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출발새아침] 양계장 절반이 친환경? 정부, 관리 없이 인증 남발

[신율의출발새아침] 양계장 절반이 친환경? 정부, 관리 없이 인증 남발

2017.08.17. 오전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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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율의출발새아침] 양계장 절반이 친환경? 정부, 관리 없이 인증 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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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7년 8월 17일 (목요일)
□ 출연자 :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

-달걀서 검출된 피프로닐‧비펜트린, 바퀴벌레 제거‧동물에 기생하는 벼룩 등 퇴치 목적 살충제
-피프로닐, 독성 비교적 약하나 사용 허가 안된 살충제
-살충제 검출 달걀, 몸무게 60kg 성인, 6~7개 정도 먹어도 괜찮은 정도
-과도한 섭취 시 매스꺼움, 구토, 어지러움 등 유발
-발암물질이란 표현은 부적절
-비펜트린, 허용기준 있으나 일부 달걀, 허용 기준 넘어 문제
-문제된 양계장 6곳 5곳 친환경 인증
-친환경 인증 양계장, 항생제‧살충제‧동물의약품 사용하면 안돼
-친환경 양계장, 달걀 40~50% 비싸게 팔 수 있도록 허가
-전국 1700여 양계장의 절반가량 친환경, 정부 남발
-농림식품부 살충제 관리, 친환경 양계장 관리 무너진 것
-식약처 농약 잔류 허용기준 관리제도 무너져
-달걀에 살충제 성분 잔류, 닭고기에도 잔류 가능성 있단 것
-육계 문제 발견되더라도 건강 해할 수준 아닐 것

◇ 신율 앵커(이하 신율): 우리 식탁에서는 없어서 안 될 계란, 이 계란에서 개나 고양이의 진드기를 잡는 데 쓰이는 살충제가 검출되면서 가정의 식탁뿐 아니라 학교 급식에도 비상이 걸렸는데요. 최근 유럽에서도 논란이 된 바 있는 이 물질, 국내 계란에서 이번에 처음으로 검출된 거라고 하는데, 정부에서는 지금 살충제 계란에 대한 전수조사를 오늘까지 마치기로 한 상태인데요. 이 와중에 어제 살충제 계란 농장이 추가 확인되면서 사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계란에서 검출된 이 물질이 정확히 무엇이고 어느 정도 위험한지, 관련해서 서강대학교 화학과 이덕환 교수, 연결해서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이덕환 교수님, 안녕하세요.

◆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이하 이덕환): 예, 안녕하세요.

◇ 신율: 이번에 검출된 살충제 성분이 두 가지라고 하는데, 뭐뭐죠?

◆ 이덕환: 우선 유럽에서 문제가 됐던 ‘피프로닐’이라고 하는 물질하고요. 우리 정부가 조사를 하다가 밝혀낸 ‘비펜트린’이라는 물질 두 종류가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둘 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바퀴벌레 제거제나 또는 애완용 동물에 기생하는 벼룩이나 진드기나 이를 퇴치하는 목적으로 쓰는 살충제입니다.

◇ 신율: 살충제인데 유럽에서 검출한 것과 똑같다고 말씀하셨죠?

◆ 이덕환: 예, 피프로닐이라고 하는.

◇ 신율: 그렇다면 유럽에서도 살충제를 닭한테 뿌렸다는 얘긴가요?

◆ 이덕환: 그렇죠. 피프로닐은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살충제입니다. 효과가 꽤 괜찮고 독성이 비교적 약한 것인데, 이게 1993년에 개발이 됐어요. 상대적으로 비펜트린 같은 것은 천연물을 흉내내서 만든 살충제고 굉장히 오래 전부터 사용돼왔던 것입니다. 그래서 비교적 낯선 살충제이기 때문에 식용으로 사용하는 가축에는 아직 사용을 허가하지 않은, 그런 상태의 살충제인데 일부 양계장에서 이것을 닭에 기생하는 벼룩이나 진드기를 퇴치하기 위해서 사용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 신율: 사용 허가가 안 된 것을 사용했다?

◆ 이덕환: 그렇죠. 금지됐다기보다는, 사용이 허가되지 않았다는 표현이 더 정확합니다.

◇ 신율: 그럼 유럽도 마찬가지인가요?

◆ 이덕환: 마찬가지입니다.

◇ 신율: 그렇군요. 그러면 사용 허가가 아직 안 됐다면 실제로 허용 기준치도 제대로 설정이 안 돼있겠네요?

