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종가 "朴 현판, 왕실과 충무공 의미 퇴색"

이순신 종가 "朴 현판, 왕실과 충무공 의미 퇴색"

2017.09.14. 오후 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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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준태 /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강신업 / 변호사

[앵커]
최근 들어서 이전에는 감추어져 있던 의혹이 드러나거나 또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기리는 현충사와 박정희 전 대통령에 얽힌 사연도 그래 보입니다. 보고 오시죠. 충남 아산시에 있는 현충사 가본 분들 있을 겁니다. 그런데 그곳에 현충사라고 적힌 현판은 기억이 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저희가 과거 영상을 준비했는데요. 보면서 얘기해 보겠습니다.

지금 저희가 과거영상 2개를 비교해서 보여드리고 있습니다. 각각 1963년과 1971년의 뉴스 영상입니다. 현충사는 지난 1966년 성역화 작업을 거쳐서 67년도에 다시 문을 열었는데. 이때 본전을 다시 짓고 현판도 박정희 당시 대통령의 친필 현판을 달았습니다. 이전의 본전은 자리를 옮겨서 복원이 됐고요. 숙종이 내린 현판은 그곳에 있는 상황입니다. 교수님, 그런데 지금 상황이 박정희 전 대통령 현판을 내려달라. 이렇게 이순신 종가에서 요구를 하고 있는 상황인 거죠?

[인터뷰]
네, 사실은 박정희 대통령께서는 어떻게 보면 군 출신이잖아요. 무인 출신입니다. 물론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정말 존경을 받고 지금까지 숭상하는데 아마 그런 과정에서 군인들의 역할. 나라를 구한 무인, 장군의 이런 업적과 관련해서 박정희 대통령이 더 많은 다른 역대 대통령보다 관심을 갖고 이런 일을 계속해오셨던 거고요.

또 현판 같은 경우는 시기적으로 사실은 왕이 내려준 현판인데 그 이후의 과정에서 직접 대통령이 쓰신 친필로 바꾸는 상황이 생겼고 또 이런 문제가 지금 옮겨달라고 하는 문제가 불거진 것은 소위 말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런 문제죠. 결국 국민으로부터 존경받지 못한 이런 상황이다 보니까 과거까지 거슬러서 대통령이 직접 쓴 이런 현판에 대해서 아마 유족들이나 또는 그 종가에서 반대적인 생각을 하시는 것 같아요.

그런데 필요하다면 이게 문화재로 관리가 되든 또는 소유나 관리가 조금 다르기는 합니다마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서 만약 종가에서, 문중에서 이 부분을 강력히 아마 항의를 한다라고 한다면 원상태로 회복될 가능성은 저는 있다 이렇게 봅니다.

[앵커]
지금 교수님께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군인 출신이니까 무관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서 신경을 썼던 거다 이렇게 말씀을 해 주셨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게 현충사가 이순신 장군을 기리는 게 아니라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관 같다 이런 지적도 있는 게 사실이지 않습니까?

[인터뷰]
그런 얘기가 있는 거죠. 원래 현충사 성역화 작업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했죠. 그러면서 그 당시 19대 왕인 숙종의 한문 현판 이거를 한글로 바꿨다는 것 아닙니까? 그것은 사실 좀 더 잘해 보겠다고 현충사를 성역화하면서 또 사당을 새로 짓고. 그렇다 하더라도 과거에 있었던 현판을 바꾼 것은 좀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사실 지금 보면. 어쨌든 간에 종부가 말이죠. 여기 종가의 종부가 이걸 바꿔 달라고 강력하게 지금 요구를 하고 있는 것이거든요. 그러면서 이것을 바꾸지 않으면 지금 현충사에 전시되어 있는 난중일기도 철수하겠다. 그것이 뭐냐하면 그 소유가 종가에 있거든요. 그런 얘기까지 하면서 요구를 하고 있어서 아무래도 이번에 바꿔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앵커]
그리고 사실 현충사가 복원이 되는 과정에서 일본식으로 많이 지어진 부분이 있다, 이런 문제제기도 있고 현충사에 심어진 일본 국민나무 금송도 제거해 달라 이런 요구도 같이 한 상황이에요.

[인터뷰]
그 부분은 사실 이번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오래된 목조건물들 보수하는 과정에서 소위 말해서 순수한 우리 국내산 소나무가 아닌 일본산 왜송이라 그러죠. 이런 계통의 목재들이 사용됐다는 민원이 상당히 많이 제기됐습니다. 이번 같은 경우 만약에 이순신 장군 묘역에, 현충사 주변에 조경시설이 만약 일본 소나무로 많이 보수가 됐다면 상당히 뭐랄까, 국민적인 문화재적 관점에서 봤을 때는 수정될 필요가 있지 않나,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그러니까 지금 현충사를 둘러싼 여러 가지 지적이나 논란이 박정희 전 대통령과 관련된 평가도 있고 그리고 일본식으로 복원된 부분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고 이런 것들이 혼재돼 있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아까 변호사님과 간단히 얘기는 해 봤는데 이게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관이냐 이런 지적이 나왔던 게 과거에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이런 얘기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에는 이 발언을 두고 논란이 거세서, 반발이 거세서 결국 사과를 하는 상황이 생겼었어요.

[인터뷰]
그 당시 시대 분위기하고 지금은 바뀐 거죠. 말하자면 그때는 유홍준 문화재청장이 이순신 현충사가 말이죠. 마치 박정희 대통령 그런 기념관처럼 보인다고 하는 비판을 가했던 겁니다. 그런데 지금 보면 맞는 비판 아닙니까? 당시에는 이것이 오히려 이순신 장군을 마치 모독하는 것처럼 그리고 사실이 아닌 것처럼 왜곡하는 것처럼 보여서 사과를 했었다는 겁니다. 그런데 지금 보면 오히려 너무 그렇게 성역화하다 보니까 이것이 이순신의 정신이라든가 이런 것들은 사라지고 박정희만 현충사에 남은 것이 아니냐. 이런 비판을 가했던 것이죠.

[앵커]
이렇게 달라진 분위기 속에 문제가 또 새롭게 제기가 됐는데 현충사의 모습이 달라질지 기다려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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