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첫 국정감사 돌입...초반부터 난타전

문재인 정부 첫 국정감사 돌입...초반부터 난타전

2017.10.14. 오후 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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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원 / YTN 정치부 기자

[앵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국정감사가 이틀 전부터 시작이 됐습니다. 상임위별 곳곳에서 여야가 충돌하면서 국정감사 초기부터 기싸움이 아주 팽팽한데요.
정치부 이종원 기자와 함께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곳곳에서 고성도 들리고 상당히 기싸움이 치열한 것 같은데요. 어디가 가장 뜨겁게 달아올랐나요?

[기자]
이제 문재인 정부 첫 국정감사가 시작된 지 이틀밖에 안 됐는데 초반부터 여야가 아주 공방전이 치열합니다. 그중에서도 어제 열렸었는데요. 헌법재판소에 대한 법제사법위원회의 국감장이 가장 뜨거웠습니다. 일단 시작부터 여야가 충돌하면서 본격적인 질의도 하지 못한 채 파행됐습니다. 먼저 영상부터 보겠습니다.

[김진태 / 자유한국당 의원 : 조용히 하세요, 조용히 하세요.]
[박범계 / 더불어민주당 의원 : 어디 책상을 두드리고...]
[권성동 /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 결국 (여야) 합의에 이르지 못해서 오늘 국정감사를 실시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앵커]
지금 녹취를 들어보니까 조용히 하세요, 소리까지 치고 험악한 분위기까지 느껴지는데 왜 그런 건가요?

[기자]
보통 국정감사를 시작하면 의례적으로 기관장이 먼저 인사말을 하고 시작하거든요. 그런데 김이수 권한대행이 인사말을 하려고 하자 야권에서 자격이 없다 이렇게 주장하면서 막아섰거든요. 양측의 입장 들어보겠습니다.

[김진태 / 자유한국당 의원 : 국회서 부결된 의미가 뭐 있어요. 국회 완전히 무시하는 겁니까? 권한대행에서 당연히 사퇴하고 헌법재판관까지도 사퇴하는 게 맞습니다.]
[박주민 / 더불어민주당 의원 : 이것은 헌재 규칙에 따른 절차를 지킨 거고 헌재 자체 내에서 이뤄진 결정이니 존중해야 합니다. 부당하다는 것은 오히려 헌재의 권한을 침해하는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야권 입장에서는 그렇게 파장을 일으키면서까지 부결을 시켰는데 권한대행 체제를 유지하는 게 말이 되느냐. 이게 국감 전부터 공방이 있었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선 정리를 해 보면 지난달 11일 국회에서 인준안이 부결이 됐는데 김이수 권한대행이 그 전부터 맡고 있던 권한대행을 부결 이후에도 계속 맡고 있는 거거든요. 여기에 대해서 야당은 내려놓는 게 맞다는 주장인 거고 여당에서는 헌재소장 자리와 헌재소장 권한대행의 자리는 별개라는 얘기죠.

왜냐하면 권한대행이라는 것은 헌법재판관들 사이에서 호선을 통해서 결정한 문제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국회에서 감 놔라, 배 놔라 이렇게 할 문제가 아니다라는 건데 일리 있는 주장입니다마는 그런데 헌재소장 공백사태를 야기된 게 청와대가 되는 거잖아요.

청와대에서 처음에 김이수 인준안 처리를 호소할 때 공백 사태를 최소화해야 된다 이게 근거였는데 지금에 와서 부결되고 나니까 권한대행 체제를 유지하겠다고 입장을 바꾼 거거든요. 노회찬 원내대표, 그러니까 여권에 우호적인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조차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노회찬 / 정의당 원내대표 : (청와대 브리핑 내용이) 오해인지 아닌지는 따져봐야겠지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봅니다.]

[기자]
그러니까 권한대행 체제를 유지하겠다고 했던 청와대 박수현 대변인의 브리핑이 문제가 있는 거 아니냐 그런 발언이거든요. 그래서 아무쪼록 논란이 종식되기 위해서는 청와대에서 새로운 헌재소장 후보자를 지명하는 길만이 유일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이 됩니다.

[앵커]
5당 체제 되면서 야당도 입장이 엇갈릴 때가 상당히 많았는데 이번 사안에 대해서는 야당의 입장이 한결같이 같다고 할 수 있겠네요. 국민의당도 마찬가지잖아요.

[기자]
그렇죠. 정의당은 명시적으로, 공개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국민의당도 지금 강하게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과 마찬가지로 김이수 권한대행 체제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쭉 상임위별 내용을 보니까 방통위도 상당히 시끄러웠더라고요.

