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출발새아침] 軍 폭발사고, 예나 지금이나 '비밀주의' 궁금증 풀 수 없어

[신율의출발새아침] 軍 폭발사고, 예나 지금이나 '비밀주의' 궁금증 풀 수 없어

2017.08.21. 오전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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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율의출발새아침] 軍 폭발사고, 예나 지금이나 '비밀주의' 궁금증 풀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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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7년 8월 21일 (월요일)
□ 출연자 : 정재영 병영인권연대 대표

-철원 군, 포탄 발사 과정서 폭발했다면 사격 인원 전원 사망했을 것
-추진 장약 발화 내지 폭발 원인 추정
-철원 군 폭발사고, 병사 2명 사망, 5명 부상‧화상 심각
-당국 대처, ‘비밀주의’ 여전, 사고 과정 의혹 증폭
-K-9 자주포, 20년 넘도록 약 2천문 사용, 폭발사고는 처음
-장약 보관 상태‧품질 저하 문제 심각
-수명주기 다한 재고 탄약관리 조심해야

◇ 신율 앵커(이하 신율): 여러분 뉴스에서 다 들으셨겠습니다만 지난 금요일, 철원의 한 육군부대 사격장에서 사격 훈련을 하다가 K-9 자주포가 폭발하면서 2명의 병사가 숨지고 5명이 다치는, 정말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사격 훈련 중에 군 장비가 폭발하는 사고는 사실상 전례가 없는 일이다.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요. 아직 원인조차 밝혀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어쩌다가 이런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게 된 건지, 관련해서 병영인권연대 정재영 대표 연결해서 입장 들어보겠습니다. 정 대표님, 안녕하세요.

◆ 정재영 병영인권연대 대표(이하 정재영): 안녕하세요. 정재영입니다.

◇ 신율: 이런 사고가 발생한 것, 사격 훈련 중에 이런 사고가 발생한 게 처음이에요?

◆ 정재영: 예. 처음이죠.

◇ 신율: 어떻게 된 일이에요?

◆ 정재영: 최근 들어서 북핵 위협이 고조되면서 우리 군 역시 대비 태세가 한층 더 강화되고 있는데요. 그 일환으로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은 사격훈련이 전 전사에 걸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특히 대구경 화포 사격 훈련이 증가했는데, 그게 전면전 초기에 대화력 쪽 담당하는 장비가 K-9이기 때문에 그런 걸로 보입니다. 그래서 이번 사고로 중부전선 모 보병사단에서 발생한 건데, 이 부대에서 보유하고 있는 자주포들이 기동으로 해서 전방 진지를 점령한 후에, 특정 지점을 향해서 집중 사격하는 훈련 간에 발생했는데요. 포탄을 약실에 장전을 하고 그 다음에 추진 장약을 장입한 뒤, 발사하는 과정에서 원인불명의 폭발 혹은 발화로 인해서 장정 두 명이 사망하고 다섯 명이 부상하는 등 사고로 발생하게 된 것입니다.

◇ 신율: ‘원인불명’, 그것을 밝히기가 어려운 모양이죠?

◆ 정재영: 아니요. 그게 지금 조사하는 과정인데, 지금 여러 가지 추정하고 있는 얘기들이 나오는데, 탄두폭발 가능성을 제시하는 쪽이 있는데 그런 것은 아닌 것 같고요.

◇ 신율: 탄두폭발이라는 걸 구체적으로 말씀하시면?

◆ 정재영: 포탄이, 155mm 포탄을 발생하는 포가 K-9 자주포인데, 만약 포탄이 발사하는 과정에서 포방이나 약실에서 폭발이 이루어졌다고 하면, 당시 자주포 안에 사격 인원이 총 7명이 탑승하고 있었단 말이죠. 전원 사망했을 겁니다, 아마. 그리고 주변에 있던 4포, 그리고 옆에 있던 6포, 이 포들까지 피해가 있었을 건데 그렇게 피해가 확산되지는 않았어요. 그런 걸로 봐서 포탄이 폭발한 것은 아니고, 포탄을 추진하는 추진 장약이, 이것이 아마 발화 내지는 폭발된 것이 아닌가. 이렇게 추정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 사고 원인을 조사하는 과정이나 이러한 것들이 일체 공개가 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예전 정권에서 있었던 오해와 불신, 이런 원인들이 그대로 답습되고 있는 거니까 지켜보는 쪽에서는 안타깝죠. 부모들이 얼마나 궁금하겠어요.

◇ 신율: 당연하죠. 그런데 물론 지금 저희가 얘기한 건 어디까지나 추론이지, 이것이 사실로 확인된 것은 아니라는 말씀 다시 한 번 드리고요. 그런데 지금 중요한 건 병사들. 다친 병사들 아닙니까. 물론 사망한 병사도 있고요. 우선 제가 여쭤보고 싶은 게, 부상당한 병사들이 다섯 명이나 되는데 상당히 화상 정도가 심각하다. 이런 보도를 본 것 같은데, 현재 상태가 어떻습니까?

