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실미도 공작원...46년 만에 영면

비운의 실미도 공작원...46년 만에 영면

2017.08.23. 오후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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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1968년 북한군 124부대가 청와대 앞까지 침투했던 1·21 사태 이후 창설된 것이 이른바 실미도 북파부대였습니다.

당시 김일성 제거를 목적으로 혹독한 훈련을 받다 탈출해 청와대로 향하던 도중 숨진 실미도 공작원 20명의 유해가 오늘 새롭게 단장한 봉안소에 안치됐습니다.

김주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15년 경기도 벽제의 한 육군 봉안소.

1971년 숨진 실미도 공작원들의 유해 20구가 허름한 컨테이너에 잠들어 있는 모습이 처음으로 카메라에 포착됐습니다.

하지만, 이들 유해는 다시 2년 반이라는 세월이 흐른 뒤 비로소 영면에 들어갔습니다.

국방부가 유가족의 의견을 받아들여 별도의 안치소를 마련하고 46년 만에 합동 봉안식을 연 겁니다.

[심규범 / 실미도 공작원 유족 대표 : 이 자리에 함께 한 그 누구도 원망을 하지 않겠습니다. 세상이 바뀌었습니다. 모두를 용서하겠습니다.]

1968년 북한군의 청와대 기습 침투에 맞서 창설된 실미도 부대에서 31명의 공작원들은 상상을 뛰어넘는 혹독한 북파 훈련을 받았습니다.

이 가운데 7명은 훈련 중에, 20명은 처우에 반발하며 집단행동을 감행했다가 군경과의 대치 도중 숨졌습니다.

경기도 벽제 공동묘지에 가매장 됐던 유해는 2005년 발굴됐지만, 국방부와 유족이 유해 안치 방식을 놓고 이견을 보이면서 지금까지 컨테이너를 벗어나지 못했던 겁니다.

특히, 군사재판을 받고 처형된 4명의 유해는 여전히 오리무중입니다.

[윤정배 / 공군본부 인사참모부장 : 부디 네 분의 고인께서 위대한 관용을 베푸시어 이승에서의 아픔을 접으시고, 하늘나라에서 고이 잠드시기를 진심으로 기도 올립니다.]

군 당국은 남은 4명도 영면에 들 수 있도록 유해 찾기를 계속하고 있다며 이들의 행방에 대한 적극적인 신고를 당부했습니다.

YTN 김주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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