[기자]
네, 방송통신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가 어제 열렸었는데요. 방송 장악 문제가 걸려 있잖아요. 먼저 양측의 주장 들어보겠습니다.

[강효상 / 자유한국당 의원 : (언론노조는) 홍위병 노릇을 하며 무력시위를 하고 뒤에서는 민주당의 방송장악 문건처럼 정권 실세들이 기획해서 공영방송을 장악하려는 것입니다. 이런 것이야말로 적폐 중에 악성 적폐이며...]
[유승희 / 더불어민주당 의원 : 이런 적반하장이 어디 있습니까? 양심 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우리나라 언론지수가 완전자유국에서 부분자유국으로 강등됐잖아요. 그것은 지표로 나오는 것입니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의 10년 동안에 언론의 자유가 후퇴했다….]

[기자]
들으신 대로 집권 여당에서는 이명박, 박근혜 정권, 보수 정권 당시의 언론 장악 문제를 계속해서 부각하고 있고. 보수야당 쪽에서는 문재인 정부 역시 공영방송 길들이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 그렇게 강하게 대립하고 있는데요. 어제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서울시 산하 기관이라고 할 수 있죠. TBS 교통방송의 뉴스 보도 프로그램과 시사프로그램의 위법성이 도마 위에 올랐거든요. 이 문제는 국민의당에서 강하게 제기했습니다.

[김경진 / 국민의당 의원 : 서울교통방송이 뉴스와 정치 대담 프로그램을 할 수 있습니까? 없습니까?]
[이효성 / 방송통신위원장 : 현재 법상으로는 (불가능하죠?) 네.]
[김경진 / 국민의당 의원 : tbs 교통방송 직원들, 공무원입니까, 아닙니까?]
[이효성 / 방송통신위원장 : 그 지위에 대해서는 제가 잘 모르겠습니다.]
[김경진 / 국민의당 의원 : 제가 확인한 바에 의하면 서울시장이 임명하는 지방직 공무원들입니다.]

[기자]
이외에도 또 산자위에서는 탈원전 문제라든지 또 한미 FTA 재협상 문제로 공방을 벌였었고. 또 가장 시급한 정국 현안이죠, 농해수위에서는 청와대가 발표했던 세월호 보고 시간 조작 문제를 놓고서도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들어보겠습니다.

[안상수 / 자유한국당 의원 : 오전에 존경하는 박완주 의원님께서 어제 청와대 비서실장이 한 기자회견 내용을 말씀하시면서 적절치 못한 말씀에 대해서 유감의 뜻을 표시해야...]
[설훈 /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 : 그런데 9시 반이 아니고 10시에 보고된 것으로 조작된다면 이걸 지금 알았다면 안 그 순간부터. 잠깐만, 잠깐만! 나도 국민의 한 사람이에요.]

[앵커]
설훈 위원장이 국민의 한 사람이라고 소리쳤는데 위원장이 저렇게 목소리를 높이는 건 흔한 일은 아닌 것 같아요.

[기자]
그렇죠. 정당 소속이기는 하지만 대부분 간사들 어떤 합의에 따라서 의사진행을 하기 마련이거든요. 어제는 설훈 위원장께서 직접적으로 발언을 했습니다.

[앵커]
아무래도 국감이 시작할 때 문건 조작 문제를 청와대에서 직접 제기했기 때문에 이 문제가 지금 가장 중요한 현안으로 떠올랐는데 앞으로 상임위 곳곳에서 이 논쟁이 계속될 걸로 예상할 수 있겠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기간 막바지에 있기 때문에 가장 치열하게 여야가 논쟁을 벌이지 않을까 그렇게 예상이 되고 있습니다.

[앵커]
국정감사장에서는 스타도 탄생하기도 하고 또 이색적인 증인이 등장하기도 하는데 이번에 국감 아직 초반이기는 한데 눈에 띄는 소품들이 등장하더라고요.

[기자]
시청자분들께서도 보시면 아마 호기심을 자극하는 그런 소품들이 많이 등장을 했는데 그림 보시면서 설명 드리면 과기부 국정감사장이었는데 EMP 충격기라는 게 등장했습니다. 많이 뉴스에서 보셨을 텐데 핵무기가 폭발할 때 발생하는 그런 강력한 자기장이 전자기기 내부 회로를 태운다. 그래서 북핵 문제를 우리가 보도할 때 많이들 언급을 했었는데요. 핵무기 폭발 때 전자기파가 강력하게 발생한다는 위험성을 지적하기 위해서.

[앵커]
기계가 작군요, 생각보다.

[기자]
자유한국당 송희경 의원이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제조 방법을 직접 보고서 의원실 관계자가 직접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갖고 와서 스마트폰에 대고서 실험을 하니까 작동 10초 만에 스마트폰이 먹통이 됐다는 거거든요. 들어보겠습니다.