◆ 이덕환: 그렇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사용이 허가되지 않았기 때문에 기준치라는 게 존재하질 않고요. 그러나 이게 사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코덱스(Codex)라는 국제기구가 있습니다. 식품 안전을 책임지는 기구인데, 거기서는 만약을 위해서 알려진 독성 자료를 가지고 잔류허용기준을 설정해놨습니다. 0.02PPM이라고 설정을 해놨고, 1일 섭취 허용량, TD라고 하는데 하루에 0.0002mg, 몸무게 1kg 당 0.0002mg은 먹어도 괜찮을 것 같다는 기준을 설정해놨습니다, 국제적으로. 참고로 비펜트린이라는 살충제는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굉장히 많은 나라에서 가축용 살충제로도 허용돼있고요. 이 경우, 우리나라의 경우 잔류 허용 기준은 피프로닐보다 더 낮은 0.01PPM입니다. 그러니까 피프로닐은 코덱스의 분석에 의하면 독성 면에서는 비펜트린보다는 조금 덜 독한 물질인데, 아직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라든가 이런 게 충분히 알려져 있지 않고,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은 제조사가 이것을 가축용 살충제로 판매하고 싶어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허가 신청을 안 하는 거죠.

◇ 신율: 그래요? 그럼 보통 이건 어디 있어요?

◆ 이덕환: 보통 가축이 아니고 애완동물이나 우리나라에서도 가정에서 바퀴벌레 퇴치용으로 많이 쓰고 있습니다.

◇ 신율: 가축과 애완동물이 다르죠. 용도가 다르니까. 1kg 당 0.0002mg.

◆ 이덕환: 숫자는 굉장히 복잡한데요. 지금 우리나라에서 검출된 달걀의 오염도 정도로 보면 하루에 성인의 경우, 몸무게 60kg 성인의 경우, 6~7개 정도는 먹어도 괜찮다는 정도입니다.

◇ 신율: 지금 우리나라에서 검출된 양을 기준으로 본다면 성인이 계란을 6~7개를 먹어도 된다. 6~7개는 보디빌딩 하시는 분 아니면 그렇게 6~7개씩 일이, 우리 AD 분이 6~7개를 먹는다고 하는데 60kg는 더 나가 보여요.

◆ 이덕환: 그렇죠. 그리고 6~7개를 먹으면 반드시 문제가 생긴다는 게 아니라 그 이상을 먹으면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하는데, 그 때 문제가 매스꺼움, 구토, 어지러움, 이런 정도입니다. 일부 언론에서 발암물질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발암성은 하루이틀 먹어가지고는 암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고요. 암은 만성질환입니다. 비펜트린의 경우, 동물에서 암이 생길 수도 있는 것 같다는 정도로 추정되는 물질이고, 발암물질이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 신율: 그렇군요. 그러니까 비펜트린이나, 피프로닐 이 두 가지가 검출이 됐지만 심각한 우려를 할 정도의 양은 아니라고 이해해도 되겠군요.

◆ 이덕환: 그렇습니다. 그리고 현재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문제에는 세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첫째 피프로닐이라고 하는 살충제의 경우에는, 우리가 제도적으로 가축이나 가금류에 사용하도록 허가가 안 됐습니다. 허가가 안 된 살충제를 사용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죠. 위험해서 문제가 아니라 법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가 됩니다. 그래서 이 피프로닐이 검출된 달걀은 아깝지만 폐기하는 게 마땅합니다. 집안에서도 만약 구입해두신 게 있다면 폐기하시는 게 마땅합니다. 법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그리고 또 하나는, 비펜트린의 경우에는 허용 기준이 정해져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 달걀이 허용 기준을 넘은 경우가 있어요. 그것은 또 역시 제도적 입장에서 폐기하는 게 마땅합니다. 그 다음 세 번째 문제는, 지금 여섯 곳에 문제가 발생했는데, 여섯 곳의 양계장에서, 그 중 다섯 곳이 친환경 인증을 받은 곳입니다. 친환경 인증은 원래 항생제도 사용해서는 안 되고 다른 동물약품을 사용하면 안 되는 곳입니다. 인증 조건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이 양계장에서 나온 달걀도 위험해서가 아니라 법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폐기하는 게 마땅합니다.

◇ 신율: 친환경 인증이라는 것, 이게 무엇으로 친환경인지?

◆ 이덕환: 친환경 인증제도는 정부가 좋은 취지로 시작한 건데요. 다 알려져 있다시피 일반적인 산란기 양계장은 밀집 사육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친환경 양계장은 밀집사육을 하지 않고 닭을 방사를 하고, 좀 더 넓은 공간에서 키우고, 살충제나 동물 의약품을 쓰지 않고, 제일 중요한 것은 닭들이 전염병에 많이 걸려요. 그러니까 그 전염병 예방약을 쓰지 않는 그런 양계장들을 정부가 친환경 양계장으로 지정을 해주고, 인증을 해주고, 그 양계장에서 출하되는 달걀은 40~50% 정도 더 비싸게 팔 수 있도록 해준 겁니다. 그러니까 그 조건을 지키지 않은 거죠.

◇ 신율: 친환경 인증을 정부에서 하는 게 아니라 사설기관에서 해주는 거라고 하더라고요.

