된 내용인지 자세히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강정규 기자!

얼마 전에 있었던 판문점 CCTV 영상의 공개 여부가 화제가 됐었죠. 열감지 장비 TOD 영상을 일단 봐야 알 것 같은데요.

이번 사건에서 영웅으로 부상했던 사람이 있습니다.

JSA 대대장인데 이 영상에 잡히지 않았다라는 내용인데 이게 어떻게 된 상황입니까?

[기자]
지난 13일이었죠.

귀순 과정에서 총상을 입은 북한 병사, 군사분계선 남쪽 50m 지점에 쓰러져 있었습니다.

그 지점은 판문점 CCTV의 사각지대였기 때문에 열감시장비, TOD로 식별이 되는데요.

그런데 이 TOD 영상을 본 군 관계자들은 당시 대대장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실제 귀순 병사를 구조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포복으로 접근한 건 대대장이 아니라 휘하의 부사관 두 명이었다는 겁니다.

[앵커]
그렇다면 차례차례 살펴보죠. 이 JSA 대대장, 애초에 현장에 나가지 않았던 건가요?

[기자]
JSA 경비대대장이 직접 포복을 한 건 아니지만 현장에는 있었던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런데 대대장이 귀순병사가 쓰러져 있던 지점에서 얼마나 가까이 접근했느냐 이걸 두고는 사람마다 말이 다 다릅니다.

3m 범위 안에 있었다는 말도 있고요.

10m 혹은 15m 떨어진 곳에 있었다는 말도 있습니다.

군 당국은 JSA 대대장이 현장에 직접 나가 있었고 부하 2명이 낮은 포복으로 귀순 병사에게 접근하는 동안 주변에서 엄호를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안전지대로 끌고 나온 뒤에는 세 명이 귀순 병사를 함께 들어서 옮겼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귀순 병사를 들고 나오는 모습이 찍힌 영상에도 부사관 둘뿐이었다는 말이 끊이지 않고 나오고 있습니다.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CCTV 영상뿐만 아니라 TOD 영상도 함께 공개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군 당국의 설명을 정리해 보면 현장에는 있었다.

그리고 들려오는 말에 따르면 병사를 옮길 때는 셋이었는지 둘이었는지 말이 좀 다른 것, 여기까지는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결국에 현장에 나간 것은 맞지만 낮은 포복으로 일단 병사를 직접 구조한 건 대대장이 아니었다, 부사관이다 이런 얘기인데요.

미담이 있었잖아요, "차마 부하들을 보낼 수가 없어서 직접 갔다." 현실과 거리가 있어 보이는데요.

[기자]
좀 과장된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오히려 이번 귀순 과정에서 전체 경비작전을 지휘해야 할 대대장이 작전상황실을 비우고 현장에 나간 것이 부적절했다는 지적과 함께 우리 군의 소극적인 대응 등이 도마에 오른 상태인데요.

이런 가운데 갑자기 JSA 대대장이 영웅처럼 묘사가 됐고 차마 부하들을 내보낼 수는 없었다는 말이 미담으로 전해졌습니다.

JSA 대대장이 육군사관학교 출신 엘리트 장교였다는 점까지 부각되기도 했는데요.

관련 내용 직접 들어보시죠.

[김종대 / 정의당 의원 (지난 16일, YTN 라디오) : 이렇게 훌륭한 장교가 있구나 싶을 정도로 아주 뛰어나고. 육사에서 연대장 생도를 역임했던 엘리트 장교인 데다가…. 그래서 차마 아이들을 보낼 수 없었다는 건 본인이 가겠다는 뜻이거든요.]

[앵커]
하여튼 의혹이 해소되려면 영상이 공개돼야 할 것 같습니다.

군내 영웅담의 진위 논란이 사실 이번이 처음이 아니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1년 8월 육군 17사단 임 모 병장 익사 사고가 있었습니다.

당시 육군은 전역 2주를 앞둔 임 병장이 강가에서 작전 중에 실족한 후임병을 구한 뒤 순직했다고 발표했는데요.

그러나 재조사 결과 임 병장은 당시 강기슭을 청소하다가 휴식을 취하던 중에 실족해서 스스로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6.25전쟁의 영웅으로 알려진 심일 소령의 전공 역시 최근 진위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심 소령은 6.25 당시 춘천전투에서 육탄으로 북한군 탱크를 막아서 전투를 승리로 이끈 영웅으로 묘사가 됐는데요.

그러나 오히려 대전차포 1문을 적에게 넘겨주고 도망갔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국방부 차원의 재조사가 이뤄지기도 했습니다.

나라를 지키다가 목숨을 잃은 군인들의 희생은 기리는 것이 마땅합니다.

그러나 과도한 영웅담이 진실을 가리거나 호도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우리는 그 진실을 알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강정규 기자와 함께 자세히 짚어봤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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