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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히 정부를 비판해?"...내가 블랙리스트에 오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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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 2017-09-13 11:47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인들에게 불이익을 주기 위해 만들었다는 '블랙리스트'.

박근혜 정부에만 있었던 게 아니었습니다.

국정원 개혁 TF가 공개한 MB 정권의 '블랙리스트'로 문화계의 분노가 뜨겁습니다.

사실 이명박 정부 당시에도 피해를 호소하는 목소리는 있었습니다. 당시 기자회견 모습입니다.

[김미화 / 방송인 (지난 2010년) : 어느 날 KBS에 제가 출연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적어도 물어볼 수 있는 권리 정도는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만약 그날 트위터에 올렸던 저의 개인적인 푸념이 대한민국에서 죄가 된다면 기꺼이 수갑을 차겠습니다. 이 임원회의 결정사항 뒤에 '정말 블랙리스트라는 것이 존재하고 있어 불이익을 당하고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물은 것뿐입니다. '없으면 없다', 말 한마디면 끝날 일이었습니다.]

국정원 적폐청산 TF가 공개한 내용을 보면 김미화 씨를 비롯해 김구라, 김제동 씨 등 방송인과 가수 윤도현, 김장훈, 고 신해철 씨, 소설가 이외수, 조정래 씨 등 82명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이외수 씨도 2012년 당시 박근혜 대통령 후보와 만나서 무엇인가 블랙리스트를 감지했던 발언을 했습니다. 다시 들어볼까요?

[박근혜 / 당시 대선후보 (지난 2012년) : 그 우리 장병들한테 여러 가지 교육도 많이 하시고, 강의도 하신다고?]

[이외수 / 소설가 (지난 2012년) : 네, 관심사병이라고 해서 예전에는 문제 사병이라고 사고…]

[박근혜 / 당시 대선후보 (지난 2012년) : 잘 적응을 못 하는?]

[이외수 / 소설가 (지난 2012년) : 맞습니다. 사실은 몇 년간 했습니다. 저한테 교육받은 사병은 단 한 건도 사고 사례가 없었습니다. 그랬는데 어느 순간에 딱 끊어졌어요. 나중에 알고 봤더니 좀 높은 데서 사상이 '종북 좌빨' 같은 사상을 가지고 있지 않나 하고….]

이외수 씨는 최근 블랙리스트를 확인한 뒤에 한 인터뷰에서 리스트에 오른 이유를 젊은이들을 선동했다고 본 것 같다고 밝혔는데요.

이 사건에 대해 심한 욕을 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황당한 이유로 리스트에 오른 인물이 많습니다.

정부를 자주 비판을 하던 김제동 씨는 국정원 리스트에 오른 후 출연 방송이 돌연 폐지됐고요.

배우 김규리 씨는 2008년 자신의 미니홈피에 MB 정권을 비판하는 글을 쓴 이유로 리스트에 오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김 씨는 이렇게 SNS에 불쾌감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리스트에 오른 몇 개 글자에 꽃다운 30대가 훌쩍 가버렸다며, 10년이란 소중한 시간을 한탄했습니다.

몇 명 더 볼까요? 한류 스타 이준기 씨는 당시 왕의 남자로 인기를 끌던 시절인데요.

2008년 광우병 사태 때 김규리 씨처럼 미니홈피에 '국민을 섬기기는 싫은 거지?'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게 원인으로 보이고요.

방송인 박미선 씨도 한 시사 풍자 방송에서 광우병의 위험을 얘기했고, 이때 김구라 씨가 함께 출연했는데 그래서 둘 다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것으로 보입니다.

배우 유준상 씨는 익명 게시판의 글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 당시 홈페이지 익명 게시판에 "너무너무 화가 납니다. 검찰청 선생님들 보고 계신가요"라는 제목의 글을 남겼는데요.

이 글이 소속사를 통해 유준상 씨의 글로 알려지며 화제를 낳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리스트에 오른 당사자들은 어떤 불이익을 당하는 것일까요?

소설가 조정래 씨는 당시 아무 이유 없이 관련 행사가 취소되던 당시를 오늘 YTN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조정래 / 소설가 (신율의 출발 새아침 오늘) : 이명박 정권부터 박근혜 정부까지 계속해서 수많은 일을 당했는데요. 구체적으로는 제 소설, 대하소설 '아리랑'이 드라마로 시도되다가 여러 번 좌절돼버리는 일을 겪었고요. 그리고 강연 날짜 정해지면 2~3일 전에 특별한 이유도 없이 ‘곤란한 이유 때문에 안 되겠습니다' 하고 취소당하고. (무슨 이유 때문에요?) 특별한 이유를 밝히지 못해요. '어쩔 수 없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그런 막연한 이야기로 강연이 취소당하고. 또 방송국 심지어는 어떤 방송에서는 전부 촬영해가지고 가서 방영 안 해버리고. 그런 일이 비일비재했죠.]

'불가피하다며' 방송, 드라마, 강연까지 취소됐다고 합니다.

조정래 씨는 이 인터뷰에서 정치에 대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습니다.

올바로 하려는 노력에는 비판을 두려워해선 안 된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이야기를 들어보시지요.

[조정래 / 소설가 (신율의 출발 새아침 오늘) : 그런 것은 군사독재정권이었다면 이해가 되는데요. 이제 국민이 직접 뽑은 민간정부입니다.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정부가 뭐가 자신이 없어서 이렇게 비판을 싫어합니까? 정치는 올바로 하는 것이고, 올바로 하다가 노력하다 보면 잘못하는 게 생길 때 비판받아야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 비판이 두려워서 이런 식으로 억압한다면 억압이 되겠냐고요. 참 어리석은 사람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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