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터널 사망자가 더 많다"...표지판도 없어

"짧은 터널 사망자가 더 많다"...표지판도 없어

2017.10.14. 오전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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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짧은 터널보다 긴 터널이 더 위험할 것 같지만, 최근 5년간 터널 사망 사고 대다수가 1㎞ 미만의 짧은 터널에서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사고를 알리는 정보표지판이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장아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고장 차량 주인이 연신 경광봉을 흔들며 터널에 진입하는 차를 향해 경고 신호를 보냅니다.

하지만 화물차는 이 신호를 무심히 지나쳐 결국 안에 타고 있던 두 명이 숨지는 사고가 났습니다.

엔진이 고장 난 중형 버스도 비상등을 켠 채 멈춰 섰는데, 상황을 모르고 터널에 들어선 트럭이 정면으로 들이받습니다.

무려 4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친 사고였습니다.

두 터널 모두 전체 길이가 1㎞가 채 안 되는 비교적 짧은 터널이었습니다.

최근 5년간 고속도로 2차 사고 사망자 13명 가운데 11명이 이런 짧은 터널에서 발생했습니다.

전체 터널 사고 588건 가운데 짧은 터널의 2차 사고는 18건에 불과했지만, 11명이 숨졌을 정도로, 일단 사고가 나면 큰 사고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사고가 난 1㎞ 미만 짧은 터널의 공통점은 터널 내부 상황을 알 수 있도록 하는 정보표지판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표지판이 있으면, 사고가 난 즉시 '터널 내 사고' '화재 발생' 등의 문구를 터널 진입 500m 전 표출해 운전자에 미리 경고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1㎞ 미만 터널 394곳 가운데 정보표지판이 설치된 곳은 20% 수준인 80곳에 불과합니다.

그마저도 모두 1㎞ 이상인 긴 터널이 연속으로 배치된 '연속 터널'에 해당합니다.

국토교통부 방재 지침에 1㎞ 미만 터널에 대해서는 표지판 설치 의무가 제외돼 있기 때문입니다.

[최인호 / 더불어민주당 의원 : 교통사고 정보표지판의 설치를 확대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2차 사고로 인한 교통 사망 사고를 줄일 수가 있습니다.]

도로공사는 일단 짧은 터널에 대해서도 순차적으로 정보표지판을 설치하기로 계획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예산 문제로 터널 진입 500m 전에 설치하는 큰 전광판이 아니라 터널 입구 위쪽에 설치하는 작은 전광판으로 대체할 예정이어서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YTN 장아영[jay2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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