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화이트리스트'에 라디오 사찰까지...

연예인 '화이트리스트'에 라디오 사찰까지...

2017.09.21. 오후 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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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뉴스만은 꼭 짚고 넘어가시죠, 뉴스첵첵입니다.

MB정부 시절 국정원이 작성한 이른바 연예계 블랙리스트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블랙리스트의 반대 개념인 '화이트리스트'도 있었다는 의혹이 한 언론 보도로 제기됐습니다.

블랙리스트가 MB정부에 비판적 성향의 연예인 리스트였다면, 화이트리스트는 그 반대로 친정부 성향 연예인들을 지명해 별도 지원까지 기획했다는 의혹입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국정원은 지난 2010년 말 '연예계 좌파 실태 및 순화방안'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작성했습니다.

이 보고서에는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반정부 성향의 연예인들 리스트뿐만 아니라, 친정부 성향 연예인을 육성하려는 계획도 담겨 있었습니다.

보고서에는 연예인들의 실명도 담겼습니다.

구체적으로 연기자 L 씨와 C 씨를 지목됐고, 이들을 중심으로 친정부 성향 연예인들을 양성해서 조직화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또 다른 보고서에서도 일부 연기자와 개그맨 S씨, C씨 등을 거론하면서 좌파 연예인의 대항마로 집중 육성하라는 제안도 있습니다.

이 화이트리스트 연예인들에게 정부 주관 행사의 진행을 맡기고 금연, 금주 등 공익광고에 우선 섭외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지원 정책까지 담겼습니다.

여기에다 또 다른 언론 보도를 통해 아침 라디오 방송 집중 사찰 의혹까지 불거졌습니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는 출근길 여론을 좌우하는 라디오 방송을 집중 검열하자는 의도였겠죠.

당시 MBC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 손석희·김미화 씨에 대해서는 '좌파 편들기를 하고 있다',

KBS라디오에 대해서는 '피디들의 정치투쟁 도구로 변질됐다',

CBS라디오는 '편파방송이 체질화됐다'며 회사 전체를 싸잡아 매도하기도 했습니다.

이 프로그램들은 실제 순차적으로 폐지되거나 진행자가 교체됐습니다.

오늘 이 같은 내용의 보도가 나가자 CBS 노조는 오히려 MB정부 국정원의 공정방송 낙인을 환영한다며 다소 냉소적인 성명을 내놨습니다.

CBS 노조 측은 성명에서 CBS 구성원 전체가 이토록 가시 같은 존재였다니 도리어 반갑고, 또 공정방송이 체질화됐다니 MB 국정원의 놀라운 정보력에 다시금 탄복할 뿐이라고 말이죠.

이런 보도들이 최종 사실로 드러나면, 정말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믿기 힘든 일이겠죠.

검찰 수사가 어디까지 진행될지 지켜볼 일입니다.

검찰 수사 속보는 김태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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