[송희경 / 자유한국당 의원 : 화면이 꺼졌습니다. 보셨죠. 화면이 그냥 꺼져버렸습니다. 지금 제가 출력을 높이지 못한 이유가 출력을 조금 높이면 이 방에 있는 휴대전화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기자]
또 외교부 국감장에서는 생존 배낭이 등장했는데요.

[앵커]
이번에 추석선물로도 인기를 끌었다는 얘기도 있었는데요.

[기자]
앞서서 민주당 김영호 의원도 국감장에 들고 나온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한국당 윤영석 의원이 외교안보 불안들을 지적하면서 생존 배낭을 들고 나와서 질의를 했는데요. 25만 원을 주고 직접 구매했다고 합니다. 들어보겠습니다.

[윤영석 / 자유한국당 의원 : 국민의 불안감은 극심합니다. 지금. 대피 훈련도 안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까 국민이 자구책으로 이런 생존 배낭을 구매하고 있는 것입니다.]

[기자]
이외에도 국민의당 이찬열 의원 같은 경우는 명품 가방들을 들고 나왔어요. 그런데 알고 봤더니 그게 모두 짝퉁들이었는데 시가로 수백에서 수천만 원짜리를 인터넷상에서 수십만 원에 팔고 있더라. 이런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명품 가방들을 직접 갖고 나오기도 했는데요. 어떻게 보면 모두 자신의 질의를 부각시키려고 강조하기 위해서 소품들을 동원하는 건데 자칫 경쟁 아닌 경쟁에 빠지면 보여주기식으로 변질되지 않느냐 이런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그래도 이렇게 실물을 보니까 이해를 돕는 측면은 확실히 있다는 생각도 드는데 이런 꼼꼼한 준비는 좋은 것 같고요. 그런데 이번 국감이 아직 며칠 안 하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민생은 빠지고 여야 간에 너무 공격만 하는 게 아니냐. 이런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국정감사라는 게 사실 국정에 대한 감시와 비판이 주된 목적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주로 여당에서는 방어와 수비를 또 야당에서 공격을 하기 마련인데. 이번 국감은 여당과 야당이 모두 공격 전술만 펴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당에서는 지난 보수정권 10년에 대한 적폐청산을 외치고 있는 것이고. 또 야당에서는 신적폐라는 말을 쓰고 있는데요.

문재인 정부 5개월이 되기는 했지만, 5개월뿐이지만 문재인 정부의 실정에 초점을 맞춰서 비판을 하겠다는 그런 전략을 들고 나왔는데. 특히 이번 국정감사는 다당제하에서 열리고 있잖아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의석수도 무시 못하는 상황이기는 한데.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역시 거대 양당의 어떤 싸움 속에서 존재감을 키우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요.

일례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국정감사가 열리기 하루 전이었는데, 지금 화면에 나오고 있는데요. 소속 의원이 40명인데 40명 의원들 방을 모두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피자를 돌리기도 했습니다. 들어보시죠.

[안철수 / 국민의당 대표 : 추석 연휴에도 못 쉬고 맨날 밤새운다고 말씀 들어서요. 피자 2판 갖고 왔습니다. 다시 원기회복해서 열심히 해주세요.]

[앵커]
저런 피자 반가웠을 것 같은데 이렇게 국감 때 실제로 보좌진들이 밤 늦게까지 일하고 휴일에도 나오고 그럽니까?

[기자]
실제로 국정감사 기간에 취재기자들이 연락하는 포인트도 대부분 보좌관들이거든요. 실무적인 일들을 모두 다 하기 때문에 상당히 좋아하는 반응이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일단 이틀 동안 공방을 여야가 벌였는데 이틀 공방을 끝내고 나서 오늘 오전에 주요 원내 4당이 논평을 냈습니다.

일단 국정감사 자체 평가를 들어보면 일단 민주당은 자유한국당을 향해서 국감에 성실하게 임해달라. 앞서서 말씀드렸던 법제사법위원회 파행이나 이런 것들을 거론한 것이고. 또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부가 국감을 자신의 실정을 덮기 위한 방패막이로 삼고 있다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반면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실질적인 국감이 될 수 있도록, 그러니까 정쟁이 아닌 민생이 우선이 되는 국정감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이렇게 포부를 밝혔습니다.

[앵커]
각오도 있지만 일단 각 당의 평가를 보면 이틀간의 국감이 지금 잘 안 된 것 같다 이런 부정적인 평가가 많은데 국민에게 좋은 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록 앞으로 남은 국감을 최선을 다해 줬으면 한다는 바람입니다. 정치부 이종원 기자였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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