◆ 이덕환: 정부가 사설기관에다가 위탁을 해줘가지고 지금 전국 1700여 곳의 양계장이 있는데 그 중 절반 정도가 친환경이라고 알려져 있어요. 그러니까 정부가 남발을 한 거죠. 제대로 관리는 안 하고 남발을 한 겁니다.

◇ 신율: 그러니까 정부가 이걸 직접 하든지 아니면 친환경 인증을 취소하든지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 이덕환: 제대로 해야죠. 그래서 정말 소비자들이 40%나 비싼 값을 치르고 사드셨을 적에 신뢰할 수 있도록 해주셨어야 하는데 그 부분이 깨진 겁니다. 그래서 지금 달걀 사태는 국민 건강에 직접적으로 위협이 된다기보다는, 살충제를 비롯한 동물 약품의 관리가 농림식품부 소관인데, 이 부분이 엉망이 됐고, 농림식품부의 친환경 양계장 관리가 엉망이고, 출하가 돼서 슈퍼 같은 데에 식품상을 통해서 달걀이 유통되는 과정에서는 잔류 농약 기준이라는 게 있습니다. 농약 잔류 기준이 있는데, 그것의 관리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하도록 돼있습니다. 그러니까 농림식품부의 살충제 관리, 친환경 양계장 관리가 무너졌고, 식약처의 농약 잔류 허용 기준을 지키는, 관리하는 제도가 무너진 겁니다.

◇ 신율: 교수님, 살충제 말예요. 이 잡느라 썼다는 것 아닙니까. 닭고기는 괜찮아요, 그러면?

◆ 이덕환: 닭고기도 정부가 좀 더 적극적이었으면 좋겠어요. 정부의 발표는 이런 겁니다. 지금 양계산업이 두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달걀을 생산하는 산란계 농장하고 닭고기를 생산하는 육계 농장으로 분리가 돼있는데, 육계 농장은 보통 한 달 내지 두 달 정도 키워서 시장에 내놓습니다.

◇ 신율: 한 달에서 두 달이요? 병아리를?

◆ 이덕환: 예. 병아리를 그 정도 키우면 튀김용으로 나가고 삼계탕용으로 나갑니다. 달걀을 낳는 산란계는 보통 1년~1년 반, 길게는 2년 정도 키우고 잡아먹습니다. 그런데 정부의 발표는 이런 겁니다. 육계는 사육기간이 짧기 때문에 이걸 안 쓴다. 그런데 납득이 잘 안되지 않습니까?

◇ 신율: 이가 어린 닭은 안 가고 큰 닭만 가는 건 아니잖아요.

◆ 이덕환: 그렇죠. 그러니까 이것도 조사를 해줘야 합니다.

◇ 신율: 만일 이가 어린 닭한테 안 간다면 그것은 굉장히 양심적인 이죠. 아기는 아직 어리니까 내가 여기에 붙으면 안 되겠구나.

◆ 이덕환: 물론 정부 발표는, 육계 농장은 산란계 농장과 같은 정도의 밀집 사육을 하지 않습니다. 사육 환경이 산란계 농장보다는 조금 낫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지금 친환경 양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보면 육계 농장도 사실 안심할 순 없죠.

◇ 신율: 교수님, 제가 궁금한 게, 만일 말예요. 가정이지만, 살충제를 썼다고 했을 때 고기에 살충제 성분이 남아있을 가능성은 있는 거죠?

◆ 이덕환: 달걀에 살충제 성분이 남아있다는 얘기는 닭의 몸속에 들어있었다는 얘기고, 그러니까 양계장에서 살충제를 살포했으면 닭이 양계장 안에 있는 상태에서 살포했다는 뜻입니다. 그런 경우 닭고기에도 잔류할 가능성이 있는데, 역시 이 경우에도 문제가 되고 있는 피프로닐이나 비펜트린은 맹독성 살충제는 아녜요. 지금 유럽의 경우는 너무 많이 뿌려서, 우리 기준치의 60배를 넘은 게 검출됐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유럽은 엄청나게 오염이 된 상태고요. 우리나라에는 아직 피프로닐은 6군데 중에서 두 군데만 피프로닐을 쓴 걸로 알려져 있어요. 그러니까 아직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다행스럽죠.

◇ 신율: 그리고 그 정도도 유럽보다 약하고요.

◆ 이덕환: 그렇죠. 그리고 비펜트린은 일부 농장에서 조금 과다하게 사용한 게 문제입니다. 그러니까 육계에서도 문제가 발견될 수는 있지만,

◇ 신율: 심각하진 않다.

◆ 이덕환: 건강을 걱정해야 할 수준은 아닐 거라고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신율: 잘 알겠습니다. 교수님, 오늘 아주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덕환: 감사합니다.

◇ 신율: 지금까지 서강대학교 화학과 이덕환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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