◆ 정재영: 알려진 대로 두 분은, 두 장병은 순직했고요. 부상자가 5명이 남았는데, 5명 모두에서 화상이 있고요. 그 중 일부에서는 가벼운 골절상이 보이고 있어요.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하는데, 문제는 생존자들 중에서 화상과 골절 등이 보이는데, 이 부상 화상은 노출부위에 심한 화상을 입은 상태이기 때문에, 완치 후에도 후유증이나 평소 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근본적인 치료가 매우 중요한 게 화상인데, 그 점을 고려해서 부상 장병 가족들이 군병원보다 전문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민간 전문병원으로 전환을 요청한 거고요. 군은 그 규정에 따라서 수용해서, 지금 민간병원에서 한 명이 전환해있는 상태입니다.

◇ 신율: 언론에서 부상자들의 부상 상태를 군이 축소하려 했다, 이런 보도가 있었나요?

◆ 정재영: 그런 것은 특별하게 부상 당사자들의 증언이나 이런 걸 통해서 확인된 것은 아닌 것 같고요.

◇ 신율: 알겠습니다. 지금 군 당국의 대처는 어느 정도 적절하다고 판단하고 계십니까?

◆ 정재영: 적절하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것이, 예전에 군 사고가 보면 알려지고 하는 과정에 보면, 이게 일정한 패턴이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다수가 부상하거나 사망해서 국민적 관심이 집중될 만한 사고는 즉시 알려지고, 또 그런 사고들은 원인이나 결과를 은폐·왜곡되는 경우가 적어요. 반면에 사격규모하고는 관계없이 군기 위반성 사고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지휘부에 책임이 따를 만한 그런 사고들. 그런 사고들에서 은폐·왜곡되는 경우가 있는데, 지금 사고 전개 과정에서 보면 과거 지난 시절 지휘부에서 보였던 행태들. 비밀주의라고 하죠, 흔히 얘기하는. 그로 인해서 국민들이 궁금해 하시는 부분이 적시에 해소되지 못하고 하는. 그럼으로써 그 과정에서 의혹과 의문이 증폭되는, 그런 비효율적인 과정이 지금 또 역시 반복되고 있다. 참 안타까운 거죠.

◇ 신율: 그러면 지금 이런 일을 예방하는 것도 못지않게 중요한 것 아니겠어요. 그럼 이런 걸 예방하려면 어떤 부분이 개선돼야 한다고 보세요?

◆ 정재영: 이번 사고가 난 자주포가 굉장히 성능이 우수해서 서방세계에서 사용하고 있는 대구경 화포 중에서는 최정상급에 속해있는 장비거든요. 이게 유럽 쪽에서 수출이 많이 되고 있고, 인도 같은 경우 지금 중국하고 국토 문제 하고 있는데, 이미 우리 자주포를 100대 이상 수입하는 걸로 결정이 돼있고요. 아주 우수한 장비인데, 일각에서는 이게 최근 5년 간 1500대 넘는 고장을 일으켰다. 이런 보도가 있어서 걱정들 하고 있는데, 실은 K-9이 1천 문 이상이 실전 배치돼서 운영되고 있는 화포입니다. 같은 게 K-55까지 합치면 무려 2천 문이 넘는 장비가 20년이 넘게 운영되고 있는데 그 기간 동안 수십만 발의 사격활동을 하면서 단 1회 이번과 같은 사고가 난 거예요. 장비 안전성이나 이런 것에 대해선 크게 걱정할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제가 걱정하고 있는 부분은 다른 부분입니다. 뭐냐면 탄약의 관리 문제인데요. 대구경 화포의 경우에는 신관이 분리돼서 보관되기 때문에 보관 과정에서 큰 사고가 날 가능성은 적어요. 다만 추진 장약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장약의 보관 상태는 상태에 따라서 굉장히 수명 주기라든지 품질 저하의 문제가 심각하게 발생할 여지가 큽니다, 이것은. 그런 특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군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고요. 또 한 가지는, 이건 다른 얘긴데, 예전에 우리가 10년쯤 전에 주한미군이 한국전 발발 시에 사용하려고 보관 중이던 WRSA라는 전시비축탄이 있습니다. 이게 수명이 다해서 폐기하려던 것을 우리 군이 거액을 지불하고 인수한 사례가 있었는데요. 당시 그 양이 엄청나서 어떤 탄종의 경우에는 우리 군이 자체 보유하고 있던 전시비축탄약보다도 양이 많았던 것도 있었어요. 그런데 이번 사고를 일으킨 자주포에 사용된 탄약이 당시 수명주기가 다했던 미군 탄약 매입한 것은 혹시 아닐지라도, 우리가 국방비도 많이 사용하고 있고 기술도 좋아진 만큼 수명주기가 다한 재고 탄약의 관리나 사용에 있어서 조심할 필요가 있다.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 신율: 오늘 말씀 아주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정재영: 예, 감사합니다.

◇ 신율: 지금까지 병영인권연대 정재영 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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