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잘했어요" 박근혜 정부 정책백서 논란

"참 잘했어요" 박근혜 정부 정책백서 논란

2017.08.22. 오후 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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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보수 진영의 원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회고록을 발간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인연과 보수 진영을 향한 쓴소리가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회고록에서 이 전 총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먼저 자신을 찾아와 우리나라 경제난국 상황에 박정희 전 대통령, 자신 아버님처럼 정치에 참여해 국가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고, 이에 이 전 총재는 한나라당 외연을 넓히는 데 박 전 대통령이 좋은 자산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정치에 입문시켰다고 회상했습니다.

그런 박 전 대통령이 진짜 대통령이 될지는 생각지도 못했다면서도, 대통령이 된 뒤 국정운영을 보고 기대를 접었고 일에 대한 책임감과 판단력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평가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탄핵 사태의 주된 책임자는 박 전 대통령 자신이고, 그 다음 책임자가 옛 새누리당이라며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물론 이 전 총재의 이 같은 평가가 보는 이의 시각에 따라서는 찬반 의견이 다를 수 있겠죠.

그런데 최근 나온 '박근혜 정부 정책백서'에서는 이 전 총재의 진단과는 정반대되는 '자화자찬' 평가를 늘어놓아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일단 백서 안에 '탄핵'에 대한 언급 자체가 없습니다.

다만,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예기치 못한 정책 여건 변화로 일부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헌법재판소 결정이기도 한 탄핵이라는 단어를 쓰기 싫었던 것일까요.

세월호 참사 뒤에는 안전관리체계를 혁신했다고 자평합니다.

물론 그렇게 평가할 수도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세월호 구조가 왜 늦어졌는지, 왜 그렇게 대규모 희생이 따랐는지, '진단'이 없습니다.

세월호 7시간 의혹이 많았는데, 당일 대통령 일정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방문' 단 한 줄로 기록됐을 뿐입니다.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한일 위안부 합의와 관련해서도 "획기적 진전이며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있어 가능했다"는 외부 평가를 인용해 기록했습니다.

이 평가, 누가 했을까요?

다름 아닌 일본 아사히 신문 전 주필입니다.

당연히 그런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겠죠?

이에 대한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의 발언, 잠시 들어보시겠습니다.

[우원식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실패한 정부가 국민 혈세를 들여서 상식과 합리적 평가에는 안중에도 없는 낯 뜨거운 자화자찬을 해서 되겠습니까? 뻔뻔한 평가를 하고 있는 것은 국민 속을 다시 후벼 파는 짓입니다.]

이 백서는 한 권 당 500페이지, 총 8권 분량에 예산은 총 5억 원이 들어가 전국 공공기관에 배포됐습니다.

모름지기 역사의 기록으로 남을 백서에는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으로 정권의 막을 내린 데 대한 솔직한 반성이 조금이라도 담겨야 하지 않을까요?

온라인에서는 이렇게 세금 낭비다, 종이 낭비다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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