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진 전 합참의장이 '미담 제조기'라 불리는 이유

이순진 전 합참의장이 '미담 제조기'라 불리는 이유

2017.08.21. 오후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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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합참의장 이·취임식(어제) : 이순진 대장은 훌륭하게 임무를 수행했고 오늘 명예롭게 전역합니다. 조국은 '작은 거인' 이순진 대장이 걸어온 42년 애국의 길을 기억할 것입니다.]

어제 문재인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선 최초로 합참의장 이·취임식에 참석했습니다.

이 자리를 끝으로 이순진 전 합참의장은 군복을 벗었는데요.

문 대통령은 그리 크지 않은 체구지만 다부지게 42년간 나라를 지켜온 '작은 거인' 이순진 전 합참의장의 노고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합참의장 이·취임식(어제) : 자신에겐 엄격하면서 부하들에게선 늘 '순진 형님'으로 불린 부하 사랑 모습은 자식을 군대에 보낸 부모님들이 바라는 참군인의 표상이었습니다.]

'순진 형님'이라고 불렸던 이순진 전 합참의장.

위계 서열이 분명한 군에서 참 낯선 표현이죠.

부하 사랑이 각별했기에 붙은 별명입니다.

사단장 시절엔 추위 속에서 제설 작업을 하는 병사들 몸 좀 녹이라며 뜨끈하게 끓인 차를 직접 가지고 나와 나눠줬고요.

제2작전사령관일 때는 공관에 살면서 공관병에겐 간단한 행정 업무만을 맡기고, 부인이 직접 식사 준비를 하고 가사를 돌보게 했습니다.

그 후임이 하필 얼마 전 '공관병 갑질'로 지탄 받은 박찬주 사령관이었기에 이 전 의장의 모습은 돋보입니다.

1954년생이니 올해로, 만 나이 62세, 인생의 3분의 2를 나라를 지키는 데 바쳤습니다.

42년간 45번 이사를 하고 동생 결혼식도 참석 못 하고 부부 동반 해외여행도 한 번 가보지 못했다고 하지요.

빡빡했을 법한 군인의 삶을 두고 이 전 합참의장은 "분단 상태인 조국을 지키는 대한민국 군인의 숙명인 것 같다"고 했습니다.

2015년 10월 합참의장에 임명된 이순진 전 의장은 군의 주류인 육사 출신이 아닌 육군3사관학교 출신의 첫 합참의장이었습니다.

합참의장 재임 기간에만 북한은 두 차례 핵실험을 했고요.

27회 탄도미사일을 쏘며 도발을 했습니다.

전역 직전까지도 북한의 도발로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런 남편, 아버지를 바라보는 가족들도 마음을 졸였겠지요.

어제 전역식에서 부인에게 감사인사를 전하면서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습니다.

[이순진/ 전 합참의장(어제) : 무엇보다도 힘든 군 생활 동안 제 아내는 제가 군 생활에 집중할 수 없도록 가정사와 자녀 교육에…전념해주었고 독선에 빠지지 않고 부대원을 존중하고 배려하도록 항상 뒤에서 조언해주었습니다. 만일 아내와 결혼하지 않았다면 지금 이 자리에 없었을 겁니다.]

문 대통령은 이런 내외에게 깜짝 선물을 했는데요.

한 번도 가지 못했던 부부 동반 해외여행을 다녀오라며, 딸이 거주하고 있는 캐나다행 비행기 티켓을 전했습니다.

존경하는 대장을 보내는 부하들의 마지막 인사는 그 어느 때보다 우렁찼습니다.

아버지를 따라 군인이 된 아들 이석 대위의 마지막 경례는 뭉클했습니다.

존경을 받는 참군인의 모습으로 이순진 전 합참의장은 군을 명예롭게 떠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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