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대장' 푸틴, 34분만 늦어 다행?

'지각대장' 푸틴, 34분만 늦어 다행?

2017.09.07. 오후 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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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장소에 상대가 30분 이상 늦게 나온다면 여러분 상상만 해도 짜증 나지 않으세요?

어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그런 행동을 했습니다.

한러 정상회담장에 34분이나 지각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도착할 때까지 문재인 대통령은 물론 우리 외교 당국자들이 모두 하염없이 기다려야만 했는데요.

그런데 청와대는 "어느 정도 예상했다, 34분이면 무척 양호한 편이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푸틴 대통령, 외교가에서 지각대장으로 이미 악명이 높습니다.

2012년에 당시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선 40분 늦었고요, 2016년 아베 일본 총리와 회담엔 무려 3시간 늦었습니다.

독일 메르켈 총리는 이보다 더한 4시간 15분이나 푸틴 대통령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4시간 15분, 메르켈 총리 속으로 정말 화가 나지 않았을까요?

그런데 메르켈 총리는 이전에도 푸틴에게 당한 적이 있었습니다.

2007년 정상회담 때 몸집이 너무나 큰 개를 푸틴이 데리고 왔던 건데요,

두 정상 앞을 어슬렁거리는 개가 우습기도 하면서,

왠지 메르켈 총리의 얼굴이 더욱 경직된 듯도 하죠.

푸틴 대통령은 유독 정상회담에 지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국제 외교 시에 나오는 '지각 본능'은 그만의 외교적 전략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 때마다 힘을 주어 악수를 하는 것처럼 푸틴 대통령은 '지각'으로 기선을 제압한다는 거죠.

푸틴의 잦은 지각을 두고 외교적 결례라는 비판과 함께 의도적인 정치 행동이라는 분석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앞으로도 계속 정상회담에 늦을지, 아니면 우호적인 정상과의 회담에는 제 시간에 나올지 흥미롭게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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