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김명수 될까? 안 될까?..."국민의당에 물어봐"

[취재N팩트] 김명수 될까? 안 될까?..."국민의당에 물어봐"

2017.09.21. 오전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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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준을 위한 국회 본회의 표결이 2시간 뒤에 진행됩니다.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의 선택이 무엇보다 관심인데요.

국민의당 출입하는 이종원 기자 연결해, 표결 전망 짚어보겠습니다. 이 기자!

자, 가결이냐, 부결이냐, 이 기자는 어떻게 전망합니까?

[기자]
그야말로 안갯속입니다.

집권여당인 121석의 민주당은 당론으로 찬성을, 107석을 가진 제1야당 자유한국당은 당론으로 반대를 분명히 했습니다.

바른정당도 당론 반대에 가세했는데요.

그러나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은 의원들의 자율투표에 맡기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자율투표를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김동철 / 국민의당 원내대표 : 다당제 시대의 과거 양당제하에 관행처럼 굳어진 표 대결 식 구태정치는 막을 내렸음을 명심하고 모든 인사 관련 인준 투표는 국회법 제114조 2항에 따라 강제 투표가 아닌 의원 자율투표로 결정해야 합니다.]

임명동의안 의결 정족수는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입니다.

민주당은 장관을 겸직하는 의원들에게도 총동원령을 내렸고, 보수야당들도 본회의 참석을 독려하는 문자 메시지를 여러 차례 발송하는 등 총력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불참 의원이 없다는 가정하에 당론대로 투표할 경우, 민주당은 30표 가까운 찬성표를 더 끌어모아야 의결할 수 있습니다.

김이수 전 헌재소장 후보자 인준 때와 마찬가지로, 국민의당 의원들이 키를 쥐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앵커]
그러면 국민의당 의원들 직접 만나 취재를 해봤을 텐데, 결과를 예측할 수 있을까요?

[기자]
공개적으로 찬성 의견을 밝힌 의원들도 있습니다.

앞서 박지원 전 대표와 김명수 후보자의 부산고 동기인 김성식 의원이 SNS에 글을 올려, 찬성표를 공식화했고요.

호남 중진인 정동영, 천정배 의원 등도 의원총회를 통해 동료 의원들을 상대로 찬성표를 던져야 한다고 호소하는 등 예닐곱 명가량이 공개적으로 찬성 의견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대다수 의원은 표결 이후 미칠 후폭풍 등을 우려해서 인지, 취재진에게도 입장 표명을 꺼리고 있는데요.

말 그대로, 오리무중입니다.

[앵커]
그런데 어제 문재인 대통령이 안철수 대표와 방미 전 통화하면서, 협조를 요청한 사실이 공개됐는데, 이게 표심에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기자]
말씀하신 대로, 문 대통령이 전화를 걸어 안철수 대표에게 협조를 요청한 것 이외에도, 어제 국회에선 전병헌 수석 등 청와대 정무수석실 관계자들을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행정관들까지 총동원돼,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등과 함께, 국민의당을 향해 적극적인 구애 작전을 펼쳤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이 어떤 효과를 발휘할지, 결과를 속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안 대표는 여전히 원론적인 이야기만 내놓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오늘 오전에 열렸던 국민의당 의원총회장에 여야의 이목이 집중됐는데요.

현직 의원이 아닌 안철수 대표도 참석하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안 대표는, 앞서 말씀드린 대로 당론 없는 자율투표 원칙을 재확인했습니다. 들어보시죠.

[안철수 / 국민의당 대표 : 우리 당 의원 마흔 분의 현명한 판단을 믿습니다. 사사로운 이해관계를 떠나 오로지 독립적인 사법부를 수호할 수 있는 인물이냐는 단 한 가지의 높은 기준 적용해서 판단해주시길 바랄 뿐입니다.]

물론 안 대표가 사법부 독립을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한 발언을 놓고, '코드 인사'에 대한 문제 제기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지만, 안 대표 측은 확대 해석을 경계했습니다.

[앵커]
만약, 김명수 후보자가 낙마한다면, 정부 여당에는 큰 부담일 수밖에 없겠죠?

[기자]
물론 그렇습니다.

현 양승태 대법원장의 임기가 이제 사흘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김이수 전 헌재소장 후보자에 이어 오늘 김명수 후보자 인준안마저 부결되면, 사법부의 수장과 헌법재판소장 자리가 모두 공석이 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집니다.

또 잇단 인사 실패가 국정 동력 상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집권여당 지도부의 책임론도 불거질 수 있습니다.

이 때문일까요?

오늘 새벽 방미 사흘째를 맞아 뉴욕의 금융 경제인들을 만난 문재인 대통령은 '녹색' 넥타이를 맨 모습이었는데요.

우연일 수도 있겠지만, 오늘 아침 회의에 참석한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의 넥타이 색상도 국민의당의 상징인 녹색 계열이었습니다.

회의 이후엔, 기도하는 마음이란 말도 했는데요. 들어보시죠.

[우원식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야당 의원들의 초당적 협조와 지지를 간절히 호소합니다. 저와 더불어민주당 역시 국민을 위해 앞으로 더 낮은 자세로 야당과 소통하며 정책 협치, 개혁 협치의 길로 나아가겠습니다.]

[앵커]
그런데 국민의당이 키를 쥐고 있는 만큼, 표결 결과에 따라 국민의당에 불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요?

[기자]
어제, 제가 박지원 전 대표와 꽤 긴 시간 대화를 나눴는데요.

박 전 대표는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부결돼도, 가결돼도, 국민의당은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오늘 의원총회에서도 같은 발언을 내놓았습니다. 들어보시죠.

[박지원 / 국민의당 전 대표 : 표결 전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발표해서, 우리의 명확한 입장을 정리했을 때 오히려 우리가 선도정당으로서의 입지를 굳힐 수 있다.]

부결된다면, 여전히 국정 지지율이 고공행진 중인 여권의 지지세력으로부터 당연히 상당한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고, 가결된다고 해도, 이른바 '동성애 논란'으로 인해 기독교계의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김명수 후보자가 청문회 과정에서, 동성애와 관련해 입장을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국민의당 의원들에게는 동성애 논란을 이유로 반대표를 던져야 한다는 '폭탄 문자'가 쏟아지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실제 오늘 국회 주변에는 이와 관련한 시위를 대비해 경찰의 경계도 강화된 상태입니다.

이런 이유로, 박지원 전 대표와 정동영 의원 등은 오늘 의원총회에서 사실상 당론을 정해 투표에 임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의원총회에서 격론이 벌어졌는데요.

본회의 직전 다시 의원총회가 열릴 가능성은 남아있지만,

결국, 국민의당은 당론 없이, 각자 의원들의 판단에 맡긴 채 무기명 투표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오늘 본회의 표결은 오후 2시로, YTN 생중계를 통해 결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국회에서 YTN 이종원[jongwo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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